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교육 이대로 괜찮은가? 한국복음주의 실천신학회(회장: 양병모 박사)신학교육과 실천신학이라는 주제로 한국교회의 신학교육 문제를 진단하며 대안을 제시하는 한국복음주의 실천신학회 제30회 학술 대회를 대전 침례신학대학교에 지난 7일 가졌다. 학회장 양병모 목사의 인도로 시작된 개회 예배는 이승진 목사(합신대)가 기도하고, 배국원 목사(침신대 총장)가 이사야601절 말씀으로 일어나 빛을 발하라는 제목으로 설교하고, 박성환 목사(웨신대)가 광고하고 설교자의 축도로 마쳤다.

▲ 이명희 박사가 발표하고 있다.

한국교회의 제반 문제는 신앙적 실천의 부족함

1주제 발표자로 나선 이명희 박사(침신대)“21세기 한국교회를 위한 실천적 신학교육 제안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이 박사는 한국교회의 제반 문제는 실상 신앙적 실천의 부족함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하며, 실천적 신학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박사에 의하면, 전통적으로 신학은 실천보다는 이론이 우위에 있다고 여겼다. 역사와 상황보다는 계시를 우선시하였으며, 역사와 상황과는 무관하게 계시의 진리성을 추구하였다. 그리고 계시의 진리성을 역사와 상황에 적용하는 입장을 택하였다. 하지만 실천(praxis)’은 신학의 대상이 될 뿐만 아니라 신학적 질문을 제기해줌으로써 신학 하는 동기를 부여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실천신학은 학문으로서의 다른 신학이 제시하는 가치를 점검하고 그 본질을 해석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그러므로 신학이 실천적 성격을 간과한다면 하나의 학문으로서는 성립되나 진정한 신학은 될 수 없다. 이 박사는 실천신학은 학문적 신학의 한 부분(part)이며 완성(completion)”이라고 주장하며 신학에 있어서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실천적 가치로 신학을 가르치라!

실천신학은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신앙의 반성적, 비판적 고찰이며, 신앙인의 실천이 하나님의 말씀에 기초했는지를 검증하는 것이다. 실천신학은 이데올로기로서의 신학적 명제에 대하여 비판적 기능을 갖기에 교회갱신에 대한 책임을 갖는다. 기독교의 참 모습과 교회의 본질과 사명에로의 끊임없는 반성과 조율 그리고 전망이 실천신학을 통해 주어짐을 알아야 할 것이다.

실천적 신학교육이란 신학 수업에서 모든 교과목이 지니는 실천적 의미를 적극적으로 수행하도록 하는 방안을 찾는 것을 의미한다. 신학교육의 일차 대상인 신학생들이 차후 10-15년 후에 적용할만한 것을 가르쳐야 한다. 이 박사는 전통적으로 실천신학의 범주에 들어 있는 교과목에 대해서도 실천신학이 가지는 특별한 가치에 비추어 다루어야 하고, 여타의 신학수업 과정 가운데 제시하는 과목들에 대해서도 실천적 가치를 접목시켜서 다루어야 한다고 했다.

▲ 발표하는 김순성 박사

목회는 말씀(text)과 상황(context) 가운데서 일어나는 프락시스(praxis)

두 번째 주제 발표자로 나선 김순성 박사(고려신대원)실천 지향적 신학교육의 근간으로서의 공동체 영성훈련이라는 주제로 발표함으로 참가자들의 많은 관심과 토론을 불러일으켰다. 김 박사는 목회란 변치 않는 하나님의 말씀(text)과 변하는 상황(context) 속에 있는 실존들과의 만남과 소통을 다루는 프락시스라고 정의하면서 다음과 같이 발표를 이어갔다.

프락시스(praxis) 즉 실천행위로서의 목회의 일을 감당하도록 부름 받은 자가 목회자이며, 이를 위해 목회자를 교육하고 훈련하는 곳이 신학교이다. 주지하고 있는 바와 같이 오늘날 신학교에서 시행되고 있는 신학교육의 기본 패러다임은 종교개혁 직후 17-8세기 계몽주의 시대에 서구에서 확립된 제도이다. 최고의 권위를 성경(text)에 두고 인간의 이성(理性)이 중심이 되어 거기서 이끌어낸 교리, 즉 이론을 목회현장(context)에 적용하는 연역적 방식의 교육 패러다임이다. 19세기에 이르러 슐라이어마허(F. Schleiermacher)에 의해 신학의 실천현장인 교회 및 실천(praxis)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과 함께 실천신학이 비로소 하나의 독립된 분과로 분류되었지만, 아직 대다수 한국 신학교의 신학교육 방법론은 여전히 연역적 패러다임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특별히 보수전통의 신학교는 교육의 무게중심을 늘 변치 않는말씀(text)에 두어 왔고, 그 말씀이 적용되는 현장(context) 변하는실존과 그들을 둘러싼 상황에 대한 관심은 언제나 부차적이고 소극적인 경향을 보여 왔다.

▲ 학술대회가 열리고 있다.

19세기 전통적 패러다임에 갇혀있는 21세기 신학교육

전문성이 요구하는 다변화된 시대에 대부분의 신학교육은 신학적 기본소양을 갖춘 목회자 양성이라는 전통 패러다임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즉 교육의 목표가 획일화된 목사양성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는 것이다. 시대가 요구하는 현장의 필요와 요구와 상관없는 전통방식의 신학교육을 답습하고 있다는 말이다. 교육이 임하는 방식 또한 개인중심의 패러다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러 연구 결과들에서 공통적으로 제기되는 신학교육의 문제점은 한 마디로 목회현장과 괴리된 실천성과 전문성의 결여 그리고 인성함양과 영성훈련의 미흡으로 요약된다. , 목회자를 양성하는 신학교육이 목회현장의 필수적이고 핵심적인 두 가지 필요, 즉 사역에 있어서 실천능력 그리고 사역자의 인격과 영성형성에 공히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신학교육이 당면한 근본문제는 목회 현장과의 괴리이다. 이는 신학교육에 있어 이론과 실천의 분리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다시 말해서 기존의 신학교육이 내용과 방식에 있어서 실천현장과 분리된 채 이론중심의 경향을 보여 왔음을 말한다.

