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변함없는 부르심이라는 주제로 남서울교회 설립 40주년 기념 세미나가 서초구 반포로에 위치한 남서울교회 본당에서 6월 22일 29일 양일 동안 열렸다. 29일에 있었던 최형근 교수와 김철수 선교사의 발제를 취재했다.  

▲ 최형근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지배문화와의 타협으로 인한 복음과의 단절

최형근 교수(서울신대 선교학)는 선교적 교회의 본질과 사명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한국교회의 위기상황을 다음과 같이 진단했다레슬리 뉴비긴(Lesslie Newbigin)은 1974년 37년간 인도에서의 선교사역을 마치고 영국으로 돌아가 영국교회의 모습을 보고 과연 서구는 회심될 수 있는가?”(Can the West be Converted?)라는 예언자적 성찰을 담은 질문을 던졌다한국교회 또한 작금의 위기상황을 직시하며 한국교회는 회심의 자리로 나아갈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는 지점에 와 있다.

교회가 안고 있는 모든 위기의 근저에는 성경적 세계관과 배치되는 지배문화와의 타협으로 인한 복음과의 단절이 있다. “복음과의 단절은 복음을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교회의 사역과 선교적 실천이 지배문화의 핵심적인 세계관에 따라 형성되고 결국에는 우상숭배즉 다양한 혼합주의의 형태로의 귀결을 의미한다오늘날 한국교회에서 하나님예수님성령에 대한 이야기는 넘쳐나지만 교인들 뿐 아니라 목회자들의 실제적인 삶에서 그 의미는 전혀 기독교적이지 않은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수많은 신자들이 가정과 일터와 교회에서 살아가지만그들의 모습은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제자의 모습과는 너무 동떨어져 있다기독교의 예수 따름즉 제자도의 실천은 진정한 공동체를 통해 구현될 수 있다는 것이 신약성경의 핵심인데제자도와 공동체의 결핍은 오늘날 한국교회의 아픔으로 다가온다.

교회의 교회됨은 어디에 근거하는가교회는 그 본질상 선교적이라는 논리를 입증하기 위해서 복음으로 돌아가야 한다복음으로 돌아간 교회는 십자가에 달리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다시 발견하게 되며 그 분의 지상대위임령을 수행하는 제자도의 의미를 깨닫게 되며 복음을 삶의 전 영역에서 실천하는 능력을 얻게 된다교회는 삼위일체 하나님에 의해 부름을 받고 세상으로 보냄을 받은 존재이다.

기독교 역사를 통해 한국교회만큼 급속하게 성장하고 선교에 있어서도 놀라운 성과를 거둔 나라가 없을 것이다그러나 현재 교회의 상태를 진단해 보면교회가 지나치게 지배문화와 타협하고 있음을 직시하게 된다이런 교회의 실상에 대해 실망하고 교회를 떠나 유랑하는 가나안 성도에 대한 종교사회학적 연구물들이 나오고 있는 이 때그들을 포용할 수 있는 진정한 기독교 공동체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황제를 비판하는 하는 일은 어리석음의 극치를 이루는 바보들과 어릿광대의 모습을 통해 표현되었다즉 구약의 예언자 전통에서 기존의 지배문화에 근거한 왕권의 부패성을 신랄하게 질타하는 예언자의 소리를 월터 브루그만(Walter Brueggemann)은 오늘날 거룩성을 상실하고 자본주의 소비문화에 순응하며 타협하는 교회를 향해 외치고 있다그는 현대 교회에 절실하게 필요한 예언자의 모습은 지배문화의 의식과 인식에 맞설 수 있는 대안 의식과 인식을 끌어내고 키우고 발전시키는 예언자적 목회에 투신한 인물로 그리고 있다그리고 그러한 예언자적 대안 의식을 예언자적 상상력이라고 말한다.

물론 한국교회가 복음의 진정성을 완전히 상실한 것은 아니다기존교회의 주변부에서 일어나는 소규모 갱신운동들과 한국교회의 해외선교운동은 희망의 줄을 놓지 않게 한다이제 한국교회는 주변부에서 일어나는 갱신과 개혁운동과 선교운동에서 변혁을 기대해야 할 것이다이러한 의미에서 비록 선교적 교회가 서구교회의 자기반성에서 비롯되었다 할지라도서구교회가 경험한 전철을 되풀이 하고 있는 한국교회는 선교적 교회론을 통해 앞에 놓인 장애물들을 극복해 나갈 단초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김철수선교사가 발표하고 있다.

