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직목사기념강연회, 강압과 고통을 견디지 못해 신사참배한 분들 우상숭배자라 비난할 수 없다

()한경직목사기념사업회와 ()슈페리어재단이 주관하는 2016 한경직목사기념상 시상식 및 기념강연회가 지난 20일 영락교회 베다니홀에서 열렸다. 3회 한경직목사기념상 시상자로는 선교부분에서 십자가선교회 안일권 목사가 봉사부문에서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회 김선태 목사가 각각 선정되었다.

한경직목사기념상은 1992년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하게 종교계의 노벨상이라고 하는 템플턴상을 수상한 바 있는 한경직 목사의 삶과 정신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되었다. 이 상은 기독교정신을 바탕으로 헌신적으로 활동하는 국내외의 단체들을 선교부문, 봉사부문, 교육부문, 애국부문으로 구분하여, 매년 각 부문별로 단체 혹은 기관을 선정하여 각각 상패와 ()슈페리어재단에서 출연한 후원금으로 각 부문별로 5천만 원을 수여한다.

▲ 한경직목사기념강연회가 열리고 있는 영락교회 베다니홀

시상식 후에 2016 한경직목사기념강연회가 김명혁 목사(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 한경직목사기념사업회 이사)의 사회로 손봉호 박사, 전병금 목사, 이영훈 목사, 최이우 목사, 박용규 교수, 임석순 목사, 지형은 목사가 각각 발표하는 7개의 주제 발표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특별히 첫 번째 주제발표자인 손봉호 박사는 한경직 목사와 우상숭배라는 강연을 통해 한경직 목사님이 우상을 숭배하신 것이 아니라 오늘 우리가 우상을 숭배하고 있지 않은지라고 하며, 오늘날의 우상숭배에 대한 반성과 회개를 촉구했다.

손 박사는 강압과 고통을 견디지 못해서 신사참배한 분들을 우상숭배자라고 비난할 수없다며, 우상의 형상이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강압에 의하여 절하는 것은 엄격한 의미에서 우상숭배는 아니라고 말했다. 손 박사는 바울 사도의 말씀을 빌려, “신사가 신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핍박에 못 이겨 그 앞에 절하는 것이 우상숭배가 아니라 하나님 말씀을 어겨가면서도 물질을 탐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우상숭배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구체적으로 돈을 하나님보다 더 중시하는 돈의 우상, 권력의 우상, 명예의 우상, 쾌락의 우상, 그리고 개교회를 하나님 보다 더 중시하는 우리 교회 우상을 섬기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고 지적했다. 손 박사는 신사참배를 그렇게 비판하고 우상숭배에 대해서 매우 민감한 고신교단 지도자들과 교인들도 예외가 아니라며. 신사참배한 분들을 우상숭배자라 하기 전에 현재 우리의 우상을 타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손봉호 박사의 주제발제 전문이다.

▲ 손봉호 박사가 강연하고 있다.


 

한경직 목사와 우상숭배

손봉호 박사(고신대학교 석좌교수,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한경직 목사님은 1992429일에 템플턴상을 받으셨는데 그해 618일 수상감사 예배에서 나는 일제시대 때 신사참배를 한 죄인입니다, 이런 죄인이 어찌 이런 상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하고 공개적으로 고백하고 회개하셨습니다. 많은 그리스도인들에게 큰 충격과 감동을 주었습니다.

제가 속한 고신교단은 신사참배 문제로 설립되었습니다. 한국 장로교 역사에서 부끄러운 분열의 역사가 그 때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여기서 고신교단을 대표할 위치에 있지도 않고 그럴 자격도 없습니다. 그러나 오늘 행사의 준비위원회에서는 제가 고신교단에 속해 있기 때문에 저를 이 자리에 세우셨기 때문에 한경직 목사님의 신사참배와 우상숭배의 문제를 짚고 넘어가는 것이 적절하지 않나 합니다.

