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강림절(5월 15일) 메시지

데오빌로여 내가 먼저 쓴 글에는 무릇 예수께서 행하시며 가르치시기를 시작하심부터 그가 택하신 사도들에게 성령으로 명하시고 승천하신 날까지의 일을 기록하였노라 그가 고난 받으신 후에 또한 그들에게 확실한 많은 증거로 친히 살아 계심을 나타내사 사십 일 동안 그들에게 보이시며 하나님 나라의 일을 말씀하시니라 사도와 함께 모이사 그들에게 분부하여 이르시되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내게서 들은 바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것을 기다리라 요한은 물로 세례를 베풀었으나 너희는 몇 날이 못되어 성령으로 세례를 받으리라 하셨느니라 그들이 모였을 때에 예수께 여쭈어 이르되 주께서 이스라엘 나라를 회복하심이 이 때니이까 하니 이르시되 때와 시기는 아버지께서 자기의 권한에 두셨으니 너희가 알 바 아니요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하시니라 (사도행전 1:1-8)

 

▲ 정주채 목사(발행인)

아버지의 약속하신 것을 기다리라

5월은 아름다운 계절이다. 가히 계절의 여왕이다. 자연의 생명이 가장 충만한 때이다. 그런데 5월이 더욱 아름답고 영광스러운 것은 5월 중에 성령강림절이 있기 때문이다. 성령님은 생명의 영이시다. 성령의 바람 곧 생기가 불어오면 주검의 아골 골짜기도 부활의 골짜기로 변한다. 생명의 성령님이 오셔서 우리에게 생기를 주시고, 지금 이곳에 다시 한 번 강력히 임하셔서 우리들의 마음을 위로하시고 평강과 소망을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교회명절 중에 성령강림절은 성탄절이나 부활절과 같이 매우 의미 있고 영광스러운 명절이지만 실제로는 매우 소홀히 되고 있으며, 이 명절을 지키는 일도 성도들에게 익숙하지도 않다. 그래서 오늘 설교는 성령님이 누구이신지, 우리를 위해 무슨 일을 하시는지, 어떻게 우리가 성령의 충만을 받을 수 있는지? 매우 교과서적이고 기본적인 내용들을 소개하려 한다.

 

1. 성령강림절의 역사적 의의

먼저 하나님의 구원역사에서 성령강림절이 갖는 역사적인 위치와 의의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구약에는 3대 절기가 있는데 곧 유월절, 오순절, 수장절이다.

유월절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에서 해방된 것을 기념하는 날이며, 동시에 장차 그리스도가 오셔서 이루실 속량사역을 예표(豫表, 장차 일어날 일을 예언적으로 보여주는 상징)했던 절기이다.

오순절은 이 유월절로부터 50일째 되는 날이라고 해서 오순절이라고 부른다. 오순절은 맥추절이라고도 불렀는데, 한 해의 첫 추수가 시작되는 절기였다. 그러면서 이 절기는 그리스도가 속량사역을 이루신 후 성령이 오셔서 구원의 추수를 시작하실 것을 예표했던 절기이다.

그리고 수장절은 일 년 동안의 모든 농사를 마무리하고 수확물을 창고에 들인 후에 지켰던 감사절인데, 이는 역시 다른 절기들과 마찬가지로 장차 이루어질 일을 예표하는 절기로서, 장차 그리스도가 재림하셔서 구원받은 모든 성도들을 천국에 들인 후에 천국잔치를 배설할 것을 바라보며 지키는 절기이다.

구약의 3대 절기 중 아직 성취되지 않은 절기가 바로 이 수장절이다. 수장절의 다른 이름은 추수감사절이다.

