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기윤실 포럼, 양극화와 한국사회의 갈등현상: 주거 교육 세대 노동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사장 홍정길 목사)"양극화와 한국사회의 갈등현상: 주거 교육 세대 노동"이라는 주제로 2016 기윤실 포럼을 기독연구원 느헤미야에서 지난 25일 열었다. 신동식 본부장(정직과윤리운동본부장, 빛과소금교회 담임목사)의 사회로 4명의 발표자가 주거, 교육, 세대, 그리고 노동 분야의 양극화에 대해서 각각 발표했다. 이번 포럼을 취재하면서 오늘의 상황을 너무 몰라 젊은이들에게 기본적인 조언조차 할 수 없을 것처럼 보이는 성직자라는 말을 어느 발표자에게서 들으면서, 양극화의 문제는 우리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한 문제임을 깨달았다.

▲ 2016 기윤실 포럼이 열리고 있는 기독연구원 느헤미야

주거의 양극화: 끊임없이 치솟는 주거비 부담

먼저 고석동 사무국장(전국세입자협회)저성장시대 서민의 주거비 부담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고 사무국장은 전 세계적으로 저성장이 되면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저성장 기조가 더욱 심해서 저금리 시대가 왔다고 진단한다. 그에 의하면, “집을 가진 임대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고 있으며, 특히 임대인 비율이 높은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은퇴 이후 월세 전환을 더욱 가속화 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주택보급률 100%가 넘었지만 2011년 이후 전세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했고, 특히 박근혜 정부 3(2013~2015) 동안의 상승폭이 크다.”고 밝혔다.

고석동 사무국장은 이런 전월세 폭등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정부의 주거 정책이 잘 못되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고 사무국장에 의하면, 정부가 빚내서 집 사라.”, “빚내서 세 살라.”고 한 결과 가계 부채가 증가했다고 한다. 이런 상황 가운데 청년 주거 빈곤율은 36.3%(2012년 국토교통부)에 달하고, 서민들의 가계대출이 증가하고, 저소득층의 주거 불안과 주거비 부담이 증가했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한국교회가 할 수 있는 일은 교회가 나서서 사회주택을 공급하고 적절하게 받는 임대인 성도 네트워크등을 만드는 일이라고 전했다.

▲ 전국세입자협회 고석동 사무국장

교육의 양극화: 개천에서 용 나오면 안 된다?

안상진 부소장(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은 교육 양극화의 첫 번째 원인을 고교입학전형에서 찾았다. 안 부소장은 영재학교, 특목고, 자율형 고등학교 등의 소위 좋은 학교가 전체 4.9%에 달한다고 말한다. 소위 좋은 고등학교에 진학한 학생이 거의 상위 10개 대학을 채울 정도로 많다고 한다. 이런 좋은 고등학교에 들어가기 위해서 어려서부터 사교육에 의존하게 되는데 사교육은 그 비용을 감당하는 부모의 재력과 경제적 여건에 따라 질과 양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즉 서울의 잘 사는 지역의 아이들 위주로 소위 좋은 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된다는 것이다.

두 번째 원인은 대학입학전형 중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의 문제라고 진단한다. 수능은 표준화 시험의 대표적 형태이기에 사교육이 가장 대비하기 쉬운 형태의 시험이다. 즉 비싼 돈을 들여 사교육을 받으면 그만큼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의미다. 또한 수능 점수로 대학 간 서열화가 더욱 공고해진다고 한다. 대학 간 서열이 정해지면 대학 구성원의 노력으로 그 서열이 바뀔 수 없고, 이미 지방대에 들어가는 순간, 지방 하류대생이 되어 버리고 그 굴레 속에서 힘을 읽어버리기 쉬운 구조가 된다. 이런 대학의 서열화는 사회에 나가 채용 차별로 나타난다. 즉 학벌에 따른 노동시장의 통계적 차별행위가 증대한다고 한다. “이처럼 부모의 경제력은 수능 점수에 영향을 미치며, 수능 점수는 대학 수준을 결정하며, 결국 그 대학 수준이 채용까지 차별을 가져오게 된다.”

안 부소장은 교육 양극화의 개선방안을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그는 고입전형에서 선지원-후추첨 즉 무시험 입학전형을 도입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대학입학전형 개선을 위해서 현재의 상대평가를 수능 전 과목 9등급 절대평가로 바꾸는 방안을 제안하며, 쉬운 수능 기조 유지와 학생부종합전형 도입 및 확대 등을 주장했다.

