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이 없는 종 앞에서 바람소리와 새의노래를 듣다. /임정숙
강원도 산골 한옥마을 근처에
홍송으로 지으진 자그마한 교회당
정겨운 종이 한켠에 서있네
반가운 마음에 달려가 앞에서니
어머
줄이없는종
섭섭한 맘에
오봉지기 그녀에게
뎅그랑이 어디갔냐 물으니
주위숲과 밭두덩으로 눈길을 옮긴다
이미 여러종류의 새들은 노래하고있었고
초가을을 불러줄것같은 선선한 바람은
이마의 땀을 씻기고있는데
델피노의 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히며
20대의 암남동산으로 2박3일을 스친다
40년전부터
매일 생각한건 아니지만
다
잊은건 아니더라
뎅그렁
아까부터 울렸던
내마음의 종소리
뎅그렁
뎅그렁
줄이없는 종소리
또 뎅그렁
마지막밤 C동102호엔 60대로 되돌리는
에스더 뎅그렁
룻 뎅그렁
드보라 뎅그렁
때론
소리없는 종소리도
옛
친구들과 들을땐
소명으로 울리어라
(델피노 ㅡ 스페인어 소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