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주의 교회는 항상 깨어 개혁을 추구해야 한다

개혁주의 교회는 항상 깨어 개혁을 추구해야 한다

2016년도 춘계노회가 다가오고 있다. 노회는 각 교회가 상정한 안건들을 다루고 처리하는 기관이다. 나아가 총회에 올릴 총회적인 안건들을 미리 논의하고 준비한다. 따라서 노회와 총회를 앞두고 교회의 지도자들은 교회의 부흥과 갱신을 위해 기도하며 진지한 생각과 논의로 미리 준비해야 한다. 목사 장로들이 전교회적(총회적)인 일에는 별 관심도 생각도 없이 지내다가 총회에 참석하면 구경꾼이나 거수기 노릇이나 하다가 끝나는 경우가 더러 있다.

개혁주의 교회는 계속 개혁을 생각하고 개혁을 도모하는 교회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도 모르게 침체에 빠지거나 자기만족 속에서 화석화돼버릴 수 있다. 그리고 개혁주의 교회는 단순히 정통교리의 수호와 그 해설에만 사명을 가진 듯 교리에만 치중해서는 안 된다. 그 신학과 신앙고백의 역동성이 교회와 신자들의 삶 속에 구현되어야 하고, 나아가 창조적이고 생산적인 열매를 맺어야 한다.

이런 역동성과 열매가 없는 신학은 근본주의 보수신학에 불과하고 쉽게 바리새주의로 전락한다. 따라서 교회는 성경의 교훈과 성경적 원리에 따라 예배와 사역과 행정 등 여러 가지 부분들을 살펴 개혁과 갱신을 도모해야 한다. 진정한 개혁은 진리의 말씀이 신자들의 생활 속에 심겨지고 열매가 맺힐 때 이루어진다. 그리고 개혁주의 신학은 내적인 영역에서 뿐 아니라 교회의 정치, 권징, 행정, 목회적 돌봄 등 모든 영역에서 그 능력이 나타나야 한다.

목사와 장로는 전체 교회를 총촬해야 할 직무가 있다

그래서 목사 장로들은 교회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여러 가지 일들에서 개혁하고 갱신해야 할 일들이 있는지, 또 어떻게 하면 교회가 교회다워지고 진정한 부흥을 이룰 수 있을지 항상 생각하고 기도하며 노력해야 한다. 특히 정치나 행정 분야에서는 매너리즘에 빠져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일들이 관행이라는 핑계로 관심 없이 지나기 쉽고 그러다가 타락하거나 실수할 수 있는 여지도 많기 때문에 개혁적인 정신으로 교계를 두루 총촬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구체적인 연구와 논의가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고신총회에서 평소에 종종 거론되고 있는 몇 가지 사안들을 나열해보고자 한다.

1. 가장 자주 거론되는 문제는 역시 총회나 노회의 재정문제다.

과연 총회가 교회의 존재목적과 사역목표에 합당한 재정운영을 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우선 낭비가 많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다. 지나치게 회의비나 여비가 많이 지출되고 있다. 심지어 여비나 회의비 명목으로 돈을 나누어가진다는 악성루머가 떠돈 것도 어제 오늘의 소문이 아니다. 전화나 이메일 등으로 충분히 의논하고 끝낼 수 있는 작은 일들도 꼭 회의를 모여 처리하는 관행도 문제다.

또 상비부나 각종 위원회와 기관들이 너무 많다는 것도 재정 낭비의 큰 요인이 되고 있으며, 더구나 각 위원회나 이사들의 수가 과연 적절한가 하는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 예를 들어 유지재단, 교육원, 해외선교부 이사회도 이사 수가 9명 내외면 되지 않겠느냐는 의견들이 있다. 이런 이사들과 위원들의 수만 줄여도 재정낭비를 크게 줄 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여비를 아예 없애자는 강한 주장도 일찍부터 있어왔다. 혹은 여비를 완전히 없애지 못한다면 총대들의 여비는 각 교회가 부담하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들도 많다.

재정지출문제와 직결돼 있는 문제 중 하나는 상회비다. 고신총회는 어느 교단보다 상회비 부담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줄일 수 있는 방법도 계속 모색해야 한다. 총회가 정책의 우선순위를 잘 적용하여 개체 교회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은 대폭 줄이고, 그리스도의 3대 사역인 교육과 선교와 봉사에서 연합이 필요불가결한 정책들만 선택하여 집중하는 것이다. 상회비를 책정하는 기준도 연구가 필요하다. 대개 세 가지 헌금(십일조, 감사, 주일헌금)을 기준으로만 하고 있는데, 세례교인수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여론들도 있다.

