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일부 목회자들과 관련된 상식으로도 용납되지 않는 불미스러운 사건들, 특히 최근 발생한 목회자들끼리의 칼부림 같은 사건들의 발생원인은 목회자의 성격장애라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사단법인 교회갱신협의회는 20목회자의 성격장애와 목회 윤리라는 주제로 서현교회(김경원 목사)에서 긴급하게 세미나를 열어 날마다 갱신되어야 하는 목회자들의 목회 윤리를 점검하고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 발표하는 이관직 교수

발표자로 나선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의 이관직 교수는 목회자의 성격장애 이해와 치유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이 교수는 인지, 감정, 대인관계의 기능, 그리고 충동 조절 능력의 네 가지 영역에서 두 가지 이상 병리적인 증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날 때 현대 정신 의학은 이를 성격 장애로 진단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이런 병리적 성격 장애는 성경적 관점의 죄성을 가진 인간과 많은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며, 목회자의 성격장애를 다음과 같이 다섯 가지로 제시했다.

1) 경계선 성격장애 (분노조절장애)

안타깝게도 최근의 목회자 칼부림 사건에서 당사자들은 나름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 자신의 공격성과 충동성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없었다. 극도의 분노가 느껴지는 것은 경계선(borderline) 성격장애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경계선 성격장애의 특징은 한마디로 불안정”(instability)이다. 경계선 성격장애자들의 대인관계는 좋은 사이가 갑자기 틀어지고 나쁜 사이로 변하는 것이 특징이다. 화해할 때는 기분이 급변해서 너무 쉽게 화해하기도 한다. 이것은 어린 아이의 심리적 특성이다.

목회자도 인간관계에서 분노를 경험한다. 가족 관계에서 혹은 성도들과의 관계에서 혹은 각종 회의에서 분노를 느낄 수 있다. 일단은 목회자도 인간인 이상 분노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을 목회자 자신이나 성도들이 인정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분노를 어떻게 인식하고 적절하게 표현하느냐 하는 것이다. 건강하지 못한 목회자는 설교를 통해 자신의 억압된 분노를 표현하면서 선지자저긴 설교를 하고 있다고 착각 할 수 있다. 목회자는 분노를 적절하게 조절하면서도 정황에 맞게 표현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2) 자기애성 성격장애

교만은 낮은 자존감이란 동전의 또 다른 한 면이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 중에서 능력이나 성취도가 뛰어난 사람들은 전반적으로 그들의 삶 가운데 자기애성 성격장애라는 죄악이 만연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과대망상(grandiosity of self)과 자기중심성, 그리고 공감의 결여가 특징인 이 장애는 쉽게 고쳐지지 않는 성격적인 결함이자 죄악이다. 자기중심적인 목회자는 양들과의 관계에서도 이기적인 목회를 한다. 겉으로는 그렇지 않다고 착각하지만 실제로는 양들의 아픔에 공감할 줄 모르며 양들에게 상처를 주고도 인식조차 못할 수 있다. 자기애성 성격장애자는 대인관계에서 자신에게 유익이 되는 사람들에게만 접근하여 관계하며 그 유익성이 떨어지면 그들을 멀리하고 더 이상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질투와 부러움은 자기애성 성격장애의 대표적인 한 증상이다. 투기와 질투는 주로 대인관계에서 발생한다. 상대방과 자신을 비교해서 그가 자신보다 더 낫게 보이거나 더 많이 가지고 있거나 더 많이 성취했다고 생각할 때, 상대방을 부시고 싶거나 상대방의 것이 자신의 것이 되었으면 하고 바라는 것이다. 인격이 성숙하지 못한 목회자는 동료 목회자들과의 관계에서 혹은 담임목사와 부교역자 사이에서 투기나 질투를 경험할 수 있다. 이 역동성은 부교역자가 담임목사보다 더 설교를 잘하고 영향력을 끼칠 때, 동기 목회자가 자신보다 훨씬 좋은 조건의 교회에서 사역하고 있을 때, 혹은 자기보다 못하다고 여겼던 목회자가 더 존귀한 위치에 올라서게 될 때 생길 수 있다. ‘함께 기뻐하는마음 보다는 냉소적이며 비판적인 마음이 자리하게 될 때 목회자들은 그 마음이 건강한 마음이 아니라는 사실을 하나님 앞에서 인정하고 자신의 문제들을 솔직하게 내어놓고 치유 받아야 할 것이다.

▲ 교회갱신과 목회윤리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3) 연극성 성격장애

자랑하고 싶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은 인간의 보편적인 마음이다. 특히 아이들은 이 같은 마음을 갖고 성장한다. 그러나 어른이 이런 마음을 갖고 있다는 것은 다른 문제이다. ‘성인아이들의 이슈 중 하나는 성장 과정에서의 인정과 관심의 결핍이다. 특히 목회자들은 자신이 대인관계에서 여전히 자랑하고자 하는 욕구와 인정과 관심을 받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게 남아 있는 성인아이는 아닌지 스스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동료 목회자들 모임에서 자신의 교회가 얼마나 급성장하고 있는지, 헌금이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 침이 마르도록 자랑하는 목회자는 심리적으로 미성숙한 사람이다. 이런 목회자는 다른 목회자들의 삶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으며 매우 개교회주의적인 목회를 한다.

