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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주채 목사 /향상교회은퇴

종교인(성직자납세 문제가 심심하면 한 번 씩 거론되다가 조용해지곤 한다그런데 이번에는 정부가 이 문제를 매듭짓고 가겠다는 의지가 상당히 강한 것 같다얼마 전 정부가 종교계 주로 기독교 의 여론을 반영했다며 엉뚱한 법안을 내놓았다그러나 우리가 보기엔 꼼수라고 할 수밖에 없는 법안이다곧 종교인들이 받는 사례금을 기타 소득으로 분류해서 종교소득이라고 분류해서 만든 법안이다.

이럴 경우 두 가지 문제가 생기는데첫째는 정부가 세금은 받으면서도 저소득 종교인들에 대해서는 책임은 지지 않겠다는 법안이다즉 근로소득에 대한 과세가 아니므로 그 소득이 기초생활비에 미치지 못한다하더라도 정부가 책임질 일이 아니라는 논리다둘째로 기타 소득은 근로소득과는 달리 모든 소득에다 과세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즉 근로소득은 소득기준이 있어서 기준 이하의 소득에는 세금이 부과되지 않지만 기타 소득은 이런 기준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모든 소득에 세금이 부과된다는 것이다.

첫 번째 문제는 지금까지 정부가 종교인들에게 세금을 부과하지 못하고 미루어 온 가장 큰 이유다근로소득으로 세금을 부과하게 될 경우 세금을 내는 국민들에게 사회적 안전을 보장해야 할 책임이 정부에 있기 때문에 최저 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사례금을 받는 저소득자가 대부분인 종교인들의 경우 거두어들이는 세금보다 정부가 지출해야 할 금액이 훨씬 더 많을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문제는 성직자들에게 주어지는 모든 소득에 세금이 부과되기 때문에 오히려 납세자 편에서 보면 여러 가지로 불리한 세금이라 할 수 있다물론 종교소득의 세율이 근로소득에 비해 낮게 책정했기 때문에 금액의 차이는 많지 않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한편 이는 일반 국민들로 하여금 종교인들이 정부로부터 무슨 특혜를 받고 있는 것처럼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도 있다는 점에서 또 다른 문제가 있다.

이 두 가지 외에도 종교인들의 소득에 세금을 부과하게 될 경우종교계에서 가장 크게 우려하는 것 중 하나는 정부가 교회나 사찰 등의 재정에 개입하게 될 것이 아닌가하는 점이다물론 현재도 종교단체라고 해서 치외법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어느 종교단체에 불법이나 범죄의 혐의가 있을 경우 종교단체라고 해서 수사를 할 수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종교인에게 세금을 부과할 경우에는세금문제를 빌미로 삼아 세무당국이 교회재정에 개입할 여지가 매우 크다는 것이 종교계의 우려이다예를 들어 어느 종교인이 신고한 소득이 세무당국이 보았을 때 부정직하다고 여겨지면 이를 확인한다는 명분으로 그 종교인이 속한 종교단체의 재정을 사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에 언급한 모든 문제점들을 일거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그것은 곧 종교인들이 자진해서 세금을 납부하는 것이다종교인들이 법을 넘어 사랑으로 나라와 국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납세를 하자는 것이다종교인들이 받는 사례금은 근로소득이 아니라며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신학적인 논란을 벌이기보다 종교인들도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의무를 다할 뿐 아니라 더 나아가 이웃인 국민들을 섬긴다는 마음으로 세금을 내는 것이다.

이것이 하나님나라의 가치와 성경의 가르침에 훨씬 더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 아니겠는가지금 종교인들은 세금도 안내면서 일반 국민들이 내는 세금으로 국가적인 혜택이나 받고 누리려는 비도덕적인 집단으로 오해받고 있다이런 오해는 전도의 장애물이다그 세금이 얼마나 큰돈이라고 이런 오해까지 받아가면서 그것을 못 내겠다고 버틴단 말인가복음전도를 위해서라면 목숨까지도 바친다며 나선 목사들이 아닌가?

그리고 개신교의 경우 세금을 낼 수 있는 교회의 목사들은 전체의 10-15% 밖에 안 된다여기에 속한 목사들이 사회봉사를 조금 더 하겠다는 마음만 가지면 된다. 85% 이상의 목사들의 사례금은 세금이 면제되는 수준이다그러므로 저소득의 목사들은 소득신고를 하고 세금은 면제 받고그러면 자신과 국민들 앞에 떳떳할 수 있으니 일거양득이 아닌가.

종교계가 어른답게 자진해서 세금을 내겠다고 결정하고 나서자이런 통합된 결정이 나오기 어렵다면 개인적으로라도 이를 실천해나가자복음의 영광교회의 영광을 위해 이 정도의 희생(?)도 못하겠는가고신총회가 이런 일에 앞장 설 수는 없을까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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