신약에는 4대 절기가 있다. 성경에서 명시적으로 지키라는 말씀은 없지만 교회는 전통적으로 성탄절, 부활절, 성령강림절, 추수감사절을 4대 명절로 지킨다. 성탄절은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가 사람이 되셔서 세상에 오신 날이고, 부활절은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의 죽으심으로 속량사역을 완성하시고 삼 일만에 다시 살아나신 날이며, 성령강림절은 말 그대로 성령께서 세상에 오신 날이다. 그리고 추수감사절은 구약 시대의 수장절과 같은 의미를 가진 절기이다.

이 일련의 절기들은 모두 하나님의 구원역사를 기념하고 감사하며 지키는 절기이다. 그리고 또 장차 주어질 영광스러운 소망을 바라보며 지키는 절기이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여러 절기들 중에 성령강림절을 가장 소홀히 지키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성령 하나님께 심히 죄송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빛이신 그리스도가 자기 땅에 오셨으나 자기 백성이 영접지 아니했던 것처럼, 성령께서 우리 가운데 오셨으나 관심도 없고 감사함도, 사모함도 없다면 이 얼마나 큰 불경이며 불신앙인가.

 

2. 성령님은 누구이신가?

하나님은 한분이신데 세분으로, 세분이신데 한분으로 존재하시는 분이시다. 이를 가르쳐 삼위일체 하나님이시라고 한다. 성령님은 삼위 하나님 곧 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 중의 한 분이시다. 그리고 그는 성부, 성자 하나님과 동일하게 거룩하시고 영광스러우신 분이시다.

 

3. 성령님은 우리를 위해 무슨 일을 하시나?

1) 복음을 전파하여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의 구주이심을 믿게 하신다.

성령님께서 세상에 오신 목적이 바로 이것이다. 그는 믿는 자들에게 권능을 주셔서 땅 끝까지 이르러 복음의 증인이 되게 하신다.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하시니라

그리고 이 복음을 듣는 사람들의 마음에 그것을 깨닫게 하시고 믿게 하시는 분이시다.

우리가 전도를 하지만 인간 편에서 객관적으로 생각해보면, 불신자가 복음을 믿고 구원을 받는다는 것은 불가능하게 보인다.

어떻게 불신자들이 한 번도 만날 적도 없는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로 믿고 구주로 영접할 수 있겠는가? 그가 처녀의 몸에 잉태되었고, 많은 기적을 행하셨으며, 특히 우리의 죄를 대신하여 죽으셨는데, 삼 일만에 다시 살아나셨다는 것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는가? 또 예수님을 믿고 영접하면 모든 죄를 다 용서받고 영생을 선물로 받는다는데 이를 누가 쉽게 받아들이겠는가?

사실 우리가 예수를 구주로 믿고 영접한다는 것은 기적이다. 그런데 이런 기적을 이루시는 분이 바로 성령님이시다. 사람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을 하나님이 하시는데 바로 성령님께서 이런 일을 하신다.

바울 사도도 십자가에서 못 박혀 죽은 예수님을 자신의 주님으로 믿고 영접한다는 것이 인간적인 면에서는 전혀 불가능하다는 것을 말하면서 성령으로 아니하고는 누구든지 그리스도를 주시라 할 수 없느니라.”고 했다.

그러면 성령께서 어떻게 불신자의 마음속에 예수님을 구주로 모셔드리도록 하시는 것일까? 이는 한 마디로 오직 기적을 통하여라고 말 할 수밖에 없다. 이 기적은 예수님이 처녀인 마리아의 몸에 잉태된 것과 비슷한 기적이라고 할 수 있다.

예수님이 아기로 잉태되고 탄생될 때의 일에 대해 누가는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1:35 “천사가 대답하여 이르되 성령이 네게 임하시고 지극히 높으신 이의 능력이 너를 덮으시리니 이러므로 나실 바 거룩한 이는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어지리라

한 사람의 영혼 속에 예수님이 들어오심은 마치 처녀 마리아의 몸에 그리스도가 잉태되는 것과 같은 기적이다.

