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동 교수, 사무엘상 8장 반왕권 사상은 전체 왕정시대의 해석적 지침 역할

101차 한국구약학회 춘계학술대회가 구약성서의 리더십이라는 주제로 서울장신대학교에서 지난 29일 열렸다. 이희학 수석부회장(목원대)의 인도로 드려진 개회예배에서 안주훈 총장(서울장신대)이 사도행전1:12-16 말씀으로 더불어 함께하여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이번 학회에서 19명의 학자들이 총 19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 한국구약학회 논문발표 장소 2 서울장신대학교 벧엘관 202호에서 발표가 진행되고 있다.

19편의 논문 중에서 기자는 “사무엘상 8장에 나타난 반왕권 하나님 통치라는 김기동 교수(평택대)의 논문발표 장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사무엘상 8장의 말씀은 소위 자유주의 신학자들에 의해서 편집설이 제기되는 본문들 가운데 하나이고 보수신학을 추구한다는 한국복음주의구약학회와는 달리 진보적 성향을 가진 한국구약학회에서 이 본문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먼저 김기동 교수는 논문의 서론에서 본문에 대한 편집비평적 해석의 문제점을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이스라엘 왕국 건설 과정을 들려주는 건국이야기의 성격상 건국의 당위와 필연성에 대한 것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반왕권언설이 그 안에 포함된 이유에 대해 편집비평적 작업에 기반을 둔 스멘트 학파의 베욜라(T. Veijola) 그리고 뮐러(R. Müller)는 이 구절들은 후대에 다른 저자에 의해 첨가되고 삽입된 때문이라고 규정했다. ... [그들은] 이 본문의 편집 시기를 훨씬 더 후대 즉 페르시아 시대 후기로까지 추정하였다.

이 논문은 베욜라와 뮐러의 주장에 대해 다음과 같이 두 가지 점에서 문제를 제기한다. 첫째, 페르시아 시대에는 더 이상 이스라엘에 왕정체제가 존재하지도 않았는데 어찌하여 하필 그렇게도 과격하게 반왕권을 주장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둘째, 왕이 없는 시대라는 점에서 왕에 대한 비판이 더 자유로웠을 거라고 말할 수 있다 해도, 그들의 주장대로라면 율법적 신명기사가가 그렇게 어색하게 문헌의 일관성을 훼손하면서까지 반왕권 본문을 건국이야기에 삽입시켜야할 중대한 이유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 좌로 부터 김래용 교수(논찬), 김기동 교수(발표), 기민석 교수(좌장)

김 교수는 본문에 대한 방대한 해석 작업을 거쳐서 사무엘상 8장을 후대의 삽입으로만 치부해서는 안 된다고 결론을 내린다. 그녀에 의하면, “8장은 오히려 반왕권 사상에 기반을 둔 역사신학적 입장에서 국가시대 전() 역사의 해석적 지침서 역할을 한다.”고 진단한다. “여호와께서 사무엘에게 이르시되 백성이 네게 한 말을 다 들으라 이는 그들이 너를 버림이 아니요 나를 버려 자기들의 왕이 되지 못하게 함이니라 내가 그들을 애굽에서 인도하여 낸 날부터 오늘까지 그들이 모든 행사로 나를 버리고 다른 신들을 섬김 같이 네게도 그리하는도다”(사무엘상8:7-8). 김 교수는 이 본문이 분명한 어조로 반왕권 사상 즉 인간의 왕정은 이스라엘의 진정한 왕이며 출애굽에서 구원역사를 이루신 야훼 하나님에 대한 반역이며 이는 역사를 통해 야훼를 저버리고 다른 신을 섬기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명시한다.”고 밝힌다.

그녀는 사무엘상 8장이 반왕권 사상의 대척점 즉 인간의 임의적 통치, 그리고 진정한 구원자요 왕으로 역사의 주권자이신 야훼 하나님의 통치 사이의 대립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고 진단한다. 결론적으로 김 교수는 다음과 같이 결론을 맺는다. “반왕권 본문은 사우엘상 8장에서 이미 형성된 이야기에 첨가된 포로후기 삽입으로 8장 전체 사상의 맥락을 훼손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역사 해석을 위한 개정 작업의 산물로서 하나님 통치 사상을 바탕으로 인간 왕권에 대한 부정적 평가, 더 나아가 궁극적으로는 거부하는 태도를 함의한다.”

김 교수의 이번 논문은 우려했던 편집비평적 해석을 거부하고 사무엘상 8장을 왕정시대 전체 역사의 해석적 지침이라고 밝힘으로서, 왕정시대 성경본문 연구를 위한 새로운 모티브를 제공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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