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신대학교가 교육부가 실시한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우수등급(B)을 받았다. 이런 평가는 고신대의 미래에 대한 전교회적인 우려를 크게 해소시켜 주었다. 고신대가 한 때는 국가재정지원제외대상에 올랐던 적이 있고, 지난해에는 새로 취임한 전광식 총장이 이끄는 기획팀이 의욕적으로 작성하여 교육부에 제출했던 고신대의 특성화 프로젝트가 대부분 탈락되는 충격적인 일도 있었다.

그러나 일년 만에 이런 상황을 반전시켜 B등급까지 받게 된 것은 괄목할만한 일이다. 먼저 대학 당국자들의 노력에 치하와 신뢰를 보낸다. 특히 전광식 교수가 총장으로 피선되었을 때 대내외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그는 훌륭한 학자일지는 모르지만 대학을 경영할 수 있는 사람은 못 된다.”며 염려하였었다. 그러나 취임한지 2년도 채 되지 않아 그런 염려를 상당 부분 불식시켜주었다.

또한 이번 평가는 총회가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고신대학교 미래를 위한 15인 특별위원회까지 조직하여 고신대의 획기적인 구조조정을 요구하며 기도해온 일에 대한 하나님의 은혜로운 응답이라고 믿어 감사드린다. 우리는, 이참에 특별위원회도 존속시켜 대학당국자들과 이사회를 지원하고 독려하도록 할뿐 아니라 교회들의 기도를 모울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고신대가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기뻐하고 안심할 때가 아니다. 고신대의 미래를 위한 대책을 하나하나 실천해야 할 때는 바로 지금부터다. 이번에 고신대가 B등급을 받은 것은 강력하고 면밀하게 구조조정을 할 수 있도록 기회가 주어졌다는데 그 의미가 있다고 본다. B등급의 평가를 받은 것은 고신대가 현재 그 만큼 우수하다는 뜻이 아니라 대학의 특성화와 구조조정에 대한 계획이 그런 평가를 받을 만했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이제는 계획한 대로 고신대의 특성화를 위한 프로젝트와 그리고 이와 직결돼 있는 구조조정을 착실하게 실행해 나가야 한다. 그래서 2년 후 다시 평가를 받을 때는 어떤 상황변화에도 더 이상 흔들리지 않는 굳게 선 대학으로 평가를 받아야 한다. 행여라도 고신대나 고신교회가 이번에 받은 등급으로 마음을 놓고 허술하게 대처했다가는 오히려 돌이킬 수 없는 등급으로 추락할 수도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특히 현 총장의 임기만료가 대학구조개혁평가 제1기 기간이 만료되는 2017년과 일치하고 있다. 그래서 현 총장의 임기 안에는 새로운 평가가 없으므로 그때까지는 어느 정도 마음을 놓고 지낼 수도 있다는 가정이 가능하다. 그럴리야 없겠지만, 만의 일이라도 결코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총장과 교무위원 등 지도부는 더욱 마음을 다잡아 학교를 견고히 세우는 일에 진력해야 한다.

그리고 이런 가운데서도 복음병원의 재정적인 건전성 확보와 고려신학대학원의 독립은 고신이 안고 있는 큰 숙제다. 그 동안 고신이 여러 차례 위기를 겪었는데 그 위기의 중심에는 대부분 복음병원이 있었다. 앞으로도 고신대에 어떤 다급한 위기상황이 온다면 그것은 병원으로부터 올 가능성이 매우 크다. 지금은 복음병원이 대내적으로는 어느 정도 안정을 이루고 있어서 다행이지만 대외적인 환경은 결코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부산의 대학병원들은 계속 시설을 확장하고 있고, 첨단의료기기들을 도입하여 환자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그런 병원들이 적자운영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보도들이 나오고 있다. 거기다 경남의 중심인 창원시에는 새로운 대학병원이 인가를 받아 건축을 서두르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이런 환경에서 복음병원이 재정적인 안정을 확보한다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일이다. 모두 마음을 모아 이런 어려움을 극복할 지혜를 모아야 한다.

그리고 고려신학대학원의 독립은 고신의 정통성을 지키고 이를 자손만대까지 전수할 체제를 갖추는 거시적인 구조조정이다. 일반적으로는 고신대에서 신대원을 독립시키면 대학이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는 고정관념 같은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신대원에서 독립을 주장했을 때 대학측에서는 대학이야 죽든 말든 자기들만 살면 된다는 이기주의적인 생각이라며 비난을 했다.

그러나 교회와 신학교의 관계에서 고려신학대학원의 중요성과 우선순위를 고려하면서 대학에서의 분립을 연구해보면 그 길은 찾을 수 있다고 본다. 뿐만 아니라 오히려 대학은 대학대로 신대원은 신대원대로 상생하며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것이며, 그렇게 될 수 있는 실제적인 방법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고 본다. 아무쪼록 위기가 기회라는 금언이 고신교회에서 입증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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