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영적 지도자의 죽음은 우리에게 큰 은혜와 많은 교훈을 준다. 성경에서 모세나 여호수아와 같은 위인들이나 우리 주 예수님의 죽음을 통해 우리는 기독교의 진리를 재발견하고 부흥을 경험한다.

오늘날 아랍에 영적인 거장이 있을까? 아랍 혁명과 IS의 폭풍이 몰아치는 중동의 나라들에 참된 영적 지도자가 있을까? 이 혼란스러운 때에 이 땅에 희망과 미래를 안겨줄만한 위인이 있을까?

놀랍게도 그 답은 긍정이다. 지난 주 월요일, 914, 85세의 일기로 소천한 무니스 압둘 누르 목사님이 바로 그런 분이다. 이 땅의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뿐만 아니라 이곳에서 사역하는 우리들에게도 크게 귀감이 되는 훌륭한 분이다. 21세기의 한국 교회에 김준곤, 옥한음, 하용조 등의 거인이 있다면 아랍 교회에는 무니스 압둘 누르가 있다.

 

카스르 알두바라 교회

무니스 목사의 삶을 살피기 전에 그가 목회했던 교회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보자. 그리고 아랍 교회 가운데도 이런 훌륭한 교회가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카스르 알두바라 교회는 이집트 카이로의 중심부에 위치한 교회로서 아랍 나라의 교회들 가운데 대표적인 개신교회이다. 성도들 숫자도 가장 많고 건물도 가장 크다. 뿐만 아니라 이집트의 전국과 여러 아랍 나라들을 대상으로 왕성한 복음 사역을 하는 교회이다.

2011년 아랍 혁명이 발발한 뒤 이 교회는 사람들로 부터 벽이 없는 교회로 불리어지고 있다. 교회의 위치가 혁명의 중심지였던 앗타흐리르 광장 바로 옆이다. 따라서 수많은 시위가 발발하여 부상자들이 생겼을 때 그들에게 치료와 피난처를 제공하였다. 뿐만 아니라 혁명시 교회의 젊은이들이 광장에 나가 모인 사람들과 함께 예배를 하고 모여든 무슬림들을 대상으로 스크럼을 짜서 보호하기도 하였다.

이 교회는 일주일 내내 모임들이 끊이지 않는다. 금요일과 주일에 대예배가 있고, 월요 기도회가 있으며, 그외에도 여러 집회들과 소그룹 모임들이 줄을 잇는다. 대예배에는 빈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운집한다.

또한 이 교회는 전국의 교회를 대상으로 연합 기도회를 주관하고 있으며, 콥틱 교회와 연합하여 국가를 위해 기도하는 일도 하고 있다.

제자훈련 모임을 통해 청년들을 훈련하며, 찬양 모임, 전도자 모임, 직업인 모임 등 기능별 모임도 활발하다.

현재 이 교회의 담임은 무니스 목사의 후임인 쌔매흐 무리스 목사이다. 이 교회로 인해 아랍 교회는 희망이 있다.

 

무니스 압둘 누르 목사 약력

▲ 무니스 목사

19301022일 이집트 남부의 아쉬우트 주에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남

1949년 카이로 소재 이집트 장로교 신학대학을 졸업. 나즐라 하르즈에서 10년 동안 목회함.

1957년 뉴욕의 비블리클 신학교(현재는 New York Theological Seminary)에서 기독교 교육학으로 석사 학위 취득

1966년 부터 이집트의 장로교 신학교에서 비교종교학 교수로 봉사

1976년 카스르 알두바라 교회의 담임으로 부임

1989년 휘튼 대학에서 명예 박사 학위를 받음.

1997년 그의 후임 목사가 된 새매흐 무리스 목사를 동역 목사로 선출

2008년 파킨슨 병으로 인해 현직에서 물러나, 원로 목사가 됨.

2015914일 소천

 

그의 삶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본다.

1. 사랑의 목회자

필자가 그를 본 것은 그의 노년에 사역하는 모습이다. 그의 모습에서 완벽하고 세련되기보다 수수하고 친근한 느낌을 받았다. 시골 할아버지와 같은 인상으로 성도들을 품고 그들을 위해 기도하며 그들을 섬기는 지도자이다.

그는 교회 안팎으로 사랑을 받는다. 주일학생으로부터 청년, 장년, 남녀노소, 심지어 교회의 관리인들에 이르기까지 그를 기억하는 수많은 사람들은 그를 내 아버지라 부른다. 그의 후임 목사이자 현재의 담임 목사인 쌔매흐 무르시 목사는 무니스 목사가 별세한 이후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전화를 걸어서 나는 그의 아들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자신도 그 아들 중의 한 사람이라고 했다.

2. 열정적인 사역자

그는 훌륭한 설교가였다. 매주 그가 강단에서 외쳤던 설교들은 성경적이었고 강해적이었다. 그의 지식과 이해력은 뛰어났고 다른 사람들을 향해 쉽게 표현하는 능력을 소유했다.

그는 기독교 라디오 방송과 위성 방송을 통해 수백만의 아랍 사람들에게 말씀을 증거했다. 때문에 그는 이집트에서 목회하였지만 그의 목회지는 전체 아랍 세계이었다. 모로코의 시골에서도 이라크의 도시에서도 그의 메시지를 듣고 변화되는 영혼들이 수없이 많았다.

