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등신학연구원(KIATS/김재현 원장)이 주최하는 종교개혁 500주년 맞이 토론회가 만민공동회로 한국교회를 다시 꿈꾸다라는 주제로 한국교회 100주년 기념관에서 지난 10월 26일 열렸다김재현 원장은 100년 전 기독교인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만민공동회를 생각하며 100년 전 한국 기독교로 돌아갈 수 없을까라는 마음으로 모임을 준비했다고 했다아무런 격이 없이 생각을 토해내는 시간이라고 토론모임의 성격을 소개한 김 원장은 여러분이 토해내는 뜨거운 마음을 담아서 한국교회를 위해서 정리해 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재현 원장의 인사에 이어서 ccm 가수 나영환 형제의 대한독립만세와 오은 자매의 독립이여 어서 오라라는 곡으로 공연한 후에 종교 개혁사를 전공한 이정숙 교수(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 총장)의 강의가 시작되었다이 교수는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종교 개혁사를 연구하는 과정에 제네바의 노회 회의록과 같은 회의록(Consistory) 문서를 접하면서 종교개혁시대의 평신도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고 다음과 같이 강의했다.

▲ 강의하는 이정숙 총장

종교개혁은 욕망(Desire)의 개혁이다.

제네바 교회의 회의록을 통해서 16세기에 평신도들이 어떻게 종교개혁을 이해했고개혁된 교회생활을 해나갔는지를 배웠다구교의 1000년 통치에 익숙했던 사람들이 어떻게 종교개혁을 수용하며 개혁교회를 세워갔는가이런 질문에 대한 답이 바로 제네바 교회라고 할 수 있다제네바 교회의 지도자 칼빈은 이민자였다외국인들타문화권의 사람들에 대해 적개심을 품고 행동하는 제노포비아(genophobia)가 극심하던 그 시절에 프랑스의 신학자가 스위스 제네바로 이민 가서 어떻게 교회를 세웠을까칼빈은 제네바 시의회와 엄청난 갈등을 겪으면서 제네바를 바꾸고 교회를 세웠다그 힘이 어디서 나왔는가그 힘은 오직 말씀에 대한 신앙으로부터 나왔다.

칼빈은 강단에서 선포하는 말씀과 편지를 통한 설득 그리고 오늘날의 데모와 비슷한 일까지 하면서 개혁 교회의 권위를 지켜내고 종교개혁을 이루었다그는 죽기 5년 전에야 비로서 제네바의 시민권을 얻을 수 있었다그전에는 영주권을 가진 이민자로 제네바에서 살았다칼빈은 이민자였고 시민권이 없는 외국인이었다그는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집행권이 전혀 없던 사람이었다모 매체에서 칼빈을 살인자라는 타이틀로 기사를 썼는데 그것은 칼빈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말하는 오해이다외국생활을 조금만 해보아도 알 수 있듯이칼빈은 이민자였고 신앙의 힘외에는 다른 힘이 없던 외국인이었다칼빈은 이민자 목사로서 오직 신앙으로만 일할 수 있었을 뿐이었다.

이민 목회자 칼빈의 개혁은 한 마디로 인간이 가지고 있는 욕망에 대한 개혁이었다종교개혁은 사실 종교라는 말이 없는 개혁(Reformation)’이다종교개혁은 사실 사회 전반에 대한 개혁이었다가톨릭도 그당시 자신들의 종교개혁을 했고그결과 오늘까지 생존하고 있다종교개혁은 인간과 사회 전반에 대한 개혁이었다.

그런데 중세 말엽에 구교에서 일어나고 있던 일들이 오늘날 개신교회에서 일어나고 있다오늘날의 교회가 종교 개혁의 원리와 실천에 대해서 무식해 진 것은 아닌가기독교 강요에서 칼빈은 인간을 세 가지 언어로 표현하고 있다첫 번째 표현은 인간은 무지하다는 표현이다인간이 알면 얼마나 알 수 있는가하나님 앞에서 누가 감히 지식을 논하겠는가칼빈의 표현대로 인간은 무지하다두 번째로 인간은 허영심이 많다인간은 ‘vanity’ 즉 허영을 추구하는 존재이다세 번째로 인간은 변덕이 심하다인간은 이런 저런 이유로 변한다.

