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신 제65회 총회를 돌아보며

고려측과의 합동

고신 제65회 총회가 여러 가지 많은 결정들을 하고 막을 내렸다. 그런데 이번 총회를 시종일관 주도했던 일은 역시 고려측과의 합동이었다. 사회법정소송에 대한 신학적인 해석문제로 40년 동안 나누어졌던 형제 교회들과 연합을 이룬 것이다. 이 합동으로 고신측은 130여 교회를 영입하게 되었고, 고려측은 본래 분열의 이유가 되었던 소송문제에 대한 자신들의 주장을 100% 관철하는 신학적인 소득을 얻었다.

그리고 이 일은 직전 총회장(김철봉 목사)의 가장 큰 업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고려측의 사실상의 수장이었던 석원태 목사의 몰락으로 큰 시련과 혼란을 겪고 있던 고려측에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어 이들을 영입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개인적인 업적으로만 평가할 수 없는 것은 이런 일이 한두 특정인의 노력으로 이루어졌다기보다 고려측을 장악해왔던 사적인 리더십의 몰락으로 공적 리더십이 회복되었기에 가능한 일이었고 또 당연한 결과였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법정소송 논란 성경의 원칙대로 하자

이와 더불어 해마다 단골메뉴처럼 상정되어 갈팡질팡하며 논의되었던 사회법정소송문제는 고려측의 영입과 함께 다시 한 번 원칙적으로 불가한 것으로 재확인되었다. 이번 총회는 지난 64회 총회가 부득이한 경우교회법으로 할 수 없는 일, 형사사건과 재정문제라고 정의했던 내용을 하나님의 말씀을 믿는 우리의 신앙과 신학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잘못된 결정이었다는 것으로 인정하였다.

그리고 비록 교회의 타락으로 치리에 어려움이 많은 상황이지만 공회가 성경적 원리와 원칙 안에서 바른 치리를 해야 할 것이라는 다짐도 하였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한 일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이다. 이런 부정적인 규정보다는 사회법정소송문제는 성경적 원칙과 교훈을 따라야 한다는 긍정적인 결의를 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강한 아쉬움이 남는다.

왜냐하면 원칙적으로 불가하다는 말은 예외가 있을 수 있다는 여지를 함축하고 있는 말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만든 법에는 예외가 있을 수 있지만 성경말씀에는 예외가 있을 수 없다. 우리는 항상 성경을 잘 살펴 성경이 교훈하는 대로 더할 것도 덜할 것도 없이 순종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믿을 수 없는 교회의 재판이 불신법정소송을 부추긴다

그런데 총회의 이런 분위기와는 어울리지 않게 증경 총회장 윤 모 목사가 학교법인의 이사장의 가처분신청에 대해 제기했던 고소는 절차도 내용도 잘못 되었다하여 총회 전에 이미 기각된 것인데, 총회재판부가 총회 중에 이를 다시 살려(?) 재판을 함으로써 또 한 번 더 불법적인 처사를 하였다.

그리고 이런 처사는 앞서 사회법정소송을 해서는 안 된다는 총회의 결의를 도리어 무색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았다. 왜냐하면 교회의 재판이 공의롭게 그리고 합법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것이 억울함을 당한 사람들을 사회법정소송으로 내모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요즘 교회 안에서 많은 사람들이 교회치리회의 재판이 공정하지 못하다는 말을 하고 있다. 물론 사람들은 자기에게 유리하면 올바른 재판이고 불리하면 잘못된 재판이라고 하기 때문에 그들의 말들을 다 믿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노회와 총회 등에서 이루어지는 재판들을 보면 절차까지도 제대로 모르고 재판을 하는 경우들까지 종종 발생한다.

이미 알려진 대로 윤 목사가 제기했던 고소의 관할권이 총회재판국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지자 윤 목사는 그것을 행정건으로 바꾸어서 처리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이미 제출한 고소장은 폐기되는 것이고, 고소인은 절차를 새롭게 밟아 고소장을 행정건으로 바꾸어 새로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고소인이 그렇게 하지 않음으로써 앞서 제출한 고소장은 기각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 목사는 기각된 고소장을 돌려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면서, 자신이 제출한 고소장이 기각된 것이 도리어 총회임원회의 불법과 횡포 때문인 것처럼 거듭 이의를 제기하였다. 그러자 총회장은 이 문제는 재판국에서 정리해서 매듭을 짓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한다.

이런 총회장의 지시에도 문제가 있다하겠지만, 재판국이 엉뚱하게도 기각된 고소건을 다시 살려 즉석재판을 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그래서 많은 총대들이 이는 또 하나의 엄연한 불법이었다고 비난하고 있다. 그리고 고소인을 향해 알만한 사람이 법을 무시하고 총회를 소란케 했다.”고 성토하기도 했다.

총회산하 어떤 기관보다도 정확하고 올바르게 재판해야 할 최상위에 있는 총회재판국이 이런 단순명료한 문제를 가지고도 이렇게 엎치락뒤치락 할 정도이니 누가 교회치리회를 신뢰할 수 있겠는가? 이런 경우가 자주 생기면 교인들은 교회치리회의 재판을 신뢰하지 못하게 된다. 그리고 교회치리회를 믿지 못하니 사회법정을 찾게 되어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종하게 되는 것이다. 교회치리회가 잘못하여 교인들을 실족하게 해서는 안 된다.