또 근년에 더 심하게 확산되고 있는 일 중 하나는 시찰회비라는 명목을 만들어 상회비로 둔갑시켜 이를 무리하게 부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시찰회비가 교회의 존재목적에 합당한 비용으로 지출되는 것이 아니라 주로 시찰부 회원들의 회식과 여행비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교회갱신운동단체들은 이것을 한국교회 목사 장로들이 타락했다는 중요한 증거로 거론하고 있다.

2. 총회 총대수가 적절한가?

교단의 교세에 비해 총회 총대수가 너무 많다는 이야기들도 계속 거론돼 왔다. 우리나라 국회도 300명 수준인데 중소교단의 총대수가 500명이 넘는다는 것은 여러 가지 낭비의 요인이 되고 있다. 물론 총대수를 줄이자는데 반대하는 주장도 있다. 총대수가 적으면 몇몇 정치꾼들이 총회나 노회를 좌우지 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장로교의 중심치리회는 노회임으로 총회 총대수가 많을 필요가 없고 많아서도 안 된다는 의견들이 다수다. 그리고 총회 총대를 노회단위로 동일하게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노회의 교세가 크다고 해서 총대수를 많이 보내는 것은 큰 노회가 작은 노회를 다스리게 되는 근본적인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는 것이다. 당회가 그러하듯 각 노회는 독립적이고 상호 동등한 치리회로서의 권한을 갖는다. 그런데 노회가 크다고 해서 총대를 많이 파송하는 것은 장로교정치의 기본이념에 맞지 않다는 주장이다.

3. 목사의 임직이 교회의 부름(공동의회의 결의) 없이 가능한가?

지금까지 대부분 교회들은 부목사를 장립할 때나 청빙할 때는 당회의 결의로 한다. 그런데 집사나 권사의 임직도 공동의회의 투표로 성령의 내적 부르심을 확인하는데 어찌 목사를 세우면서 이 부름을 확인하지 않고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심지어 다른 교단들 중에는 청빙여부와 관계없이 목사를 장립하는 경우까지 있다.

그리고 목사의 경우는 그 어느 직분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목사후보생을 추천할 때부터 공동의회의 결의로 해야 한다는 주장도 일찍부터 있어왔다. 목사후보생은 당회장의 추천을 받은 사람을 노회가 살펴 추천하도록 돼 있으나 대개 당회장은 공동의회의 결의나 심지어 당회의 결의도 없이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것이 관행이다. 개인적으로 하다보니 추천을 요청하는 교인의 요구를 거절할 수가 없다.

그래서 아무런 검증을 받지 않은 채 신학교에 입학하게 되고 그 목사후보생의 모든 문제는 신학교가 다 책임져야 하는 이상한 구조가 돼버린다. 하여간 현재 한국교회의 가장 큰 문제는 아무나 목사를 세운다는 것이다.

4. 신학교의 독립문제다.

본보가 가장 자주 거론해온 문제다. 이것은 신학적으로 실제적으로 총회의 가장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신학교는 교회이고 교회 안에 있는’ - ‘있어야 하는기관이다. 그런데 신학교가 종합대학교 안에 있다는 것은 교회론으로 보면 확실히 잘못돼 있는 구조다. 따라서 신학교는 대학으로부터 반드시 독립되어야 한다.

기독교대학이라도 대학은 교회와 운명을 같이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신학교는 교회가 있는 한 존재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이 문제는 진지하게 토론되고 하루속히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지금 고신총회의 분위기는 완전 독립은 어려움으로 서울이나 서울 가까운 곳으로 이전하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것이 신학교의 정체성을 지키는데 얼마나 도움이 될는지는 알 수 없다. 할 수만 있다면 수도권으로 이전함과 동시에 대학원대학교로 독립하는 것을 목표로 총회가 뜻을 모아야 한다.

이런 문제들 외에도 교회의 진정한 부흥과 개혁을 위해 논의해야 할 문제들이 많으리라고 생각한다. 교회는 끊임없이 문제의식을 가지고 깨어 있어야 한다. 그래야 타락의 홍수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을 지킬 수 있다. 우리 교회는 개혁주의 신앙을 신봉하고 추구하는 교회다. 교회를 교회되게 하고 개혁주의 교회상을 정립하는데 언제나 최선을 다해야 한다. 개혁주의가 교리주의로 끝나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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