제가 아는 한 고신교단 일부에서 한때 한 목사님의 신사참배를 문제 삼은 일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크게 확대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곽선희 목사가 사석에서 한 목사님에게 들은 이야기로는 한 목사님이 실제로 신사참배를 하신 것이 아니고 신사참배를 요구하면서 생명을 위협하는 일경에게 자신은 폐병으로 이미 죽은 거나 마찬가진데 죽음을 왜 두려워하겠냐고 대답하셨고 그 때문에 석방되셨다는 것입니다. 신사참배 하지 않겠다고 한 마디로 거절하지 않고 구차하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석방된 것은 신사참배 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후회하셨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곽 목사는 한경직 목사님이 실제로 신사참배를 한 것이 아니라 한 마디로 거부하지 못한 것을 신사참배로 간주하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일단 한 목사님 자신이 신사참배한 죄인이라고 고백하시고 공개적으로 회개하셨으니 우리로서는 그 분이 신사참배라고 간주하신 것을 하셨다고 이해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그 고백과 회개가 좀 일찍 있었더라면 더 좋았지 않았을까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템플턴 수상 축하와 같은 명예로운 상황에서 그런 고백을 하신 것이 그 아쉬움을 보충하고도 남는다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관계해서 우리는 우상숭배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눈에 보이는 형상을 숭배하는 것을 우상숭배로 알고 있고 그것은 제 2계명의 문자적인 해석입니다. 그러나 바울 사도는 우상은 그 자체로 아무 것도 아니라 했고(고린도전서8:4) 이사야도 그런 뜻으로 우상을 조롱하였습니다(이사야 44장 등). 사람이 그런 형상에 신적 능력이 있다고 착각하기 때문에 우상이 된 것이지 그 형상 자체가 신적인 능력을 갖고 있지 않는 것은 분명합니다. 신이라고 믿고 그 앞에서 절하는 것은 분명히 우상숭배이지만 그것이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강압에 의하여 절하는 것을 엄격하게 말해서 우상숭배라 할 수 있는지는 의심의 여지가 있습니다. 오히려 사람들 앞에서 용감하게 믿음을 지키지 못한 것이 잘못임은 분명하나, 마음으로 하나님을 부인하거나 하나님 외에 다른 신이 있다고 믿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순교자에 대해서는 깊이 존경하고 흠모하지만 강압에 못 이겨 순교하지 않은 사람을 정죄하고 비판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강압과 고통을 견디지 못해서 신사참배한 분들을 우상숭배자라고 비난할 수는 없습니다. 진정한 의미에서 우상숭배를 한 것이 아니니까요.

그런데 바울 사도는 골로새서3:5과 에베소서5:5에서 탐심은 우상숭배라 했습니다. 바울이 말하는 탐심은 특히 물질에 대한 욕망, 배금주의(mommonism)라고 주석가들이 해석합니다. 하나님보다는 물질에 더 의존하는 것은 돈을 신으로 간주하는 것이므로 우상숭배라 할 수 있습니다. 신사가 신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핍박에 못 이겨 그 앞에 절하는 것이 우상숭배가 아니라 하나님 말씀을 어겨가면서도 물질을 탐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우상숭배라 할 수 있습니다. 말로, 그리고 공적으로는 돈이 아니라 하나님을 믿고 하나님만이 유일한 신이며 하나님만이 자신의 안전을 보장해 준다고 선언하면서도 실제의 행동으로는 하나님보다 돈을 더 의지하는 것은 분명히 우상숭배입니다. 말과 생각이 아니라 행동이 마음의 진정한 반영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오늘 한국교회에는 우상숭배자들이 매우 많은 것 같습니다. 여기에는 교계 지도자들도 예외가 아닙니다. 교회의 돈을 횡령하고 교회를 세습하는 것은 성경의 가르침에 어긋나고 세상사람 앞에서 하나님을 욕되게 하고 복음전파를 방해하는 것이 분명한데도 감행하는 것은 돈이 우상이 되어 있고 그 돈을 하나님보다 더 중시하는 것입니다. 물론 돈 외에도 한국 교인들과 교회 지도자들 가운데는 권력, 명예, 쾌락을 하나님보다 더 추구하는 사람들이 있으며 그들도 우상숭배자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자신들이 속한 개 교회를 하나님 보다 더 중시하는 우리 교회 우상을 섬기는 사람들이 매우 많습니다. 하나님 말씀에 어긋나도 자기 교회 성장에 도움이 되면 감행하고 하나님께 영광이 되어도 자기 교회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으면 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여기에서는 신사참배를 그렇게 비판하고 우상숭배에 대해서 매우 민감한 고신교단 지도자들과 교인들도 예외가 아닙니다.

그런 점에서 한경직 목사님이야 말로 돈, 명예, 권력 같은 우상에 절하지 않는 순수한 그리스도인이었으며 지도자였습니다. 철저히 검소하게 생활하시고 자식에게 땅 한 평, 집 한 칸, 저금통장 하나 남기지 않고 떠나심으로 그는 오직 하나님만 의지하고 그만 섬겼음을 가장 분명하고 확실하게 증거하셨습니다. 그리고 스스로 의식하지도 못한 채 돈의 우상을 섬기고 있는 우리 많은 그리스도인에게 큰 경과 되고 있습니다.

신사참배 했다고 고백하신 한경직 목사님이 우상을 숭배하신 것이 아니라 오늘 우리가 우상을 숭배하고 있지 않은지 우리 모두 심각하게 반성하고 회개하여 구체적인 행동에서 회개의 열매를 맺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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