안 부소장은 우리의 교육이 다시 개천에서 용 나도록 하자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오히려 용을 기대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용 한 마리를 생각하면서 다른 아이들이 다 죽어가는 것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는 고령화 사회에서 아이 하나하나가 모두 귀중하기 때문에 모든 아이들이 사회의 든든한 구성원이 될 수 있도록 키워내야 한다고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우리는 교육 제도에서 학생들을 모두 줄 세우고 앞에서부터 잘라서 등급을 매기며 성공을 부여하는데 너무 익숙해져 왔다. 그 가운데 소수의 용이 있었지만, 다수의 이무기는 조용히 사라져갔다.”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안상진 부소장

세대의 양극화: 끊임없이 비교되고 서열화 되는 인성파괴의 시대

오찬호 박사(사회학/ 저술가)는 세대의 양극화에 대해서 이야기 했다. 오 박사는 사회가 정상이면 열심히 공부한 다음 어떤 일이든 성실하게 주 40시간을 일하면자기 소유의 집이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어야 한다.”고 하면서, 오늘날 한국사회는 그렇지 못하다고 진단했다. 인간의 기본권 중 하나인 주거권이 불안한 사회가 되고 말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부모를 잘 만난 사람은 20대부터 주거권을 확보하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3040대를 지나도 집을 포기하고 살아야 한다는 박탈감을 안고 살아간다고 오 박사는 주장한다.

오 박사는 양극화의 시대는 소위 주거가 안정된 중산층 가정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특목고에 입학하고 나서 외국에서 공부하고 온 다른 아이들을 보며 나는 왜 외국에 안 보내 줬냐!’고 부모를 원망하는 구조가 되었다고 진단했다. 다시 말해 끊임없이 비교되고 서열화 되는 사회에서 아이들의 기본적인 인성이 파괴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양극화 시대는 일을 해도 가난하다.” “현재는 과거보다 더 나쁘다.” 등과 같은 말들이 난무하는 소위 생애에 대한 기획이 불가능한 시대가 되고 말았다고 진단한다.

오 박사는 이런 양극화의 문제가 대학에서 졸업유예라는 현상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취업을 위해서 더 많은 학점을 이수해야 하고, 어학연수도 해야 하고, 취업 또는 공무원 시험 준비도 해야 하기 때문에 대학 졸업을 미룬다는 것이다. “올해 서울대 졸업자 3495명 가운데 10학기 이상 등록한 학생의 비율은 34.1%(1192)에 달했다.” “이는 200925.2%(979)보다 5년 만에 8.9% 포인트나 증가한 수라고 한다.

오 박사는 자신이 가끔 성당에 나가는 데, 신부님들의 강론을 들으면 오늘날의 상황을 너무 몰라서 젊은이들에게 기본적인 조언조차 할 수 없는 성직자의 모습을 발견한다고 말했다. 오 박사는 정말 신을 믿는 사람들은 이 시대의 틀에 박혀서 사는 것이 아니라 신의 뜻을 따라 이 시대의 가치를 비판하며 이 시대의 틀에 저항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 오찬호 박사

노동의 양극화: 노동은 성경의 주제이다.

우상범 박사(평화누리 실행위원/ 한양대학교 겸임교수)노동 양극화 현황, 문제점 그리고 실천방안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우 박사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이로 말미암은 노동의 양극화를 지적했다. 그에 의하면, “고용안정의 측면에서 우리나라 근로자 중에서 3명중 1명은 1년 안에 직장을 그만두거나 새로운 직장을 찾아 이직을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10년 이상 장기 근속자는 한국이 18.1%OECD 회원국 평균 36.4%의 절반수준이며 가장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고용형태별 노동형태를 보면 2015년 현재 우리나라 전체 임금 노동자는 총 19,312천명이며 이중 정규직은 13,041천명(67.5%)이고 비정규직은 6,271천명(3.5%)을 차지한다. 10명 중 3명은 고용이 불안한 비정규직이고 40대 이상에서 비정규직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나타난다고 한다. 20158월 최저임금 미달 자는 222만 명으로 전체 노동자의 11.5%에 해당하는 인원이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비정규직 3명 중 1명은 최저임금 이하의 임금을 받고 일하고 있다.”고 전한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일반해고 요건을 완화하는 법제정을 추진하고 있고, 임금체계를 개편해서 임금피크제와 직무성과급제도를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우 박사는 이런 정부의 정책은 노동의 양극화를 더 부추기는 정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 박사는 기독교적 입장에서 어떻게 양극화를 해결할 것인가? 라는 질문을 던지며 교계의 고정관념을 깰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에 의하면, 노동은 종북 좌파의 주제가 아니라 성경의 주제이고 하나님의 선물이다. 우 박사는 너무 심각한 오늘날의 양극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 한국교회가 노동에 대한 건강한 신학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끝으로 그는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교회가 앞장서 주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 우상범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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