성령께서는 지금도 복음의 말씀을 통하여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을 알리시고, 믿고 영접하여 구원을 얻게 하는 기적을 행하신다. 이것이 성령님께서 하시는 가장 크고 중요한 일이다.

2) 성령님은 예수님을 믿는 우리들을 거룩하게 하시는 분이다.

우리가 그리스도를 믿을 때 우리를 거듭나게 하셔서 거룩하신 하나님의 자녀로 삼으신다. 전에는 세상에 속하였고, 공중의 권세 잡은 자 마귀에게 복종하며 살던 사람들을 그리스도의 보혈로 씻고 성령의 기름을 부어 영광스러우신 하나님의 자녀 되게 하신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신분과 지위가 완전히 달라졌다. 이런 성령님의 사역을 가르쳐 인을 친다. 기름을 붓는다.’고 말한다.

3) 우리의 신분을 바꾸어주신 성령님은 이어 우리가 하나님을 닮고, 하나님의 자녀다운 삶을 살아가도록 양육하신다.

우리의 인격과 삶을 경건하고 아름답게 가꾸어가신다. 진리의 말씀으로 가르치신다.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주장하셔서 선악을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을 주시고, 악을 버리고 선을 쫓아 행하게 하신다. 그리고 생활 속의 체험들을 통하여 우리를 양육하신다.

2:11-13 “모든 사람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나타나 우리를 양육하시되 경건하지 않은 것과 이 세상 정욕을 다 버리고 신중함과 의로움과 경건함으로 이 세상에 살고 복스러운 소망과 우리의 크신 하나님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이 나타나심을 기다리게 하셨으니

이것이 바로 성령의 열매 맺게 하시는 사역이다. 성령의 열매 아홉 가지, 사랑 희락 화평, 오래 참음 자비 양성, 충성 온유 절제와 같은 아름답고 온전한 사람으로 변화되고 성숙되게 하시는 분이 성령님이시다.

4) 성령님은 믿는 우리에게 능력을 주셔서 하나님 나라의 일꾼이 되게 하신다.

곧 은사와 권능을 주셔서 영혼을 구원하고, 모든 사람들에게 덕을 세우며, 유익함을 주는 삶을 살아가게 하시는 것이다. 고전 12:8-11을 보자

어떤 사람에게는 성령으로 말미암아 지혜의 말씀을, 어떤 사람에게는 같은 성령을 따라 지식의 말씀을, 다른 사람에게는 같은 성령으로 믿음을, 어떤 사람에게는 한 성령으로 병 고치는 은사를, 어떤 사람에게는 능력 행함을, 어떤 사람에게는 예언함을, 어떤 사람에게는 영들 분별함을, 다른 사람에게는 각종 방언 말함을, 어떤 사람에게는 방언들 통역함을 주시나니 이 모든 일은 같은 한 성령이 행하사 그의 뜻대로 각 사람에게 나누어 주시는 것이니라.”

우리가 성령으로 충만해야 한다. 능력을 받아야 한다. 그래야 이 어두움의 세력이 가득한 세상에서도 승리하며, 나아가 생명을 구원하는 하나님나라의 일꾼으로 살아갈 수가 있다.

이 외에도 성령님의 하시는 일은 너무나 많기 때문에 여기서 다 소개할 수가 없다. 예수님이 하신 일이나 그의 가르치심을 다 기록할 수 없듯이 성령님의 하시는 일도 역시 다 기록할 수가 없다. 성령님께서는 생명의 영으로서 선을 이루고 생명을 가져오는 모든 일을 다 하시는 분이시다. 치유와 회복을 주시고, 생기와 기쁨을 주시며, 우리의 영육을 건강하게 하시고, 평안과 소망을 주시는 분이시다. 우리의 모든 삶의 국면에 관계하시고 함께 하시는 분이다.

 

4. 그러면 우리가 어떻게 이런 성령의 은혜를 받고 누릴 수 있나?

1) 하나님의 약속을 믿어야 한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아버지께서 성령을 보내실 것이라는 말씀을 거듭하셨다.

