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아. 2007년 한국정치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여인이자 여전히 엄청난 폭발력을 가진 이름이다. 집권 여당 출신 총리와 장관들과 야당출신 경기도 지사가 나서서 벌이는 대통령 후보 경선을 신문 한 귀퉁이로 몰아넣어버려 연말 대통령 선거는 하나마나하게 되어버린(?) 역사적 인물로 우뚝 섰다.

후일 보수정권이 들어서기라도 한다면, 정권교체 공헌도 1위에 오르기에 충분한 자격을 갖춘 사람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판이다. 여기에 기획예산처 차관, 장관을 지내고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변양균. 스스로의 말이긴 하지만 정말 ‘반듯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인물이 가세하면서 이 땅의 역사는 순식간에 어지럽게 돌아가고 있다. 뭐라고 표현할 길이 없다.

홀로 살아온 신정아야 그렇다 치더라도 변양균은 자신과 가족, 대통령을 파멸로 이끌 수 있는 일을 그렇게 생각없이 하고 다녔다는 말인가. 나이 육십을 바라보는 그의 입장을 생각하노라면 죽기보다 더할 상황이라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가짜 학위 사건이 한 대학의 무질서나 부도덕으로 끝나는가 했더니, 어느 날 갑자기 권력형 비리로 옮겨가다 느닷없이 치정에 얽힌 부정부패 사건으로, 그러다 정치권이 뛰어들면서 ‘깃털’과 ‘몸통’ 논쟁으로 확산되고 있다. 동국대학교, 청와대, 불자회, 기획예산처, 교육부, 조계종 승려, 조계종단 파벌싸움, 미술계, 이메일, 누드 사진, 파산자의 5억짜리 증권계좌.....

한 번 붙은 불은 대통령 선거의 계절을 타고 맹렬하게 타오를 수밖에 없어 쉽게 꺼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5년간 기자회견 하는 모습을 한 번도 드러낸 적이 없는 대통령 영부인이 기자들 앞에 나서고 청와대를 구렁텅이로 몰아넣은 장본인인 변양균의 부인을 청와대로 불러들이는 등 갑자기 청와대가 바쁘게 움직이자 의혹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정말 무슨 일이 벌어졌고 지금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신정아는 과연 어떤 인물인가? 그녀 덕분에 ‘공상허언증’ 환자라는 금시초문의 병명도 듣게 되는데, 그녀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어떤 이는 그녀를 현대판 논개라고 부른다.

“일개 기생의 몸으로 감히 언론도 함부로 못했던 대한민국 대통령인데 연악한 여자의 언행에 노무현 대통령이 힘들다고 했다. 윤석화,김옥랑,장미희,이창하,주영훈 등등 유명인들이 온통 포털사이트에 프로필 수정하느라 정신이 없다. 분명한것은 우리 참여정부 마지막 시기에 학력거품을 걷어준 좋은 사건이었으며 필요했다. 다시한번 자숙하고 돌아보자. 껍데기는 껍데기일 뿐이다. 하지만 과연 상류층에서 그 껍데기 다시 버릴 수 있을 것인가? 그 껍데기를 안고 뛰어내린 신정아는 현대판 논개일 수 밖에 없지 않는가?”

어떤 사람은 신정아를 논개라고 불렀다고 화를 내기도 하지만 신정아를 논개에 비유하는 논리를 그냥 무시할 수는 있는 것은 아닌성 싶다.

논개는 임진왜란 당시 일본군 장수들이 진주 촉석루에서 연회를 벌이고 있는 틈을 타 기생으로서 적장을 끌어안고 남강에 떨어져 함께 죽은 여인으로 유명하다. 논개가 단순한 기생이 아니라 본래 전북 장수에서 태어나 최경회라는 현감의 둘째 부인이 되었고, 현감이 왜군과 결사항전을 하다 왜군을 이기지 못하게 되자 자결하기에 이른다. 이런 상황에서 논개는 관기로 변장하여 그들의 연회에 참가하여 적장을 끌어 안고 강으로 뛰어들었다는 새로운 학설이 나오기도 하지만 어쨌거나 논개는 자신을 버려 나라를 구하려한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런데 신정아가 어떻게 그런 논개에 비유될 수 있다는 말인가?

현대판 논개에 비견되는 신정아는 오늘 우리의 최고 약점 중 하나로 인식되는 껍데기 문화를 안고 강에 뛰어든 것과 같다는 주장이다. 참여정부가  높은 도덕성을 최대의 공적으로 내세워왔지만 알고 보니 여전히 허울뿐인 세상이요, 하나님이 지으신 형상과는 적대적인 세상의 진면목을 고스란히 들추어낸  '위인'이라는 말이다. 껍데기만 그럴듯하게 포장하고 살고 있는 우리네 인생. 신자와 불신자의 차이가 없는 빈껍질의 인간 군상. 구역질나는 인간의 모습을 곳곳에서 목도한다.

지난 주간의 고신 총회는 옳고 그름을 216:215의 표 대결로 갈랐다. 하나님의 정의지수가 고신교회의 부패지수와 맞먹는 수준이었다. 거짓이 진실을 삼켜버릴 것같아 진땀을 흘려야 했다. 진리수호를 위하여 신사참배를 거부한 찬란한 역사가 껍데기 신앙으로 전락하였음을 드러내자 생각있는 지도자들의 얼굴은 흙빛으로 변하였다. 이런 교회를 앞에 두고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껍데기 문화에서 벗어나 창조된 본래의 모습을 회복하는 일은 너무 시급한 일이다. 세상의 문제가 아니라 교회의 문제며, 남의 일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의 일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껍데기 신앙을 벗겨내는 일은 도대체 어떻게 가능할 것인가? 또다른 종류의 신정아를 기다려야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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