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현구 목사(서울영동교회담임)

당신은 누구입니까?’ 이렇게 물으면 우리는 우리의 이름을 댑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시몬에게 주신 베드로란 새 이름을 주셨습니다. 이렇게 새 이름을 주신 것은 시몬으로 하여금 새 이름이 상징하는 새로운 존재가 되었음을 알게하고, 또 그 이름이 뜻하는 존재로 살아야 함을 기억하게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예수님은 신앙을 고백하는 시몬에게 큰 돌이란 의미의 베드로란 새 이름을 주셨습니다. 그런데 이 이름은 시몬에게만 주어진 것이 아닙니다. 성도들을 산 돌’(벧전 2:5)이라고 불렀으니, 예수님을 믿는 사람이 다 영적 의미에서 베드로인 셈입니다. 이는 마치 우리를 영적 의미에서 이스라엘이라고 부르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가 누구인지 알려면,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새 이름을 알아야 합니다. 그 새 이름의 첫째 의미는 부서뜨리는 돌이 되라는 뜻입니다. 시몬이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신앙을 고백했을 때 주님은 베드로란 이름을 주셨습니다. 시몬의 고백은 시이저를 주로, 로마제국을 하나님 나라로 여기는 그 시대의 이념과 가치란 거대한 우상을 부서뜨리는 돌의 역할을 한 것입니다. 마치 느부갓네살 왕의 꿈에 나타난 거대한 신앙을 뜨인 돌이 된 것과 같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창조 질서와 다르게 세워진 것들을 거부하고 무너뜨리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이 세상을 살면서 우상들을 무너뜨리는 뜨인 돌이 되어야 합니다.

새 이름의 둘째 의미는 짓는 돌이 되라는 뜻입니다. 주님은 시몬에게 베드로란 이름을 주시면서 내 교회를 짓겠다고 하셨고(16:18), 성도들을 산 돌로 부르시면서 신령한 집을 짓겠다고 하셨습니다(벧전 2:5). 그 집은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는 집이며, 천국 열쇠를 가지고 천국의 문을 여는 집입니다. 이 집은 죄와 악이 넘실대는 오늘날 우리가 사는 삶의 현장에서 세워져야 할 시간과 공간과 공동체를 의미합니다. 하나님의 뜻이 실현되는 영적인 집을 우리의 마음과 삶과 가정과 일터와 세상에 세워야 합니다. 우리를 그런 집을 세우는 짓는 돌이라고 부르신 것입니다.

우리는 누구입니까? 한편 우상을 파괴하는 뜨인 돌이면서, 한편 신령한 집을 세우는 짓는 돌입니다. 창조 질서에 반하는 사상과 가치와 조직을 마음과 삶의 자리에서 허무는 돌이면서, 하나님의 뜻에 맞는 가치와 공동체를 마음과 가정과 세상에 세우는 짓는 돌입니다. 오늘날 이런 돌의 역할을 하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새 이름을 통해서 우리가 누구인지 다시 기억합시다. 그리고 먼저 내 마음과 가정과 교회와 일터에서 베드로로서 살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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