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성진 선교사

주님이름으로 문안드립니다.

그동안 변함없이 저희를 위해 염려와 기도를 해 주신 가운데, 하나님의 특별하신 인도하심이 있었습니다. 몇 년간 저희의 선교적 상황에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당분간 사역지가 아프리카에서 한국으로 변경되게 된 것입니다.

제작년 부터 총회선교부(예장고신)로 부터 연구개발국장 직을 맡아달라는 요청이 여러차례 있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부족하여 적합한 인물이 아니라는 생각과 이곳 사역지의 사정이 있어서 계속 고사를 해 왔습니다. 그러다가 올해 초까지 진행된 여러 가지 변화들과, 하나님께서 주시는 확신으로 결국 본부에서 요청하는 직책을 수락하기로 했습니다.

구체적인 절차로 총회선교부는 제가 10년 이상 아프리카 현지에서 섬겨왔던 아프리칸 리더십과 동역 선교사들에게 총회선교본부사역을 위하여 파견을 요청하는 초청장을 보내었으며, 이곳에서는 저희부부를 3년간 한국에 파견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주일(36)에 동역선교사들이 저희들을 한국으로 파송하는 예배를 드렸습니다. 한국교회에서 아프리카로 파송을 했는데, 지난 15년 이상 아프리카에서 배우고 사역하면서 성장한 저를 이제는 아프리카가 한국으로 파송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아프리카 기독교는 20세기 후반부터 급속도로 성장해서 현재 전세계 신자들 4명 중에 한 명은 아프리카신자 들입니다. 1970년에 세계 신자 열명중 한명이던 때에 비하면 엄청난 발전입니다. 이런 아프리카를 하나님께서는 세계복음화를 위해 준비해 오신 것입니다.

그동안 저는 아프리카에서 사역하면서 지역선교와 글로벌 선교에 대하여 늘 강조해 왔습니다. 특히 아프리카가 21세기 세계선교에 매우 중요한 자원이라고 가르쳐 왔습니다. 대부분의 대륙에서 기독교가 약화되는 가운데 아프리카에서는 기독교 부흥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하나님께서는 일제식민시대와 한국동란을 겪었던 한국을 세계선교를 위해 쓰신 것처럼, 긴 세월 고통을 겪었던 아프리카를 세계선교를 위해 쓸 것이라고 외쳐왔습니다.

지금까지 아프리카의 영성이 세계로 뻗어나가야 한다고 가르쳐 왔던 제가, 이제 스스로 아프리카 기독교의 소산이 되어 세계를 섬기는 총회선교부 본부에 부름을 받고 한국으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지금 저희 부부는 3차 선교여행을 마치고 예루살렘으로 돌아가던 바울의 심정을 느끼고 있습니다. 선교지에 있었지만, 조국교회가 위기에 있고 앞으로 조국교회가 선교에 기여할 힘이 미약해져 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한국교회가 몸부림을 치고 있지만, 힘들어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례로, 교회에 어린 세대들의 수가 급격히 줄었고, 복음을 위하여 생애를 바치고자 하는 젊은 층들도 부족합니다. 목회나 선교에 지원하는 인원들이 줄고 있습니다. 선교지에도 이미 젊은 선교사들은 별로 오지 않고 40세 가까이 혹은 그 이상 되신 분들이 신임선교사로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교회가 살아야 세계선교도 살 것입니다. 선교가 살아야 한국교회도 살 것입니다. 본국자원이 제한되어 가는 때에, 선교적 역량을 더 효과적으로 만들어 선교지의 변화가 한국교회에 도리어 위로와 격려를 줄 수 있는 상황이 된다면, 역으로 한국교회의 재부흥에 기여할 것입니다. 이런 시대를 준비하면서 선교지를 재정비하고 구조조정을 하고 자원을 효과 있게 사용할 수 있도록 연구하고 개발해야 할 것입니다.

이런 시대적 요구와 선교지들과 한국교회의 상황을 생각하면 과연 저 같은 사람이 이일들을 감당할 수 있을까 의문입니다. 또 본부와 세계에서 선교하시는 여러 선교사님들께 짐이 되지나 않을까 두려움도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있기에 주님 뜻에 순종하며 믿음으로 소망 중에 나아가려고 합니다.

15년 이상을 아프리카에 살다가 한국에 들어가서 일할 때 상당한 문화충격이 예상됩니다. 이미 아프리카의 시간체계, 생활방식, 대인관계, 사역방식 등 아프리카 상황 속에 너무나 적응되어 있기에, 아프리카가 익숙하고 편한 저희 가족에겐 한국이 외국이며 선교지입니다.

이를 위하여 빠른 시일 내에 한국생활과 사역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지금까지의 사역을 여러 동역자들의 도움에 맡기고 정리하고 나아가면서도, 나의 땅 아프리카를 떠나는 발걸음이 편치 않습니다. 생명 같은 동역자들의 얼굴과 앞으로 그분들의 노고를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집니다. 주님의 은혜와 그 생명의 말씀에 아프리카를 의탁 드립니다.

그동안 저희들의 아프리카 사역을 위하여 여러분들께서 기도와 후원을 해 주셨습니다. 지금까지 조금이라도 좋은 열매가 있었다면 다 하나님의 긍휼하심과 현지 동역자들 선교사들의 헌신, 그리고 여러분들의 기도와 후원 덕분이었습니다. 세계선교를 섬기는 새로운 선교지, 한국본부사역을 할 때에도 계속해서 기도와 후원을 당부 드립니다.

주후 201638일 남아프리카에서 전성진 황애영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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