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병만 목사(열방교회 담임목사, 코닷운영위원장, Th. D.)

새 학기를 앞두고 서울에 있는 큰 교회들은 지방에서 올라오는 기독대학생들을 모시기(?) 위해 분투노력하고 있다. 장학금을 주고 머물 수 있는 학사를 준비해서 그럴듯한 미끼를 던져 교회에 안착시키기위한 온갖 방법들을 총 동원하고 있다. 스스로 찾아 오기를 바라며 방관하고 있는 것 보다 훨씬 바람직한 일이지만, 정작 교회 안에 있는 다음 세대를 위해서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가를 묻고 싶다. 물론 그렇지 않는 교회도 많지만, 다른 목장의 양들을 데려오는데 힘을 쏟기보다는 맡겨진 목장의 양들을 잘 키우는 것이 급선무가 아닐까?

최근에 다음 세대가 교회에서 사라지는 것을 인식한 목회자들과 기성교회 성도들이 걱정은 하지만, 진작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과 대안은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6,70년대만 해도 교회 안에는 유년주일 학교와 청소년부에 미래의 꿈나무들이 너무 많아서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몰려오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까 고민하였다. 사실 전도도 병행했지만 전도 보다는 교육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에 더 많은 심혈을 기우렸다. 그 결과 어린세대는 기성세대의 좋은 신앙의 본을 받아 반듯하게 자랐고, 어디에 가서나 신앙생활을 잘해서 조금도 걱정이 없었다. 더욱이 시골이나 농어촌 그리고 소도시에서 대 도시로 학업을 위해서 유학을 가면 머물고 있는 집이나 학교 근처에 있는 교회를 망설임 없이 정하고 훈련도 받으면서 봉사도 잘하여 학교를 졸업하고 난 후에도 그 교회에 좋은 직분자들이 되었다. 또한 목회자로 헌신하여 훌륭한 사역자가 되기도 했다.

신학대학이나 신대원에서는 학생들을 모집하는데 별 문제 없이 좋은 인재들을 모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신학과와 신대원에 학생들을 모집하는 일도 쉽지 않은 모양이다. 비근한 예로 2016년 우리 신대원 입학시험에 지원한 사람이 모집 인원보다 1명 더 와서 경쟁도 하지 않고 합격하게 되었고, 수준 미달로 인하여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18명이 덜 모집되는 초유의 사태도 벌어졌다. 경쟁률이 많고 적음의 문제가 아니라 질 높은 지망생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서글픈 현실이다. 그것은 교회 안에 다음 세대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반증이다. 주일학교가 없는 교회가 반수 이상이 되었으니, 신학대학원을 졸업해도 일할 곳이 많지 않게 되고 당연히 입학하려는 사람도 줄고 있다. 더 나아가 어린이들을 위한 좋은 사역자가 없으니, 주일학교와 SFC는 더 심각한 상태에 빠지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주일학교와 학생수가 줄어드는 것은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있을 수 있다. 요인을 찾아서 하나씩 해결을 한다면 가능성이 있다.

그 요인을 분석해 보면, 먼저 각 가정이 자녀들을 많이 낳지 않고 핵가족이 되었기 때문이다. 결혼도 30대가 되어서야 하니 자녀들을 많이 낳을 수 있는 환경이 안 되는 것도 사실이다. 저출산은 이집트의 바로의 산아제한 법에 굴복한 불순종의 결과이며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거역한 결과이다.

