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신에 빠진 지도자들

▲ 이성구 목사 /시온성교회담임

요즘 우리 사회 소위 지도자라는 사람들이 설 자리가 없습니다지난 4일 일어난 DMZ 지뢰폭발 사고는 대한민국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인 군대의 지휘관들에 대한 불신을 극에 달하게 만들었습니다정부 일각에서 말하는 것처럼 이번 사건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휴전선 355마일을 빠짐없이 지켜볼 재간도 없고우거진 수풀 사이에 나 있는날마다 다니는 길을 일일이 지뢰탐지까지 해가며 오갈 수 없을 수도 있습니다그러나 그런 변명을 들어줄 사람이 없습니다그리고 변명의 내용도 틀렸습니다우리 군대는 물 샐틈 없는 경계태세,방어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말해왔고북한의 공격이 있으면 항상 원점 타격한다고 큰 소리를 되풀이 해 왔습니다이제 와서 그런 변명을 해서는 안 됩니다아무리 그러고 싶어도 당장의 비난을 면하기 위하여 적군이 훤히 듣고 있는 텔레비전 앞에서 그렇게 주저 없이 말하는 것은 낯 두꺼운 일입니다그렇게 엄청난 국방예산을 투입하면서율곡사업이니 무슨 사업이니 하면서 첨단 무기를 구입군현대화 사업에 그처럼 어마어마한 예산을 해마다 더 보태고 있으면서 그처럼 어수룩한 변명을 하고 있으니 이 얼마나 기막힌 일인지 모릅니다.

 

물러나야 할 지도자들

두 군인의 다리를 빼앗기도록 한 지휘관들은 옷을 벗어야 합니다치욕적인 경계실패를 겪고 있는 와중에 회식이나 하고 술을 마신 합동참모본부 직원들이나 의장은 군을 떠나야 합니다군대는 일어나서는 안 될 실수를 용납하면 안 됩니다군대의 실수는 곧 수많은 사람들의 죽음을 의미합니다생명을 맡은 사람이 실수하면 생명으로 대가를 지불해야 합니다지휘관이 그래서 중요합니다.지휘관은 교육도훈련도 심하게 받아야 합니다그렇기 때문에 지휘관은 대접도 훨씬 잘 받습니다동일한 연령에 병으로 군대 갈 수도 있고 부사관이 되기도 하고 초급 장교로 입대하기도 합니다나이는 같지만 지휘관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고급의 대접을 해 줍니다월급도 많이 주고 옷도 훨씬 좋은 옷을 주고 거주지도 병사들과는 비교할 수 없습니다때문에 책임도 크고 실수도 용납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북한의 공격공갈이 계속되는 가운데 최전방에서 주도면밀(周到綿密)하게 지휘력을 발휘하지 못한 대대장연대장사단장이상 지휘라인에 있는 사람들은 혹독한 값을 치러야 합니다.

 

지휘관들의 눈을 뜨게 하라!

이번 사건을 들으면서 더욱 화가 나는 것은 그 동안 방위산업과 관련된 최고급 장교들의 비리 사건의 여운이 채가시지 않았기 때문입니다지난 4일 철책선에서의 사건이 보도되고 있던 12해군함정 수주를 도와주는 대가로 STX로부터 7억여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정옥근 전 해군 참모총장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징역 10년에 벌금 4억원추징금 4억 4500만원을 선고되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자세한 죄목은 살펴볼 필요도 없습니다명색이 별을 네 개씩이나 달았던 사람이 아들과 함께 구속되는 최악의 사건에 휘말린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곧 이어 제야당 원내대표를 지낸 국회의원도 비리혐의로 구속하도록 국회가 허락하였습니다다리를 잃은 군인들은 다시 일어나도 군대에 몸을 던지겠다고 하는데 최고급의 각계 지도자들은 공직을 떼돈 버는 곳으로 알고 있을 뿐입니다.

눈이 멀었기 때문에 이 모양입니다영혼의 눈이 욕망에 가려져있으니 자신이 무슨 짓을 하는지 분별을 못합니다통일을 이룰 선진한국은 지도자들의 영안(靈眼)을 여는데서 시작되어야 합니다.교회가 희망이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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