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현구 목사 /서울영동교회담임

세례 요한과 예수님이 사역하던 당시는 매우 힘든 시기였습니다이때 세례 요한이 회개하라. 왕의 길을 예비하라고 외쳤습니다.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은 로마 치하에 있으면서, 애굽의 종살이를 다시 하고 있다고 여겼고, 또 다른 출애굽이 제 2의 모세를 통해 일어나기를 갈망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갈망을 가진 백성들에게 세례 요한은 예언된 왕이 오시니 그의 길을 준비하라고 했습니다.

당시 그들은 메시야가 오기만 하면 다 해결된다고 여겼고, 왕의 길을 준비한다는 것은 길에서 종려나무를 흔들고 카페트를 깔면서 환영 하는 것으로 여겼습니다. 하지만 왕을 맞이하는 것은 백성들이 회개를 통해 마음에 길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즉 지배자와 권력자들이 예수님으로만 바뀌면 된다고 여길 것이 아니라, 그들이 먼저 고칠 생각과 행실을 고쳐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도 새로움을 갈망하면서 투표에 임했습니다. 선출된 인물이 달라졌다고 세상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투표한 우리 모두가 바뀌어야 합니다. 더 성숙한 의식을 가져야 합니다. 선출된 이들은 대부분 자신들이 개혁의 주체이지 개혁의 대상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들을 적극적으로 감시해야 합니다. 우리가 건전한 생각 을 가져야 그들이 딴 짓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세례 요한에게 회개의 세례를 받은 이가 많았는데, 이때 세례를 받을 필요가 없으신 예수님께서도 회개의 세례를 받으셨습니다. 자신의 죄를 회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회개해야 할 사람들의 죄를 지시기 위함이었습니다. 죄가 만든 고통과 문제를 스스로의 어깨에 지고 해결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런데 이때 하늘에서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가 너를 기뻐하노라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이는 예수님의 겸손과 희생이 하나님의 아들다운 모습이며 하나님이 기뻐하신다는 뜻입니다.

우리 시대에 세상을 나쁘게 만드는 사람들이 더 많아집니다. 남에 대해 심판의 목소리만 높이는 사람도 많고 냉소주의에 빠지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수많은 이들의 죄가 만든 세상의 잘못과 문제를 책임을 지고 고쳐가려고 희생하려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이 있어야 이 세상이 새로워집니다. 당선된 이들이 그것을 알아서 해줄 것이라고 여기면 오산입니다. 우리 모두가 이 사회를 좀 더 낫게 만들기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을 해가야 합니다. 투표가 끝났습니다. 투표는 민주사회에서 사회를 바꾸는 중요한 수단이긴 하지만, 투표 그 이상이 필요함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저작권자 © 코람데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