▲ 유승주 목사 /주님의교회

대한민국에 찾아온 베타 코로나 바이러스의 변종인 메르스(MERS, 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는 우리 사회에 큰 영향을 끼쳤다.중증급성호흡기질환이라는 명칭부터가 불안을 야기했고이에 대한 보도는 더욱 큰 불안을 조장했으며이 질환에 잘 대처하지 못한 정부는 불안을 막을 능력조차 없는 정부로 평가 받기에 이르렀다이런 상황 아래에서 교회는 어떤 모습을 보이고 대처했는지 돌아보면서 우리 자신을 점검해 보고자 한다.

다양한 교파가 모이는 연합 모임에서 메르스에 대한 목사들의 인식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연합체육대회를 준비하는데 메르스에 대한 인식은 전혀 없어 보였다어떤 목사님은 메르스는 국무총리를 만들려고 화제를 전환시키는 용도라고 이야기하고 더 나아가서 국무총리 후보인 분이 차기대통령 못되게 하려는 음모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메르스는 목사들의 관심 밖에 있는 것이 뚜렷해 보였다심지어 체육대회를 준비하면서 체육관을 빌려 연습하자고 제안했다대부분이 좋다고 하였기에 한 분이 체육관을 빌릴 수 있는지 문의하니 메르스 때문에 체육관을 개방하지 않는다는 대답이 돌아왔다모두가 머쓱해지는 순간이었다결국 야외 체육시설을 이용해서 연습하자는 안으로 결정되었다.

메르스가 전 국민을 불안하게 했을 뿐 아니라 경제에도 심각한 타격을 가져왔고병원을 이용하는 것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가져왔을 뿐 아니라 모임과 문화 현상에도 영향을 미쳤다그러나 교회와 목사들에게는 별로 영향이 없는 듯하다과잉대응하고 불안을 조성하는 것은 분명 문제이지만 무감각하고 대응조차 하지 않는 것은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메르스로 야기된 대응과 대책의 문제점을 짚어보면서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경고를 볼 수 있기를 바란다.

먼저메르스라는 질병은 백신도 없고 치료제도 없다물론 자본을 투자하고 연구하면 만들 수는 있을 것이다또한 종합적인 치료제는 없어도 증상에 대한 치료제는 있다고 한다그러나 이런 질병은 언제든지 다시 발생할 수 있다앞으로 우리를 두렵게 할 수 있는 질병들은 얼마든지 나타날 것이다그런 질병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보호하심이 필요하다.

둘째메르스에 대한 대처의 문제점이다처음부터 긴장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았기에 그 확산을 막을 수 없었다결국 호미로 막을 수 있는 것을 가래로 막아도 안 되는 상황이 온 것이다교회가 죄에 대해 대처하는 자세도 비슷하게 생각된다처음부터 치리회에서 철저하게 해결해야 될 것을 여러 가지 사정을 봐주고 눈치보다 더 이상 막을 수 없는 상황이 오게 되는 경우가 많다지금이라도 교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죄악에 대해 철저하게 대처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셋째메르스의 불안에 대한 지도자의 공감 능력이다메르스 사태로 평가하는 우리나라 최고지도자에 대한 불만은 공감 능력의 부재다동정(sympathy)은 할 줄 아는데 공감(empathy)은 안 된다는 말은 교회의 지도자도 귀담아 들어야 할 말이다교회의 지도자인 목사와 장로는 성도들의 불안을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하나님이 지켜주시니까 우리는 안전하다.’, ‘믿음으로 하면 된다.’는 무대포식의 방법은 전혀 공감을 일으키지 못한다권위는 공감에서 나온다정치지도자들에 대한 평가와 기대를 교회의 지도자들은 예의 주시하며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넷째병원이 메르스 감염과 진원지가 되었다는 사실을 눈여겨보아야 한다병을 고치고 치료하는 기관인 병원이 메르스 확산의 근거지가 되었다는 사실은 영적 병원인 교회에 주시는 하나님의 경고다교회는 죄를 치료하고 성도를 회복하게 하는 곳인데 오히려 죄를 퍼뜨리고 전염시키는 곳이 되고 있지는 않은지 깊이 반성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국민들의 의식수준이다자가격리자가 다른 지역으로 골프 치러 가고제주도 여행을 다녀오고심지어 울릉도에 관광 갔다가 신고 되어 돌아오는 국민의식은 너무 부끄러웠다이런 상황은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전반적인 문제다서로를 배려하지 않는 무한이기주의가 팽배한 한국사회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그런데 이것이 오늘날의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문제 아닌가신앙의 무한이기주의배려심 없는 신앙생활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하는 모습은 교회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메르스는 하나님이 교회에 주시는 경고다이사야서를 보면 유다와 예루살렘 백성들을 향한 경고로 주신 사건이 나온다. ‘앗수르가 이스라엘을 치는 것이 무엇 때문인지 재빨리 깨닫고 유다와 예루살렘 백성들이 회개했더라면 바벨론에 무너지지 않았을 텐데......’ 교회도 메르스의 경고를 빨리 깨닫고 회개하자회개의 기회를 놓치면 더 큰 위기가 찾아올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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