왜 이런 현상이 초래되고 있는가? 여기에는 실천신학적 관점에서 두 가지 심각한 오류가 내재되어 있다. 첫째는 이론과 실천을 분리시켜 별개로 생각하는 오류이고, 둘째는 신학교육의 방식에서 신학교 강의실에서 배운 신학이론을 목회현장에 가서 적용하는, 이른 바 이론에서 실천으로"라는 연역적 방식의 방법론적 오류이다. 신학교육의 방식이 이런 패러다임에 머물고 있는 한, 실천 지향적 신학교육은 비현실적 기대에 불과하게 된다. 실천신학적으로 이론과 실천은 분리될 수 없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 이론과 실천은 하나로 통합되어있다. 실천 속에 이론이 있고, 이론 속에 실천이 있다. 그러므로 바른 이론이 바른 실천을 낳고, 바른 실천 속에 바른 이론이 있다. 현장과 괴리된 신학교육이란 근본적으로 여기에서 기인한다. 그러므로 실천 지향적 신학교육은 신학이론과 실천이 분리된 것이 아니라, 하나로 통합된 것임을 인식하는데서 출발한다. 교회를 위한 실천적 학문으로서 모든 신학(이론)은 실천(목회)을 지향하고, 모든 실천은 신학을 지향한다는 것이 그 핵심 원리이자 출발점이다.

▲ 학회를 마치고 기념사진

귀납적 사고와 연역적 사고가 역동적으로 통합되는 신학 교육이 필요하다.

이 원리는 이론을 다루는 모든 신학분야, 즉 성경신학, 조직신학(교의학), 역사신학도 그대로 적용된다. 모든 신학이론은 실천(현장)을 지향해야 한다. 오늘의 목회현장과 괴리된 채, 시대를 초월한 보편적 진리의 일방적 선포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이를 위해서는 모든 이론분야의 신학이 이 말씀(진리)이 오늘의 상황에 어떤 의미가 있는가?’라는 질문과 함께 목회현장과의 끊임없는 소통 속에서 연구와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할 때, 모든 신학이론이 이론 자체를 위해서가 아니라, 현장과 실천에 초점을 맞추어 다가가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실천신학 분과의 교육은 어떤 방식으로 수행되어야 하는가? 실천신학이 설교, 교육, 상담 등 목회적 실천행위를 연구대상으로 삼기에 여기에는 어떻게(how to)'의 방법론적 측면이 필수적으로 다루어져야 하지만, 동시에 바른 실천을 가능케 하기 위해서는 바른 이론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목회적 실천행위 속에 바른 신학, 바른 이론이 배제될 경우, 그 실천은 교회적 실천과는 무관한 종교적 기능 내지 기술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실천(현장)에서 시작하여, 이론으로, 이론에서 다시 실천(현장)으로의 귀납적 사고와 연역적 사고가 역동적으로 통합되는 신학 교육이 필요하다. 이런 통합적 실천신학 방법론을 통해 우리는 이론과 실천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는 위험과 오류에서 벗어날 수 있다. , 규범적 차원에만 강조점을 두면서 연역적 방식의 연구와 교육으로 치우치는 보수신학의 오류와, 규범적 차원은 도외시한 채 경험적 차원에만 강조점을 두는 귀납적 연구와 교육방식으로 치우치는 진보신학의 오류를 탈피할 수 있다고 본다.

김순성 박사는 이런 균형 잡힌 실천신학 모델을 통해 이론과 실천 간의 긴장과 균형을 추구하는 연구와 교육이 시행될 때, 진정한 의미에서 이론과 실천의 통합을 통한 실천 지향적 신학교육의 가능성이 열리게 될 것이라고 말하며 실천 지향적 신학교육을 향한 주체적인 방향들을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전문화를 지향하는 교과과정”, “인턴십을 통한 현장실습 강화”, “실습교육을 통한 실기 연마의 강화”, “실천 지향적 방법론 중심의 교육교육연한 연장방안그리고 마지막으로 공동체 영성훈련이다.

김 박사는 21세기 목회상황은 급변하고 있는데 신학교육은 19세기의 전통 패러다임 속에 여전히 머물러 있다고 안타까워하며 다음과 같이 결론을 맺었다. 신학교육이 당면한 목회현장과의 괴리라는 고질적인 문제를 극복하고, 현장성과 실천성을 겸비한 교육을 시행하는 것은 한국교회의 미래가 걸린 중대한 사안이다. 하지만 이 일은 결코 간단한 작업이 아니다. 오랜 기간 지속적인 과정과 노력이 요구되는 일이며, 신학교를 넘어 개 교회와 교단 총회와 범교단적 차원의 연대를 통한 공동체적 노력이 요구되는 과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학교가 그 일차적인 책임을 면할 수 없다. 그 동안 신학교가 이 일에 대해 무책임하게 대응해 온 것에 대한 깊은 반성과 자기성찰이 요구된다. 특별히 본격적인 쇠퇴기에 들어선 오늘의 상황에서 한국교회의 다음 세대를 위해 모든 신학교가 사활을 걸고 현안에 대한 대책을 시급히 강구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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