그 다음에는 교회가 다음세대 교육을 위해서 투자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교육은 백년대계인데 기성성도들을 양육하고 제자화하는 일에는 심혈을 기우렸는데, 주일학교를 위해서는 신앙교육을 등한히 했다. 세 번째 이유는 신앙교육보다 학교교육을 더 중요시하고 우선시했기 때문이다. 3, 3 때 신앙생활을 게을리 하면서도 좋은 고등학교나 대학에 들어가면 그것을 더 귀하게 여기고 칭찬하고 홍보한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을 하면 10명 중에 1명만 신앙생활을 하게 되는 꼴이 되었다. 7,80년대에는 대학 캠퍼스 안에 학생선교단체(Parachurch movement)가 왕성했다. 대학교나 심지어 고등학교까지 기독 동아리들이 활발하게 활동을 했었다. 열심히 전도도 하여 캠퍼스 안에서 그리스도를 영접하고 인생이 역전된 학생들이 부지기수였다. 그러나 지금은 고등학교까지 교회 생활을 한 학생들도 조차도 대학에 들어가면 신앙생활을 졸업 하게 되고 교회에 대해서 냉담해진다. 그리고 점점 기독 동아리의 멤버들은 줄어들고 있고 어떤 학교에는 기독 동아리가 명맥만 유지하는 곳이 많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가정에서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쉐마교육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자녀들에게 부지런히 가르치지 못하고(6:4-9) 먹고 사는 의식주 문제만 해결하는 수준에서 한 세대를 보냈기 때문에 그렇게 질 높은 부모세대의 신앙을 전수하는데 실패했다. 신앙교육이 교회 안에서만 이루어지면 지금과 같은 꼴이 된다. 이것은 기성세대가 자녀교육에 대해 등한히 한 결과인데. 성경은 그들은 내 백성이 되겠고 나는 그들의 하나님이 될 것이며, 내가 그들에게 한 마음과 한 길을 주어 자기들과 자기 후손의 복을 위하여 항상 나를 경외하게 하고, 내가 그들에게 복을 주기 위하여 그들을 떠나지 아니하리라 하는 영원한 언약을 그들에게 세우고 나를 경외함을 그들의 마음에 두어 나를 떠나지 않게 하고 내가 기쁨으로 그들에게 복을 주되 분명히 나의 마음과 정성을 다하여 그들을 이 땅에 심으리라(32:39-41)고 약속했다.

부모와 기성세대가 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사역은 자기후손 즉 다음세대에 영원한 언약을 세우고 하나님 경외하는 것을 마음에 두어 하나님을 떠나지 않도록 해야 하는 가정의 신앙전수교육이다. 유대인들은 이 말씀을 기억하고 4200년 동안 조금도 흔들림 없이 자녀들에게 신앙을 그대로 전수함으로 인하여 가정과 회당 그리고 학교와 국가 전체가 더 건강하고 튼튼하게 되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신앙이 단절되지 않으니 나라와 민족이 더 부강하게 되고 자자손손 그 신앙이 계승되고 있다.

이제 우리도 다음 세대의 신앙전수를 위해서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할 때다. 이렇게 가면 연결고리가 끊어져 많은 교회들이 문을 닫게 되고, 좋은 신앙의 재목들을 잃어버리게 된다. 구라파나 북미 교회가 쇠퇴의 길을 걷게 된 것은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핵심요인은 결국 젊은이들을 잃어버리고 그 브리지가 끊어져 신앙이 계승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도 그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올바른 신학과 신앙 계승을 위해서 기성세대가 정신을 차리고 노력해야 한다. 여호수아가 살던 시대에는 하나님을 경외하고 세속화에 물들지 않았지만 그 시대 즉 가나안 정복 시대가 끝나고 무사태평시대가 오면서 신앙은 급속히 변질되고 젊은 세대들은 하나님을 떠나고 교회를 떠나게 되어 사사시대가 도래하게 되었다. 오늘 이 시대가 바로 사사시대와 같이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다음 세대가 너무나 창궐하고 있다. 젊은세대는 세속화에 깊이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다. 교회와 가정으로 돌아가 자녀들을 양육하고 믿음의 대를 이어가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사람들은 자조 썩힌 목소리로 그래도 교회는 희망이다라고 하지만 교회를 이루는 다음 세대가 없어지면 희망이 아니라 절망이 되고 만다. 다음세대의 신앙 전수는 하나의 프로그램이 아니라 교회의 본질적 사역이 되어야 한다. 그렇게 턴(Turn)하지 않으면 이 땅에 아름다운 교회당은 점점 다른 용도로 사용되는 공간으로 바뀌어 나갈 것이다. 문화공간이나 이단집단들의 아지트가 되고 말 것이다.

신앙은 반드시 다음세대로 전수되어야 하고 계승되어야 한다. 기성세대를 제자화하여 성숙한 그리스도인으로 살도록 하는 것도 정말 중요하지만, 가정에서 자녀들을 제자화하여 다음세대로 대가 끊어지지 않도록 하는 사역은 더 중요하고 긴급한 사역이다. 한국교회는 절대 절명의 위기 가운데 처에 있다. 기성세대가 경험한 부흥에 도취되어 안일한 생각으로 현실에 안주한다면 한국교회의 미래는 너무나 암담하다. 부모와 기성세대가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가진 것을 다음 세대를 위해 과감하게 투자할 때 다음세대는 요원의 불길처럼 다시 피어오르게 될 것이다. 그 날을 꿈꾸며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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