 

종교인 납세문제 다른 교단들 눈치 볼 필요 있을까?

종교인 자진납세에 대한 연구는 다시 일년 간 보류하기로 결의했다 한다. 그 이유는 이 문제는 한국교회 전체에 관련된 문제이므로 타 교단의 동향과 신학적인 문제를 살펴본 후에 결정해야 할 것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좋은 일은 뒤따라가기보다 앞장서는 것이 좋다. 종교인 납세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전문가들이 연구를 해왔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결론은 정부가 법으로 강제하는 것은 결코 원만한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 종교인들이 자신들의 논리로 국민들의 보편적인 의무인 납세의 의무를 거부하는 것도 결코 유익된 결과를 얻지 못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전도를 해야 할 목사들이 납세거부로 대다수 국민들로부터 비애국자로 낙인찍히는 것은 전도의 문을 스스로 닫는 결과를 가져올 수가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자진납세는 교회와 목사에게 많은 유익을 가져다 줄 수 있다. 자진납세로 목사들이 국가를 누구보다도 더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줌으로써 국민들의 오해로 인한 비난에서 자신과 교회를 보호할 수 있다.

그리고 특히 자진납세를 통해, 혹시 나타날 수도 있는 독재 정부의 횡포로부터도 교회를 지킬 수가 있고, 목사들이 국가가 국민들에게 제공해야 하는 사회적 안전망의 혜택을 받을 수도 있다. 목사들이 약간의 희생을 각오하고 자진납세를 할 수만 있다면 일석삼조나 일석오조의 큰 유익들을 얻을 수 있다고 본다. 그러기에 이것은 미루거나 미적거릴 이유가 없는 일이라고 본다.

 

신대원 원장 임명을 위한 특별추천위원회 구성, 연구하기로

작년 연말부터 고려신학대학원 원장 임명을 둘러싸고 이사회와 신대원 교수회가 갈등하는 등 문제가 많았다. 총회는 신학대학원이 총회산하 교회와 기관들의 신학적 대표성을 갖는 원장의 위상에 걸맞게, 그리고 전교회적인 관심과 기도 가운데서 원장을 세우자는 취지에서 고려신학대학원 원장 임명 추천 5인 특별위원회를 구성하는 문제를 연구하기로 결의하였다고 한다.

제안된 안은 특별위원회으로 총회장, 목사부총회장, 신학위원장, 신대원 교수와 대학의 신학과 교수 중에서 각 1명으로 구성하여 여기서 신대원 원장을 추천하도록 한다는 안이다. 이 안대로 특별위원회가 의도하는바 취지대로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인지는 두고 보아야 할 일이다. 하지만 일단 고려신학대학원은 고신총회의 직영학교이며 신학적 대표성을 갖는 기관으로 그 위상을 확인했다는 점에서는 일단 긍정적인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본다.

한편 일각에서는 교단의 정치가 신대원 안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는데, 어차피 신학교는 바로 교회이고 교회 안에 있기 때문에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교회의 상황과 영향에서 벗어날 수는 없는 일이니 그건 큰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그러나 우리는 신대원 원장은 지금까지 해온 대로 교수들이 추대하고 이사회가 결정하는 것이 가장 원만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자는 안이 나오게 된 근거는 오해에서 비롯되었다고 본다. 한 때 신대원 바깥에서는 교수회에 파벌이 생겨서 서로 갈등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래서 다수의 교수들이 일부 교수들을 원장후보에서 아예 배제시켜 왔다는 이야기들이 있었다.

그러나 우리가 알아본 대로는, 동료교수들로부터 행정적인 면에서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던 한두 교수들이 교수회 안에 파벌이 있는 것처럼 외부에다 말을 하고 다녔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파악되었다. 과거와는 달리 현재의 신대원교수회는 서로 단합되어 있고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특별위원회의 개입으로 오히려 교수회의 단합이 깨지는 일어나지는 않을까 우려한다.

 

그래도 고신총회는 산하 교회들에 희망을 주고 있다.

총회 전까지 시끄럽던 일들도 총회 때 대부분 정리가 된다. 이번 총회도 그런 면에서는 C학점 이상의 수준은 된다고 평가한다. 직전 총회장은 선거에 개입한 것이 유일한(?) 잘못이었다는 지적 외에는 대체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총회장직을 수행하는 동안에 받은 사례금을 모두 장학금으로 쾌척한 것은 돈을 써야 총회장 된다는 한국교회의 수치(羞恥)에 역설적인 도전이 되고 본이 되었다.

신임총회장 신상현 목사도 복음, 개혁, 성장이라는 주제로 나아갈 차기총회의 문을 열었다. 이것들은 흔하고 당연한 주제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러기에 가장 중요하고 절실한 주제이며 화두이기도 하다. 복음은 교회의 영원한 보배요 자랑이다. 개혁은 이 시대 한국교회의 가장 시급하고 절실한 과제이다. 성장은 교회가 갱신되고 복음의 능력과 영광이 드러날 때 주어지는 하나님의 복이다.

이런 모토를 천명한 총회장 자신부터 그리고 교회가 함께 마음을 모아 복음과 개혁을 위해 헌신하면, 쇠퇴하고 있는 한국교회의 암담한 상황을 뛰어넘어, 부흥과 성장이라는 풍성하고 아름다운 열매를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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