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명애 /화가
"만일 형제나 자매가 헐벗고 일용할 양식이 없는데 너희 중에 누구든지 그에게 이르되 평안히 가라, 덥게 하라, 배부르게 하라 하며 그 몸에 쓸 것을 주지 아니하면 무슨 유익이 있으리요 이와 같이 행함이 없는 믿음은 그 자체가 죽은 것이라"(야고보서 2;15∼17)
'KAMAN( Korea Art Mission for All Nations)'을 통해 지난 10년간 21회의 단기선교를 이끌어 온 저는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건을 통해 더 많은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복음을 전하는 일은 무리하지 않으면 할 수 없습니다. 서울 합정동에 있는 외국인 선교사 묘역에 가 보면, 그들이 이 땅에 와서 얼마나 비합리적으로 사역을 하다 순교했는지 그 증거가 남아 있지요. 한국 전쟁 이후 지구 상에서 가장 가난했던 우리나라가 불과 50년 만에 선진국 대열에 선 것은, 이 땅에 뿌려졌던 복음의 씨앗들 때문임을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한번은 택시를 탔는데, 기사분이 분노에 차서 기독교에 대해 욕을 하더군요. 그의 증오에 찬 독설을 들으며 인간의 악한 본성을 느낄 수 있었지요. 택시에서 내리면서 저는 "기사님, 연세대 이화여대 세브란스병원 등을 비롯해 이 땅에 베풀어진 기독교의 혜택을 모르시는군요. 이제 우리는 빚을 갚아야 한답니다. 만일 지구 어느 구석에서 관광을 갔던 한국인이 사고를 당해 갇혀 있다면 그들을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겠어요?"라고 말해 주었지요.

전철 안에서 찬송가를 틀면서 구걸하는 시각장애인들을 두고 교회들이 그들을 왜 구제하지 않느냐는 비난의 말도 들었어요. 구걸하는 장애인들이 만일 다른 음악을 틀고 다닐 때 더 수입을 올릴 수 있다면 아마 그렇게 했겠지요. 그래도 기독교인들이 그들에게 동정의 손을 펴니 찬송가를 틀고 다닐 수밖에요.

인생 나그네 길을 살아가면서 어려운 형제·자매들에게 손을 펴서 나누라는 것이 주님의 명령입니다. 무슨 대가를 바라서가 아니고 우리가 믿음 안에 설 수 있기 위해서이지요. 아프간 사태로 많은 비난이 우리 기독교인들에게 쏟아지는 것은 우리에게 걸고 있는 기대가 그토록 큰 것이라고 받아들여야 할 것 같아요. 복음이 우리에게 없었다면 우리도 하나님의 일을 욕하는 무리들 속에 속할 수도 있었겠지요. 복음 때문에 욕을 먹게 됨이 감사로 느껴지는 행복한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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