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형렬 목사 (호주 울릉공 한인 장로교회 담임, 코닷 연구위원)

영적인 배고픔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가지고 살다보니 사실은 배고픔이 무엇인지 잘 알지 못하는 시대를 삽니다. 세계 곳곳은 부족한 것들로 가득한데 우리는 많은 것에 배불러 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나 사실은 배고픔이 필요합니다. 문제는 우리가 채워져 있다고 하는 이런 거짓 메시지들입니다. 실은 없는 데 있는 줄 알고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것이 정말 심각한 문제입니다.

그러나 영적으로 채워지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사실 우리는 영적으로 채움받는 은혜를 종종 누립니다. 말씀을 깨달으면서, 삶의 자리에서 주시는 은혜들을 경험하면서 단순히 인식적인 만족이 아닌 참된 기쁨을 얻기도 합니다. 문제는 여기에서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그것이 나를 만족하게 하고 다 채워졌다고 오해하게 만들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말씀은 선 줄로 생각하는 자는 넘어질까 조심하라는 경고를 우리에게 주십니다. 그것은 우리가 채워지지 않는다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분명 우리는 채움의 은혜를 얻고 삽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것에 만족하고 안주한다면 우리의 채움은 결국 우리를 굳어 버리고 그저 잘 되었다고만 생각하게 만드는 함정이 되어 버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배고픔의 은혜를 아는 것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어제 저녁 잘 먹고 오늘 아침 잘 챙겨 먹어도 다시 저녁이 되면 배가 고프고 또 채워야 된다는 간절한 욕구가 찾아 오는 것은 그래서 참 소중한 우리의 삶인 듯 합니다. 어떤 분은 배고픔을 은사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으시더군요. 그런 것 같습니다. 충만한 자리에서 배고픔을 안다는 것, 일어선 자리에서 넘어질 수 있다는 경계심을 가지는 것, 너무 그러다 보면 만족을 몰라 불만족에 살 위험은 있으니 어느 정도의 시간을 만족으로 즐거워할 줄도 알아야 겠지요. 그러나 배고픔이 필요합니다.

말씀을 묵상하며 오늘 다시 배고픔의 자리로 가야 한다는 깊은 열정을 느낍니다. 주신 은혜도 많고 감사도 많았던 새 해의 첫 달을 보내면서 다시 배고픔의 자리에서 시작하고자 합니다. 그것이 내 인생을 새롭게 할 수 있는 지혜라 여기고 영적인 배고픔을 다시 느끼면서 새로운 준비들, 새 마음들을 잘 붙들고 살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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