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수 목사(덕암교회 담임)

요즘 나는 공사의 재미에 푹 빠져 살고 있다. 십여 년 전부터 그동안 갈고 닦은(?) 나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할 장이 생겼기 때문이다. 내가 몸담고 있는 진주노회 사회복지부에서 함께 사역하시는 이종형 목사님(영대교회)이 농어촌 교회의 수리와 보수작업을 하시는데 함께 사역을 하면서이다.

목사님이 하시는 일은 한계가 없다. 지붕 강판 덮기부터 시작해서 화장실 정화조 배관까지 거의 모든 일을 해 내시는 것을 보면 참으로 대단하다. 함께 다니시는 이인구 집사님은 한 달에 한 번씩 피갈이를 하시면서도 거의 일년에 200일 이상을 이렇게 다니신다. 이 목사님은 작년까지 3000만원의 카드빚을 내어가며 이 일을 하셨다. 이 목사님이 일하시는 것을 보면 참 즐겁다. 나 역시 함께 일하러 다니면 소풍 다니는 기분이다. 같이 웃고 일하고, 장난하고, 늘 소풍다니는 기분으로 일하러 다닌다. 내년이면 목사님은 은퇴인데, 은퇴후에도 함께 이 일을 하자고 하셨다.

나는 恩賜 체크를 해보니 가르치는 것과 섬김의 恩賜가 동등하게 나온다. 어떤 면에서는 섬김이 훨씬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恩賜란 의무가 아닌 것 같다. 부담이 아닌 즐거움으로 행할 수 있는 것이 恩賜라고 생각된다. 작은 시골교회에서 목회하는 나에게 하나님께서는 왜 이런 恩賜를 주셨을까, 혹 나는 목회자로 부르신 것이 아닌 것은 아닐까 이런 생각도 했다. 목회보다 더 큰 섬김의 恩賜를 가지고 내가 사역하기에는 목회자로서의 나는 너무나 부족해 보였기 때문이다.

이번 주, 나의 이런 恩賜를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릴 큰 사건이 있었다. 10년 동안이나 복지재단을 꿈꾸며 추진해 오신 목사님 한분이 있는데 드디어 일이 마무리 되고 20165월부터 정상적으로 이 사역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분은 나를 이 일에 함께 하자고 하셨다. 주 사역도 내가 꿈꾸던 일들과 너무나 같은 분야였다. 농어촌 교회들을 돌아보고, 청소년, 다문화, 사회복지 전반적인 일들에 대해 마음껏 사역할 수 있는 장이 열린 것이다.

함께 대화를 나누며 순간 가슴이 뜨겁고 울컥했다. 하나님께서 내게 이런 섬김의 恩賜를 주시고 그동안 훈련시키신 이유가 바로 이것이구나 하는 확신을 하게 되었다. 첫 시작으로 의령 지정에 계신 한 농촌교회 개보수 작업을 하기로 하고 함께 답사를 다녀왔다. 목사님은 몸 한쪽이 불편하여 지탱하지 않고는 거동이 불편하신 분이신데 진입로와 생활공간이 생활할 수 있도록 되어 있지 않아 무척 힘들어 하시는 분이시다. 그분이 마음껏 자유롭게 활동하실 수 있는 환경을 꿈꾸며 내게 恩賜를 주신 하나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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