그는 훌륭한 저술가였다. 그가 저술하거나 번역한 설교집과 주석 등이 100여권 이상이다. 그가 미국 씨라쿠스(Syracuse) 대학에서 배운 져널리즘 지식을 통해 1950년대 말부터 기독교 문서를 편집 출간하였고 그로 인해 큰 영향을 끼쳤다. 그의 저술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성경에 대한 헛된 의심인데, 성경이 변질되어 하나님의 말씀이 아니라고 하는 무슬림들에게 성경을 변증하는 내용의 책이다.

또한 그는 1950년대부터 시골 지역과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그들을 긍휼히 여기는 사역을 감당하였다.

이러한 그의 사역을 두고 이집트 개신교회 대표인 안드레이야 자키 목사는 이집트 교회와 아랍 교회를 대표하는 믿음의 용사였다고 추모했다.

3. 영혼의 전도자

그의 영혼에 대한 관심은 누구보다 뛰어났다. 그가 늘상 하는 말은 모든 영혼들이 주님을 알고 구원을 받길 원했다고 한다. 그의 첫번째 관심과 궁극적인 관심은 영혼구원이었다. 그래서 그는 기회가 있을 때 마다 복음을 증거하였다. 이슬람 국가에서 전도는 불가능하다고 생각되고 겁을 내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는 개인적인 만남이나 공중에서 설교를 할 기회가 있을 때 마다 전도 혹은 전도 설교를 하였다. 그래서 카스르 두바라 교회는 오늘날도 무슬림 개종자들이 교회를 출석하고 있고, 교회는 그들을 훈련시키고 세례 주는 사역을 지혜롭게 하고 있다.

4. 훌륭한 리더십

그는 훌륭한 리더십을 가진 탁월한 리더였다. 그의 리더십은 사람을 세우며 함께 하는 리더십이었다. 필자가 보기에 그는 이 부분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아랍 사회는 동양적인 세계관이 지배하는 곳이고 따라서 권위적인 사회라 볼 수 있다. 독재적이고 지배적인 리더십이 아니고는 통하지 않는 사회라 볼 수 있다.

그러나 그의 리더십은 달랐다. 그는 주님이 가르쳐주신 대로 사랑하며 섬기는 리더십을 보여주었다.

그의 리더십의 탁월함을 보여주는 가장 좋은 예가 그의 후임을 세우는 과정이다. 그는 1997년 현재 후임 목사가 된 새매흐 무리스 목사를 동역 목사로 선출한다. 그리고 점차로 리더십을 이양하고 2008년도에 담임목사를 인계한다.

후임 새매흐 목사는 그가 동역 목사로 뽑힌 뒤에 있었던 일화를 소개했다. 어느 날 무니스 목사가 강단에서 설교를 하며 새매흐 목사를 향해 그는 흥하여야 하겠고 나는 쇠하여야 하리라고 하였다. 후임 목사는 흥하고 높아져야 하겠고 자신은 쇠하고 낮아져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훌륭한 목사라고 하더라도 자신의 후임을 향해 이렇게 말하는 것은 쉽지 않다. 아니 그런 예를 흔히 보지 못한다. 오늘날 한국 교회에서 전임 목사와 후계자 사이에 많은 갈등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인데, 이러한 면에서 그의 리더십은 우리에게 큰 교훈을 준다.

그의 이런 리더십의 결과로 카스르 두바라 교회는 리더십이 잘 계발되어 있다. 평신도 리더십, 여성 리더십, 청년 리더쉽, 목회자 리더십 등 그야말로 멀티 리더십이 자신의 달란트에 따라 교회를 섬기는 것을 본다. 이것이 바로 카스르 두바라 교회가 건강한 비결이다.

지난 16일 열린 그의 장례식은 은혜의 물결이 넘치는 호수와 같았다. 사자(死子)는 말이 없지만 수많은 증인들이 그의 삶을 증언하는 자리였다. 그를 아버지로 부르며 따르는 자들이 그의 사랑, 겸손, 온유함, 단순함, 미소, 열심, 섬김, 사역의 열매를 기리는 자리였다.

참석자들은 검은 상복을 입은 것이 아니라 소망과 승리의 상징인 흰옷을 입었다. 그를 잃은 아픔보다 그의 삶의 열매를 통해 영광 받으실 주님의 찬양하며, 복음의 위대함을 역설적으로 보여준 자리였다.

후임인 새매흐 목사는 장례예배를 마치고 운구를 시작하며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무니스 목사님! 당신은 선한 싸움을 싸웠고, 달려갈 길을 마쳤고, 믿음을 지켰습니다.”

그러면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여러분! 우리 모두 무니스 목사님을 향해 잘했다는 의미에서 박수를 칩시다.” 이집트가 이슬람 국가인 관계로 그의 장례식은 화려하지도 않았고 다수인 이슬람 사회의 주목을 받지도 못했다.

그러나 그의 장례식은 그를 기리기 위한 사람들로 교회당 바깥까지 가득 찼다. 또한 그의 장례식 모습은 인터넷으로 전 세계에 생중계 되었고, 교파를 초월하여 그에게서 영향을 받은 수많은 사람들이 그의 죽음을 애도하며 그의 삶과 정신을 기렸다.

필자는 선교지 이집트에서 성경적 리더십을 가진 영적 거장의 모습을 보며 도전을 받는다. 그러면서 이집트에 성지순례를 오는 분들에게 카스르 두바라 교회를 방문하고 그 훌륭한 리더십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본받자고 제안하고 싶어진다.  

** 이집트와 아랍 교회를 위한 기도 **

주님! 이집트와 아랍 교회들에 무니스 목사님과 같은 영적 거인을 계속해서 일으키소서. 그분들을 통해 놀라운 복음의 역사가 계속되게 하시고, 수많은 영혼들이 구원 얻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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