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의 열린 대화를 꿈꾸며 한국교회 안에 건강한 대화 문화를 심어가고자하는 아레오파고스(신현희 운영위원장)는 지난 22일 감리교신학대학교 종합관에서 제3어떤 목회를 꿈꾸십니까?”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전 기독교사상 편집장 홍승표 목사가 투잡 목사의 시대: 목회자의 이중직,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강의했다.

홍 목사는 교계의 뜨거운 감자라고 할 수 있는 목회자의 이중직 이라는 지금까지 다루어지지 않았던 생소한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 할 때 하나님의 뜻을 보여 달라고 기도하고 다음과 같이 강의를 시작했다.

▲ 강의하는 홍승표 목사

성경에 나타난 노동

하나님도 창세기에서 창조라는 일을 하셨다. 루터에 의하면, 하나님은 타락이전 낙원에서부터 사람에게 에덴동산을 다스리는 일을 맡기셨다. 노동은 타락으로 인한 벌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예수님은 요한복음 15:1에서 내가 참 포도나무요 내 아버지는 그 농부라고 말씀하시며 하나님을 농부로 비유하셨다. 신구약 성경 전체에서 하나님은 일하고 계시는 분으로 계시된다. 예수님도 목수라는 직업을 가진 노동자였다. 5:17에서 내 아버지께서 이제까지 일하시니 나도 일한다.”라고 말씀하셨다. 예수님도 일군이시고 노동자이셨다. 예수님의 비유는 대부분 농부의 삶, 노동자들의 삶과 연관되어 있었다. 예수의 가르침은 노동과 관련된 것이었다.

바울 사도도 복음 전도자이었지만 천막을 만드는 사람으로 살면서 두 가지의 일을 가지고 있었다. 데살로니가후서 3:10에서 바울은 누구든지 일하기 싫어하거든 먹지도 말게 하라하면서 노동의 가치를 중시 여겼다. 교부 폴리캅은 성직자의 노동과 관련하여 돈에 대한 탐욕을 경계하라고 가르치면서 성직자의 노동을 일부 허용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암브로시우스는 사제로서의 부르심은 훈련되지 못한 군중들과는 분명하게 분리되어야 한다고 하면서 세속적 직업을 가지는 일에 대해서 반대하였다. 황금의 입이란 별명을 가진 설교자 크리소스톰은 설교자들은 그 누구보다도 세상의 직업과 노동에 대해서 더 잘 알아야 한다고 가르치기도 했다. 이와 같이 초기 교부들의 가르침에는 성직과 노동의 관계가 통합되기도 하고 분리되기도 한다.

 

종교개혁자들의 노동관

종교개혁자 마틴 루터는 모든 직업은 하나님의 가면이라고 하면서 각각의 직업을 가진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직무상 외에는 다른 차이가 없다고 주장했다. 칼빈은 노동은 하나님 은총에 대한 응답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 보다 더 나쁜 일은 없다.”고 가르쳤다. 웨슬리는 교회의 직분제도는 시대의 다양한 필요를 따라 시대를 따라 변해왔다.”고 하며 성직자의 노동 문제에 대해 유연성을 보였다.

 

한국교회사를 통해 본 노동

교역자가 소위 세속적 일을 함께 했던 경우가 한국 초기 선교 역사에 종종 나타난다. 소래마을 멕켄지 선교사는 캐나다에서 자비량 선교사로 파송 받아 농부의 일을 하면서 교인들과 함께 소래교회를 세웠다. 캐나다 평신도 선교사 펜윅은 평신도로서 농촌 선교를 하면서 농업기술을 가르치며 대학기독교회를 세웠다. 초기 선교사 알렌은 의사로서 최초의 병원 제중원을 세우기도하고 나중에 외교관으로 한국에 다시 들어와 정부의 일을 했다. 한국교회 초기 선교사들은 선교하면서 이런 저런 일을 해서 돈을 벌기도 했다. 예를 들어 언더우드 선교사는 자동차와 같은 첨단 물건을 한국에 들여오는 일을 병행해서 큰돈을 벌어 학교를 세우기도 했다. 그 밖의 많은 선교사들이 자신의 전문 직업을 가지고 선교 사역을 병행했다. 그러나 오늘날 대부분 한국교회는 사제와 평신도를 갈라놓은 로마 카톨릭 교회의 이분법적 직업관이 전수되어 존재하고있는 상황이다.

▲ 목회자 이중직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홍승표 목사의 기조 강의 후에 세미나 참가자들은 소그룹 별로 다음과 같은 생각거리를 가지고 목회자의 이중직에 대해서 토론을 했다.

1. 이미 진행 중인 목사의 이중직 직종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2. 목사의 이중직의 유익한 점은 무엇일까?

3. 목사의 이중직의 우려되는 점은 무엇일까?

4. 목사가 겸할 수 있는 세속 직업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기독교 윤리적 문제)

5. 목사의 이중직의 신학적인 문제는 없을까?

6. 목사의 이중직이 목회현장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7. 목사의 이중직이 기독교 선교에 미칠 영향은 무엇일까?

8. 목사의 이중직으로 초래될 사회적 문제는 없을까?

9. 목회자 후보자들의 활동영역의 확대는 어디까지 가능할까?

10. 기성목회자들의 복지문제와 어떻게 연계할 수 있을까?

11. ‘목회자 이중직이 이슈가 되는 현실에서 개인과 각 교단들이 준비해야 할 것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특별한 결론을 내리기 보다는 서로의 생각을 소통하는 시간이었다. 목회자의 이중직을 논할 때 고려해야 할 것은 목회자의 이중직이 돈에 대한 탐욕과 연결되어 타락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목회자의 이중직이 목회 사역에 대한 소홀함과 게으름으로 연결되어 목회를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미 우리는 상당수 목회자들이 이중직을 가지고 살아 갈 수밖에 없는 현실을 맞이하고 있다. 이제 목회자의 이중직의 문제는 교계가 피해 갈 수 없는 뜨거운 감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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