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은주 박사, 한국교회의 북한선교 지형도 분석

윤은주 박사(평화통일을위한기독연대 사무총장, 뉴코리아 대표)는『한국교회와 북한인권운동』이라는 저서를 통해 한국교회의 북한선교 패러다임을 분석했다. 지난 8일 숙대입구의 어느 한 정식 집에서 있었던 기자회견에서 윤 박사를 만났다. 윤 박사가 연구한 한국교회의 북한 선교 지형도는 보수적 대북관(반공주의적 대북관), 진보적 대북관(햇볕정책으로 대변되는 대북관)과 보수적 선교관(북한교회 재건에 집중), 진보적 선교관(구조개혁을 통한 선교 추구)에 의해서 4가지로 그려진다.

▲ 기자회견하는 윤은주 박사

한국교회의 북한선교 지형도

A 유형은 보수적 선교관과 보수적 대북관을 가지고 북한선교활동을 펼쳐온 보수적 단체들의 활동에 해당한다. 모퉁이돌선교회, 두리하나선교회, 열방빛선교회, 한기총 등이다.

B 유형은 진보적 선교관을 기반으로 보수적 대북관을 가지고 활동하는 기독교사회책임과 북한정의연대의 활동이다.

C 유형은 진보적 선교관과 진보적 대북관을 가진 북한선교단체로서 NCCK, 기장, 기감, 예장 통합 등이다.

D 유형은 보수적 선교관과 진보적 대북관을 가진 북한선교단체로서 기하성과 예장 합동이 이에 해당한다. 또한 개신교를 배경으로 활동하는 대북지원 NGO 들 역시 여기에 속한다.

보수와 진보로 대립하는 세상의 대북정책

일반적으로 진보적 대북관을 가진 정치세력들은 햇볕정책으로 대변되는 북한 지원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지한다. 그러나 보수적 대북관을 가진 단체들은 핵폭탄을 만들고 핵실험을 계속 해 대는 북한에 대한 지원을 부정적으로 생각한다. 따라서 일반적 정치세력들은 대북 관계에 있어서 협력이라는 단어를 찾아보기 매우 힘들다. 우리 사회의 북한인권운동은 대북정책에 대한 정치적 의견과 북한 인권을 바라보는 시각이 갈리면서 보수와 진보가 철저하게 대립하는 경향을 보여 온 것이 사실이다.

북한 선교를 위한 보수적 교회와 진보적 교회의 연합과 수렴 현상

그러나 윤 박사의 연구에 의하면, 1970년대부터 시작된 한국교회의 북한 선교 운동은 1980년대를 거쳐 1990년대로 들어서면서 진보적 교회와 보수적 교회가 다양한 모습으로 연합하고 있다고 한다. 보수적 교회가 진보적 연합단체에 속해 대북지원에 참여하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보수적 선교관에 입각해 국내외에서 포교활동을 하던 교회들이 자유권 중심의 북한인권운동과 북한민주화운동에도 참여하고 있다고 보고한다. 보수적 선교관을 표명하는 교회가 대북지원에 참여하거나 진보적 선교관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자유권 중심의 북한인권운동에 참여하는 등 보수와 진보의 이분법으로는 한국교회의 북한 선교를 설명하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윤 박사는 또한 한국교회의 북한인권운동에는 장기간에 걸쳐 보수와 진보의 수렴현상과 교차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한다. 이러한 현상이 일어난 이유에 대해 그녀는 북한 현지에서의 지원 활동, 탈북민 보호를 위한 중국과 제3국에서의 활동, 그리고 국내 탈북민 정착 지원 활동 등과 같은 다양한 현장 중심의 활동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기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윤 박사는 현장 중심 활동의 궁극적 에너지는 결국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에 입각한 생명 사랑, 영혼 사랑의 힘이 아니었겠냐고 전했다.

▲ 기자회견 현장

한국교회, 통일 대한민국을 위한 유일한 희망

한국교회의 북한선교활동에서 나타나는 이런 현상들을 연구해 볼 때, 한국교회는 북한인권을 놓고 보수와 진보가 대립하는 정치적 갈등에 휩싸이지 않고 현장 중심의 진정성 있는 인권운동을 지속해 나갈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한국교회에서 남남갈등을 극복하고 남북화해를 이룰 수 있는 희망의 빛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피와 땀을 흘리며 통일을 기도해왔던 한국교회는 이제 무엇을 더 해야 할까? 바야흐로 민족화합을 위한 제3의 길을 찾아야 할 때이다. 지역갈등과 보수 진보 갈등으로 피투성이가 된 이 나라 정치 풍토 속에 복음의 빛을 발해야 할 때이다.” 윤 박사는 이 일이 한국교회를 향한 새로운 시대적 소명이라고 주장하며, 이 일을 행할 수 있는 것은 한국교회 밖에는 없다고 진단한다. 한국교회의 북한선교에서 통일 대한민국의 희망을 볼 수 있다는 북한 전문가의 연구보고이다. 끝으로 윤 박사는 한국교회가 통일 대한민국의 희망이 되기 위해서는 현실 정치에 이용당해서는 안 되고, 세상의 정치를 말씀의 가치로 이끌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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