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나 부모일 수 없습니다.

▲ 이성구 목사 /시온성교회

끔찍합니다. 다시 떠올리기가 싫습니다. 아버지가 아들을 죽입니다. 시신을 훼손합니다. 일부는 화장실에 버립니다. 봉지에 싸서 냉장고에 시신을 넣어둡니다. 그 곁에서 부모는 치킨을 시켜 먹습니다. 들킬 가능성이 보이니 지인의 집으로 시신을 옮깁니다... 기막힌 일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대학교육 많이 받기로 유명하고, 물질적으로도 잘사는 나라로 꼽히는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습니까?

경찰이 엊그제 22일 부천 초등생 아들 시신 훼손 사건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내용은 끔찍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 아버지는 축구, 헬스로 다져진 몸무게 90의 건장한 사람. 그런 몸을 가진 아버지라는 사람이 오랜 기간 무자비한 학대를 반복해 저질렀고, 사건 전날에도 아들 최 모군(당시 7)을 마치 권투하듯 폭행했다는 것입니다. 최군은 아버지의 지속적인 학대로 발육이 제대로 되지 않아 사망 당시 16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두 살 아래 여동생(18)보다 몸무게가 가벼웠다는 사실까지 드러났습니다. 어느 기자의 말대로 아버지가 아니라 짐승이었습니다. 아니, 짐승이라고 하면 누구를 지칭하는지 구체적으로 밝히라고 온갖 짐승들이 데모를 벌일 것 같습니다. 짐승보다 못한 존재라고 말해야 정확할 것입니다. 그런 아버지를 어머니는 어떻게 했는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범행을 알고 있었고, 그러면서도 그냥 그렇게 인생을 살아갔습니다. 어머니도 어머니라 할 수 없는 비정상적인 인간의 모습을 보였습니다. 더 이상 어머니이기를 포기한 사람이었습니다.

아버지라는 사람이 저지른 반인륜적인 행위는 21일에도 일어났습니다. 경기도 광주시의 한 아파트에서 40대 가장이 부인과 자녀 2명 등 일가족 3명을 둔기로 살해한 뒤 경찰에 직접 신고하고서 경찰이 도착하기 전 자신도 창문으로 떨어져 버렸습니다. 열한 살 딸은 안방 이불 위에서 곰인형을 끌어안은 상태로, 열여덟 살 아들은 자기 방 이불 위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살해 이유가 불면증이라니 이런 일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그냥 어이가 없습니다. 역시 1.22일에는 7개월 된 아들을 바닥에 던져 두개골 골절상을 입힌 20대 초반의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고 합니다. 부모가 아니라 원수입니다. 성경이 말하는 기본적인 인간상마저 바꾸어야 할 판입니다. “여인이 어찌 그 젖 먹는 자식을 잊겠으며 자기 태에서 난 아들을 긍휼히 여기지 않겠느냐? 그들은 혹시 잊을지라도 나는 너를 잊지 아니할 것이라 (이사야 49:15).” 성경은 부모가 자식을 혹시잊을 수 있음을 암시했지만 지금 세상은 자식마저 자주잊어버리는 부패한 본성을 수시로 노출하고 있습니다.

아동학대 신고 건수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20121943, 20131376, 지난해 17791건으로 나타났다. 2004년부터 2013년까지 신고 된 아동학대는 총 95622건으로 집계됐습니다. 하루 26건씩 신고가 접수된 셈입니다. 놀라운 점은 아동학대의 87%가 부모에 의해 가정에서 이뤄진다는 사실입니다. 자식들을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하는 부모가 많다는 방증일 것입니다. 내 소유물이니 내 마음대로 한다는 생각이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 것입니다. 아무나 부모일 수 없는 세상입니다.

하나님의 선물인 자녀를 사랑해야 부모입니다.

자식을 훈계할 줄 아는 부모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반드시 두 가지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자녀는 부모의 소유물이 아님을 인정하는 것과 모든 일에 사랑으로 훈계한다는 정신입니다. 학대가 자리할 틈이 없습니다. 하나님을 알고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을 아는 자만이 부모노릇도 제대로 할 수 있습니다. 이 시대 앞에 부모노릇 하는 법도 가르쳐야 할 책임이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습니다. 할 일이 태산 같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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