이 모든 인간에 대한 표현을 한마디로 하면 욕망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개신교 종교개혁은 한마디로 인간의 욕망(desire)에 대한 개혁이다욕망이라는 말은 갈망이라고도 번역될 수도 있는 중립적 개념의 언어이다욕망(desire)에는 거룩한 갈망(pious desire)도 있다중세시대 인간의 갈망 혹은 욕망이 너무 왜곡되었기에 그것을 개혁한 것이 종교개혁이다욕망에 대한 개혁은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 만민공동회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육체적 욕망에 대한 개혁인간에게는 사랑하고 싶어 하고그것을 표현하고 싶어하고유지하고 싶은 욕망이 있다구교는 이런 인간을 욕망을 참지 못하는 존재들이라고 비판했다개혁자 루터는 사실 이런 인간의 욕망을 개혁하려고 했다루터에 의하면 인간의 성적 갈망 혹은 욕망은 하나님이 주신 것이다이것을 무조건 억누르고 금기시 하는 것은 바른 일이 아니다인간의 갈망을 억누르면서 구교에서 얼마나 많은 흑암의 역사가 있어 왔는가굳이 여기서 말하지 않아도 다 아는 일이다.개혁자들은 인간의 욕망에 대한 문제를 개혁하는 측면에서 목사도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루게 함으로 인간의 욕망을 주안에서 절제시키고자 했다그런데 오늘날은 어떤가육체적 욕망을 절제하기 위해 세워진 결혼과 가족이 욕망의 촉진제가 된 것 같이 보인다결혼과 가족이 목회의 족쇄가 되어서 물질적 부패의 원인이 되고 있다.

 

부의 욕망에 대한 개혁: 17세기에 오면서 구교 국가들과 개신교 국가들 사이에 현격한 국력 차이가 생긴다이것은 개신교가 소명론과 만인제사장설에 근거한 청빈한 그리스도인이라는 시민관을 탄생시켰기 때문이었다종교개혁자들은 청빈의 개념을 강조했다그런데 오늘날 한국교회는 돈 없는 개척교회 목사 무시하고대형교회에서 월급 많이 받는 목사를 부러워 하게 되었다부에 대한 욕망에 사로잡혀 살아가는 교회와 교회 지도자들의 모습이 오늘날의 모습이다부의 욕망에 다시 사로잡혀 있는 것이다.

영적인 갈망에 대한 개혁로마교는 사제 의존적이었다칼빈의 예배개혁으로 예배는 모든 성도들의 예배로 개혁되었다개혁자들은 개인의 영성과 함께 공동체의 영성을 강조한다공동체와 개인이 함께 하는 예배의 영성을 물려주었다그런데 사제 중심적 예배를 개혁한 개신교의 예배가 다시 목사 의존적 예배로 변질 되었다.

종교개혁은 갈망 혹은 욕망에 대한 개혁이다그런데 현재 우리는 개혁 이전의 왜곡된 욕망에 휘둘리고 있다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는 이 즈음에 우리의 욕망과 갈망에 대한 개혁이 다시 일어나야만 한다마지막으로 이 교수는 인간이 욕망을 가진 연약한 존재임을 인정하고 하나님을 높일 때,욕망을 통제하는 개혁이 가능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 토론회를 마치고 단체사진

정치깡패 목사의 욕망을 통제할 장치가 없다.

이 교수의 강의 후에 참석한 모든 분들이 개혁이라는 주제로 발언하며 토론을 이어갔다이규현 목사(화성 은혜의 동산교회)는 종교 개혁을 이야기 하면서 우리가 돌아가야 할 곳은 어딘가라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다고 하며 현주소는 번영신학인데 여기서 탈출하여 종교개혁의 신학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고 했다.

합동교단의 어느 목사는 제네바는 토론문화에 기초한 개혁을 추구했는데 한국교회는 토론문화가 없다고 했다합동 총회에 참석해보면 중요한 안건을 정치부나 행정부에서 결정하면 끝이고 진지한 토론은 없다고 했다또한 종교개혁의 유산은 권징의 유산인데 오늘날의 한국교회는 권징을 상실했다고 하며합동측 총회에는 목회자 윤리규정도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합동 교단 소속 목회자들의 칼부림이 나서 한사람은 9시간 수술하고 또 한사람은 8시간 수술 받았다고 하며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나는 것은 합동 총회 헌법에 목회자 윤리 규정이 없고그 규정에 따른 권징시스템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이런 이유로 교단의 정치깡패 목사를 통제할 아무런 장치가 없다고 안타가워 하며 한국교회가 과연 권징을 다시 회복할 수 있을까라고 문제제기를 하기도 했다또한 전병욱 목사 사건이 총회에서 다루어 질 때 총대들 가운데 눈물을 흘리며 교회를 걱정하는 분들이 많았다고 전하며그럼에도 불구하고 총회는 종교개혁의 정신은 상실한 채교단 정치의 원리에 함몰되어 버렸다고 주장했다.

토론회을 듣고 있던 어느 원로 장로는 나의 종교가 개혁되어야 한다고 했다내 중심의 신앙에서 예수님이 중심이 되는 신앙으로 개혁되어야 가정과 교회와 교단과 한국교회와 이 나라와 민족이 개혁될 것이라며그 무엇보다도 나의 종교 개혁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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