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기완 장로 /부산동일교회

한상동 목사는 분리주의자입니다라고 누가 말한다면 대부분의 성도들은 아니 그게 무슨 말입니까그건 말도 안 된다는 듯 놀라며 의아해 하실 겁니다 그러나 이 말은 어제 오늘 나온 말이 아니라 오래 전부터 어느 교단의 역사 교수에 의해 끊임없이 거론되어져 온 말입니다 실제로 혈연, 지연, 학연, 등 본능적으로 동질성을 추구하는 우리들에게 분리라는 이 단어는 이질, 독선의 의미가 있어 그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들리는 것이 사실입니다 필자는 역사학자도 아니요 교수도 아니며 더구나 목사도 아니지만 우리 고신을 사랑하는 평신도의 한 사람으로써 나도 한 마디하고 싶은 마음에서 이 펜을 들었습니다.

우리 모두가 잘 알다시피 이 문제 시작의 역사적 배경은 해방 직 후 일어난 일로 일제치하에서의 신사 참배 문제와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제 해방이 되자 목사님들 중, 신사참배에 참여한 것은 한국교회를 지키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으므로 그 정당성을 주장하는 분들과 신사 참배는 하나님의 말씀을 거역하는 행위이므로 먼저 공식적으로 하나님께 회개하고 우리 함께 교회의 역사를 새로 시작하자는 분들과의 주장 차이에서 문제가 시작된 것이었습니다. 또 한 사건은 한 때 다른 교단과 합동을 했다가 우리 고신의 순수성을 지켜야겠다는 마음에서 다시 환원을 했던 사실이 있습니다 이 두 역사적 사실이 한상동 목사는 분리주의다 라고 주장하는 근거가 된 것 같습니다.

역사란 우리가 아는 바대로 사건 그 자체는 객관적일 수 있지만 그 사건을 기록할 때는 어쩔 수 없이 그 역사를 기록하는 자의 주관이 들어갈 수 밖에 없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역사는 언제나 힘 있는 다수의 소유물이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힘 있는 그 다수의 주장은 기정사실화 될 수 밖에 없었고 우리의 역사는 대부분 그렇게 만들어져 왔습니다. 안타깝게도 한상동 목사는 분리주의자라고 주장하는 분들의 그 수가 많아 힘이 있는 반면 그 반대에 있는 분들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 분리주의자 라는 말은 얼핏 들으면 부정적으로 들리지만 자세히 음미해보면 그 속엔 굉장한 긍정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이 말에는 용기, 선택, 결단과 같은 좋은 뜻이 담겨져 있습니다.

우리 기독교의 역사는 어떻게 보면 분리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조상대대로 우상을 섬기던 고향땅 갈대아 우르를 떠나야 했던 아브라함이 그랬고 시위대장 보디발의 집을 떠나 감옥으로 가야 했던 요셉이 그랬으며 로마 카톨릭 교회의 교권을 피해 다녀야 했던 루터와 칼빈이 그랬습니다. 애굽의 지배를 벗어나 낯선 가나안 땅으로 가야했던 이스라엘 백성들의 여정이 그랬고 기독교 박해를 피해 평생 햇빛을 보지 못하고 지하동굴에 살아야 했던 카타콤 신도들의 삶이 그랬으며 신앙의 자유를 찾아 미지의 신대륙에서 험한 개척의 삶을 살았던 청교도들이 그랬습니다. 그들은 모두 육신적으로 편히 살 수 있는 삶의 터전 고향집을 버리고 힘들고 고된 분리주의자적인 삶을 택했습니다 오늘 우리는 아무도 그들을 분리주의자라고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그들을 보면서 우리는 이 세상에서 편안히 살면서 구별된 삶을 살지 못하는 자신들을 되돌아보곤 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기독교인들은 어쩔 수 없습니다. 우리는 이제 운명적으로 분리주의자적인 삶을 살 수 밖에 없습니다 술을 마시는 친구와 같이 술을 마시면서 그들을 전도할 수도 있지만 술을 마시지 않고도 아름다운 삶을 사는 우리들을 보여줌으로 그들을 인도할 수 있습니다. 요즘은 교회마다 매년 총동원 전도 주일을 지킵니다. 그 때마다 우리 장로님 권사님들은 모범적으로 불신자들을 많이 데려와야 하는데 오히려 새신자들이 더 많은 사람들을 데려옵니다. 안타깝게도 나이 많은 우리 장로님 권사님 주위엔 이제 술친구 세상친구가 없습니다. 모두 믿는 친구밖에 없습니다. 나도 모르게 우리는 지금 분리주의자적인 삶을 살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분리주의자이다’ ‘아니다이런 문제로 더 이상 시시비비를 따지는 덧없는 논쟁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지금도 로마 카톨릭 교회(구교)는 우리 기독교(신교)를 향하여 분리주의자 혹은 이단자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아무도 이에 개의치 않습니다. 우리 속에 그리스도의 영이 있으면 그리스도의 사람이요 그리스도의 영이 없으면 그리스도의 사람이 아닐 것입니다. 우리 모두 이 시대 마지막 남은 자, 그루터기가 되어 우리 선배들이 물려준 이 아름다운 신앙을 잘 간직하고 더욱 잘 가꾸어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이 일에 우리들의 온 힘을 모으는 우리 고신이 되었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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