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가 겁이 나는 세상

▲ 이성구 목사 /시온성교회

요즘 온라인이나 종이신문에서 기독교관련 기사를 보게 되면 겁부터 납니다. 혹시라도 부정적인 일이 발생하는 날이면 무지막지한 욕을 들어야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웬만한 일이 아니면 그냥 제목만 읽거나 댓글은 아예 읽지를 않습니다. 그런데 어제 아침 국민일보 종교부 기자가 크리스챤 저널리즘이라는 글을 통해 이렇게 말하고 있었습니다.

그만큼 애정이 있다는 얘기지요. 그런 네티즌의 지적이 있을 때 한국 교계가 하나님의 음성을 들어야 합니다.” 그리스에서 18년째 집시 선교를 하고 있는 김수길 선교사라는 분이 한국 네티즌들의 반기독교적 댓글에 보인 반응이 그랬다는 것입니다. 반대 댓글이 있음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는 충고를 하더라는 것입니다. 기독교를 비하하는 댓글을 애정표현으로 여기라는 서구 선교사의 권고는 그만큼 서구교회가 세상의 관심을 잃어버렸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사랑의 반대는 미움이 아니라 무관심이라고 했습니다. 아직도 반대의 댓글을 단다는 것은 교회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남아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해석은 그럴듯 해 보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좋게 해석을 해도 그런 모욕적인 댓글들을 읽고 즐거워할 수는 없습니다.

 

생명력 잃어버린 서구교회

서구의 교회가 생명력을 많이 잃어버렸다는 것을 부인하기는 어렵습니다. 여전히 예배당이 모든 도시의 중앙에 자리하고 있고, 로마 천주교회나 아니면 개혁운동 후에 일어난 기독교회의 영향력에서 완전히 떠나는 것은 역사적으로나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일이기는 하지만 지금의 서구국가들은 불과 3,40년 전과도 전혀 다른 세상을 보고 있습니다. 독일 프랑스 영국 같은 주요 서구 국가들은 이미 무슬림들이 수 백만명씩 밀려 들어와 있어서 기독교 국가로 알려졌던 그들의 정체성은 통째로 바뀌고 있는 실정입니다. 심하게 말하면 성경적 기준을 상실하고, 그냥 박제화된 종교로 전락한 서구 기독교회를 통해서는 그 누구도 복음을 들으려 하지 않습니다. 동방정교회 전통 속에 있는 인구 1,100만여명의 그리스인 중 기독교인은 15000여명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서구교회는 사람들의 관심에서 완전히 벗어나버렸습니다. 아예 댓글을 쓸 일조차 없다는 얘기입니다. 슬프지만 그게 현실입니다.

 

아직도 소망 있다!

우리 기독 신자 기자들이라도 크리스천을 인터뷰해서 기사를 만드는 것이 쉽지 않음을 고백합니다. 특히 유명인사(celebrity)들은 자신이 크리스천이라는 사실을 드러내지 말아 달라는 부탁까지 한다고 합니다. 네티즌의 댓글 공격을 받기 싫다는 것입니다. 기독 연예인들은 더 고민하며 아예 응하질 않는 쪽을 택한다고 합니다. 1990년대를 전후해 한국 교회의 양적 성장이 최고조에 달하고 1992년 장로 대통령이 선출된 이후 나타난 급격한 변화라고 말합니다. 비극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예외가 생겼습니다. 지난달 말 소위 호통 판사로 잘 알려진 부산가정법원 천종호 판사 인터뷰 기사를 게재했는데 네티즌들이 뜨거운 관심을 보이더라는 것입니다. 댓글 수가 350여개, 추천 수가 700여개에 달했습니다. 천판사는 부산 가정법원 부장판사로 부산에서 난 고신성도입니다. 그는 비행청소년 범죄 재판을 하면서 법정에서 아버지 마음으로 해당 소년들에게 호통을 치기 때문에 아이들이 감사하고, 유명해지기도 하였습니다. ‘말씀대로 살아내는 훌륭한 크리스천이군요’ ‘멋진 종교인은 그냥 살아가는 그 자체가 전도다.’ 그를 향한 탄성이 우리 모두를 향한 말이기도 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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