타교회로부터 설교 부탁을 받아 설교할 때 자신의 목회 업적이나 자신의 경력 등을 언급하는데 설교 시간의 많은 부분을 할애하는 목회자는 연극성 성격장애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다른 성격장애들도 아울러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이와 같은 이슈들을 가진 목회자들은 자신의 실제 모습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는 능력이 약하거나 아예 부재하다는 점이다.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의 핵심이슈들 중의 하나는 인정욕구였다. 그들은 외식하는 자들이었다. 그들의 구제와 금식과 기도는 다 사람들에게 보이려고하는 것이었다. 그들은 연극성 성격장애자들이었다. 이것을 극복하려면 은밀한 중에 보시는 하나님에 대한 의식이 필요하다. 하나님이 인정해 주시는 목회자가 되려고 할 때 사람들의 시선과 관심을 내려놓을 수 있다. 우리의 눈을 보이지 않는 분에게 고정하자!

4) 반사회성 성격장애

적절한 권위에 대해 무시하거나 인정하지 않는 특징을 가진 성격 장애는 반사회성 성격장애이다. 이 성격장애를 가진 사람은 타인의 인격성을 인정할 줄 모르며 적절한 사회적 기준에 부합된 행동을 하지 않는다. 또 오히려 사회와 타인을 공격하고 상처를 입히며 법을 준수하지 않는다. 목회자의 경우는 선배 목회자나 동료 목회자에 대한 적절한 존경심을 표현할 줄 모르며 오히려 무시하고 공격하며 정치적으로 음해하거나 매장하려고 온갖 술수를 부린다. 노회나 총회의 결정에 대해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행동하며, 또한 갈등이 있으면 쉽게 교회를 분열시켜나가는 목회자들은 반사회성 성격장애적 인성을 가진 이들이다. 이들은 목회자에게 권위를 부여하신 하늘 아버지를 거역하는사람들이며 하나님께서 주신 성경의 가르침을 무시하고 하나님께 도전하는 목이 곧은 사람들이다.

반사회적이며 싸이코패스적인 사람들이 사회적으로는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싸이코패스라고 해서 감옥에 갈만큼 사회병질적인 것은 아니다. 사회적인 명망이 있고 심지어 업적으로는 인정을 받는 CEO들이나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적지 않은 사람들이 싸이코패스적인 사람들이라는 연구가 이미 나와 있다. 그러나 교회 공동체나 교단의 지도자들이 싸이코패스적이면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목회자들의 재교육과 아울러 정기적인 심리검사를 받아 목회자들의 정신건강 상태를 점검하며 필요시 심리적인 치료를 받도록 하는 제도적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5) 편집성 성격장애

편집성 성격장애를 가진 목회자는 성도들과의 관계에서 피해 의식과 불신 의식을 강하게 갖고 있어 자기개방을 거의 하지 않으며 강한 방어기제들로 자신을 보호하는 증상을 나타낸다. 그리고 상대방이 자기에게 입힌 피해나 상처에 집착하며 기회가 있으면 보복하려는 심리를 갖고 있다. 이런 목회자는 성도들과 치유 적이며 목회적인 관계를 형성하기가 어려우며 성도들의 가벼운 농담조차 잘 수용할 줄 모른다. 그들이 조금이라도 자신의 목사로서의 권위가 손상되는 말을 할까봐 매우 방어적인 자세를 취한다.

이런 목회자는 자신도 불행하고 성도들도 불행하다. 불완전한 세상과 교회 환경에서 사역하는 목회자들은 인간관계에서 때로는 자신이 원치 않게 상처를 줄 수도 있고 상처를 받을 수도 있는 존재임을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대인관계에서 좀 더 모험적인 자세를 취하고 자신을 점점 개방해 가는 노력과 훈련을 할 때 성도들은 목회자의 삶을 보고 배울 수 있다. 또한 그들에게 가까이 다가감으로써 관계를 통해 그리스도 안에서 변화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건강한 목회자는 개인적인 삶에서나 목회적인 삶에서 위기를 만날 때에도 완전히 좌절하지 않는다. ‘하나님의 섭리적인 개입을 믿고 바라며 기다린다. 사람을 의지하는 것보다 하나님에게 궁극적인 소망의 닻을 내림으로써 풍랑 속에서도 두려움을 극복하고 삶을 포기하거나 목회를 포기하지 않는다. 과거의 내러티브와 현재의 내러티브를 연결 지어 해석함으로서 미래의 내러티브를 소망적으로 쓸 수 있는 신앙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다. 더 나아가 종말론적인 하나님의 나라가 도래하는 그 날을 대망하면서도 현재의 삶에서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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