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측과의 통합, 환영하지만 걱정도 함께

이번 65회 총회 상정 안건 중 중요한 안건 중 하나는 단연 고려총회와의 통합이라 할 것이다. 성도간 사회법정 소송 문제로 인해 1976년 제26회 총회 때 분열의 아픔을 겪었던 양 교단은 타 교단에 비해 사회법정 소송은 원칙적으로 불가라는 입장을 고수하는 원칙하에 만 40년 만에 다시 하나로 통합하는 역사를 기록하게 되었다.

이미 보도된 대로 통합합의문이 발표되었으나 이를 지켜보는 많은 인사들은 환영하지만 한편에서는 걱정하는 분위기이다. 이미 한 번 고려측에서 나온 교회들을 영입해 본 경험이 있는 고신의 사람들은 과연 고려측이 득이 될지 실이 될지 모른다는 입장이다.

그것은 서경노회가 아직도 각 지역 노회로 흡수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고려측과의 합의문 2항에 고려총회의 노회는 그대로 유지하고 통합총회의 행정 개편과 함께 지역노회로 편성한다.”고 되어 있기 때문이다.

역시 지역노회 개편이 언제 개편될는지 모르고 계속 서경노회와 같은 모양새가 될 것이라는 의심이다. 그렇게 되면 인천지역의 경우 경인노회, 서경노회, 그리고 고려측의 노회와 겹치는 현상이 벌어져 같은 지역 안에서 한 교단 세 살림의 양상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교단이 되어 화합이 잘 되어 득이 될는지 아니면 또 다른 분파를 이루어 오히려 실이 될는지 모르기 때문에 통합에 임하는 총대들과 고신교단의 교회들은 환영하면서도 걱정도 함께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총회는 이런 불신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노회를 다시 행정구역에 맞는 노회명과 지역을 재정립하는 1년 연구위원회를 조직하여 내년에는 이에 따라 모든 교회가 기존 노회로 흡수되는 노력을 보여야 할 것이다.

 

여성 안수, 성경적 근거 없다.

여성 안수가 가한가? 이에 대해 부산노회가 제64회 총회에서 질의한 것을 신학위원회가 여성안수연구위원회를 구성하여 1년간 연구하여 보고하기로 하였는데, 여성안수연구위원회는 이를 고려신학대학원 교수회에 연구를 의뢰했고 교수회는 이에 대한 연구보고를 위원회에 보고하였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1)구약에서 여성 안수에 대한 성경적 근거가 없고 신약에서도 여자를 안수하여 직분을 맡긴 경우가 없다. 2)사도시대에 교회 직분을 맡길 때 안수로 임직한 것이 있는데, 이는 교회의 항존직원(목사, 장로, 집사)에 한한다. 3)권사는 한국교회의 독특한 제도로 항존직이 아니므로 권사안수제도는 도입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것이다.

신학위는 이를 총회에 보고하기로 하면서 다만 현재 헌법에 항존직에 준한다.’는 뜻을 예우(직분의 선택과 임기 등)에 한정하는 것으로 해석하였다.

 

종교인 납세문제, 1년 더 연구로 핵심논쟁에서 비켜나

정부는 종교인의 납세를 기타소득세로 인정하여 세금을 부과할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총회를 여는 각 교단은 이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야할 당위성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꼴이 되었다.

그런 가운데 고신총회 임원는 1년간 더 연구하자는 안건을 상정하고 있다. 총회임원회는 제64회 총회에서 한국장로교총연합회가 송부한 종교인 자발적 납세운동에 대해 1년간 보류하고 총회 임원회에서 연구해 보고하도록 한 것에 따라 이같이 결정하여 총회에 요청한 것이다.

총회 임원회에 따르면 종교인 납세는 우리 교단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의 문제이다. 이 안건은 타 교단의 동향과 신학적인 문제를 살펴본 후에 결정할 문제라고 했다.

그러나 이런 임원회의 결정은 결국 타 교단의 눈치를 보자는 것이며 슬그머니 따라가겠다는 입장과 다를 바가 아니다. 고신이 무엇을 어떻게 하는지를 지켜보는 다른 교단은 오히려 고신이 결단을 내려주기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현재 자발적 납세를 하는 목회자들이 많이 있고, 납세를 한다고 신학적으로 문제가 된다거나 비신앙적이 아닌데, 눈치를 보며 미룬다는 것은 비겁하다는 것이다. 오히려 정부가 법을 제정하기 전에 먼저 납세를 천명함으로 한국교회의 신뢰도를 조금이나마 회복할 수 있다는 사회적 분위기를 제대로 읽지 못한다는 비판적 여론이 분분하다.

 

고신대학교 미래대책위원회의 복안은?

지난해 제64회 총회의 가장 큰 이슈는 9인 대책위가 내놓은 소위 천안의 고려신학대학원을 부산으로 통합하자는 안건이었다. 이 문제는 나오자마자 본안이 나오기도 전에 난타를 당하였고 결국 고신대미래대책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1년간 연구하여 보고를 받는 것으로 마무리하였다.

미래대책 15인 특별위(임원회 4, 이사 4, 총회선출 7)는 실제적인 활동을 원활히 하자는 의미로 고신대구조조정분과, 고려신학대학원운영분과, 대외분과(법률, 정책)로 나뉘어 활동하였지만 고신대구조조정분과는 3차례, 고려신학대학원운영분과는 2차례의 모임을 가졌을 뿐, 어떤 결론도 도출하지는 못했다.

결국 고신대구조조정분과위는 교육부의 B등급 평가로 구조조정에 대해 할말이 없어지게 되었고, 고려신학대학원운영분과는 캠퍼스 이전, 단설대학원대학교 등에 대한 점검 결과 불가라는 결론만 얻게 되었다.

그렇다면 통합해야 한다는 안을 상정할 수 있는데 대책위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64회 총회의 분위기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고신교단이 풀어야 할 아주 큰 숙제로 총회에 남겨지게 될 전망이다.

 

고려신학대학원장 임명, 진중한 논의가 필요하다.

지난해 우리는 고려신학대학원장 임명으로 인한 파동을 겪었다. 김순성 원장에 대해 두 번씩이나 총장이 추천한 것을 이사회가 무산 시키고, 교수회가 추천한 박영돈 교수를 본교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돌려보낸 뒤 변종길 교수를 원장으로 전격 선임하여 임명하는 등, 많은 파열음을 냈다.

이를 보다못한 남서울 노회는 신대원장 임명에 신대원 교수들의 추천을 존중해 줄 것을 청원하는 청원서를 총회에 상정하였고, 신학위원회에서는 고려신학대학원은 고신총회의 직영신대원이며, 총회산하 교회와 기관의 신학적 대표성을 가지고 있는 바, 그 책임을 맡은 신대원장의 임명은 중차대한 사안이므로 총회는 신대원장 임명 추천 5인 특별위원회를 두자는 안을 총회에 상정하였다. 5인 위원은 총회장, 목사부총회장, 신학위원장, 신대원교수 1, 고신대 신학과 교수 1인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신대원의 교수회가 추천한 원장을 이사회가 존중하여 받아온 것을 생각하면 지난 이사회가 세상법의 권위를 너무 휘두르는 인식이 팽배해 이런 방안까지 총회가 마련해야 한다는 것에 모두들 입맛이 씁쓰레 하다고 논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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