아프리카 교회의 무궁무진한 선교적 잠재력

김철수 교수(나이로비 복음주이 신학대학원)는 독립 이후의 아프리카 기독교와 선교적과제라는 제목의 발제를 통해 아프리카 선교를 위해 아프리카 교회에서 배우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우리는 지난 세기에 아프리카만큼 기독교가 폭발적으로 성장한 대륙이 없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미국 에모리(Emory) 대학 내 아프리카 연구소의 제후 한실레스(Jehu Hanciles) 교회사 교수는 특별히 가장 왕성한 교회 성장이 이루어진 시기가 서구 선교의 전성기와 서구의 식민통치가 끝난 이후라고 강조한다. 1900년도에 아프리카 전체 인구의 9.4%로 천만이 채 안되던 기독교인 인구는 2000년도에는 3억 6천만에 육박함으로써 전대륙인구의 40%를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역사학자들의 의견들을 종합해 보면 아프리카가 서구 선교사들에 의해서만 복음화 되고 선교가 수행되었다고 하는 생각은 부정확한 이해임을 알 수 있다식민통치 이전부터 복음은 전파되고 있었고성경은 현지 부족어들로 이미 번역되고 있었다서양 선교사들뿐만 아니라 이러한 아프리카 현지인들의 수고로 인하여 기독교는 아프리카 땅에서 예상 외의 빠른 속도로 버섯처럼 피어나기 시작한 것이다그야말로 골로새서 1:6에서 바울이 말한 것처럼 이 복음이 ... 너희 중에서와 같이 또한 온 천하에서도 열매를 맺어 자라는” 것이었다.

아프리카의 기독교를 한마디로 일반화하여 기술하는 것을 불가능한 일이다그 역사적 길이와 지리적 넓이와 문화적 깊이로 인하여 이러한 작업은 너무도 조심스러운 일이다하지만 교회사 가운데서 아프리카 교회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긍정적이며 건설적 특징들을 찾아보는 것은 가능하다여기에서는 이 후자를 간단히 다루어 보고자 한다.

첫째로아프리카 교회의 부흥은 서양 선교사들의 영향이 있었지만 부흥운동의 주체는 아프리카 인들이었다아프리카의 자생적인 전도 및 선교의 열정은 아프리카 교회의 건설적인 특징이다.

둘째로복음을 받아들이는 데에 있어서 아프리카의 원초적 세계관이 종교적 모판으로 작용했다아프리카의 원초적 세계관이 작용했기에 복음은 아프리카인들의 가슴에 닿을 수 있었다서구에서 기독교가 그 사회 역사적 배경을 인하여 좀 더 실증주의적이며 현대주의적인 세계관에서 그 모판을 찾는 것과는 달리아프리카의 기독교는 영적 측면을 중시하는 아프리카의 원초적 세계관이 그 기본 사고의 틀이 된다따라서 서구인들에게 중요한 사회경제적 내지는 정치적시각이 아닌종교적이며 영적인 관점이 아프리카의 기독교를 조성해 나가는 기본 틀이 되는 것이다.

지난 한 세기 아프리카 교회의 역사를 깊이 들여다보면예수께 충성함으로써 전통적으로 믿어 왔던 영적인 세력들과 결별하고 오히려 고난과 고통의 환경 속에서도 오직 예수만 의지한 수많은 아프리카 기독교인들을 찾아볼 수 있다참으로 처참한 상황 속에서도 신앙을 지킨 수많은 아프리카 기독교인들을 찾아 볼 수 있다서구의 선교 단체나 연구기관의 통계에 집계되지는 않았지만 오직 주님만이 아시는 익명의 수많은 전도자들과 선교사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 남서울교회 설립 40주년 기념 세미나가 열리고 있다.

필자는 아프리카에서 오랜 기간 사역하며 연구하면서 하나님께서 일해 오신 놀라운 흔적들을 많이 보았다그러기에 아프리카 교회 속에 무궁무진한 선교적 잠재력 또한 보고 있다비록 경제적으로 가난하고 사회적으로 열악한 현장이지만 아프리카 교회는 그 존재 자체가 선교적일 수밖에 없는 위치에 있다이제 외부에서 온 선교사들은 겸손하게 복음의 동역자로서 이 선교적 잠재력을 아프리카 교회들이 스스로도 볼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어야 한다그리하여 아프리카 교회가 계속해서 아프리카뿐만 아니라 세계 교회에 선교적 기여를 하도록 동역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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