요한복음 7:37-39a “명절 끝날 곧 큰 날에 예수께서 서서 외쳐 이르시되 누구든지 목마르거든 내게로 와서 마시라 나를 믿는 자는 성경에 이름과 같이 그 배에서 생수의 강이 흘러나오리라 하시니 이는 그를 믿는 자들이 받을 성령을 가리켜 말씀하신 것이라

요한복음 14-15장은 성령강림 예언장이다. 여기서 예수님은 성령이 오실 것이라는 것과 그가 오셔서 무슨 일을 하실 것인지 많은 말씀을 하셨다.

그리고 승천하시기 직전에 다시 한 번 확인하며 제자들에게 다짐하듯 말씀하셨다. 4-5사도와 함께 모이사 그들에게 분부하여 이르시되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내게서 들은 바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것을 기다리라 요한은 물로 세례를 베풀었으나 너희는 몇 날이 못 되어 성령으로 세례를 받으리라 하셨느니

이런 약속들은 사도들에게만 국한 되었거나 특별한 사람들에게만 주어진 것이 아니다. 성령강림절 후 사도들도 증언하였다.

2:38-39 “베드로가 이르되 너희가 회개하여 각각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고 죄 사함을 받으라 그리하면 성령의 선물을 받으리니 이 약속은 너희와 너희 자녀와 모든 먼 데 사람 곧 주 우리 하나님이 얼마든지 부르시는 자들에게 하신 것이라

하나님이 주시는 모든 선물은 믿음의 손으로 받는 것이다.

2) 회개해야 한다.

예수님께서 하신 설교의 첫 말씀은 회개하라였다. 베드로 사도가 성령의 충만함을 받고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에 대해서 설교했을 때 사람들은 형제들아 우리가 어찌할꼬?”하고 물었다. 그때 사도는 회개하라고 외쳤다.

어떤 은혜라도 죄를 가지고서는 받을 수 없다. 하나님은 깨끗한 그릇에 능력을 주신다. 그러므로 회개해야 한다. 자신이 죄인임을 인정하고, 죄를 뉘우치고,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붙들어야 한다. 만약 우리가 회개치 않고 능력을 받는다면 교만하여 더 큰 죄에 빠지고 말 것이다.

3) 사모하며 기도해야 한다.

24:49 “볼지어다 내가 내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것을 너희에게 보내리니 너희는 위로부터 능력으로 입혀질 때까지 이 성에 머물라 하시니라

여기 머물라 하심은 목적 없이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기다리며 머무는 것을 말한다. 기도하며 기다리는 것이다. 기도하는 자리에 머물라는 것이다. 이런 예수님의 말씀을 따라서 사도들은 마음을 같이 하여 오로지 기도에 힘썼다.

1:14 “여자들과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와 예수의 아우들과 더불어 마음을 같이하여 오로지 기도에 힘쓰더라.”

하나님의 약속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는 하나님의 주권적인 의지를 기반으로 한 것이다. 이런 약속은 어떤 일이 있어도 반드시 이루어진다. 곧 메시야를 보내시기로 약속하셨고, 예수님이 오셨다. 이처럼 예수님의 재림도 이루어질 것이다. 그가 다시 오시겠다고 약속하셨기 때문이다.

그런데 또 다른 종류의 약속이 있는데, 이것은 하나님이 약속하셨지만 기도와 준비 없이는 이루어지지 않는 것들이다. 이런 약속들은 우리가 믿고 사모하며 간절히 구할 때 받는다. 예를 들어, 성령 충만은 사모하며 구하는 자에게 주시는 은혜이다.

성령 충만을 사모하며 기도하라. 그리고 믿음으로 기다리라. 몇 날이 못 되어 우리도 성령으로 세례를 받을 것이다.

 

결언

오늘은 성령님이 오신 날이다. 성령님은 그냥 이 세상 어느 곳에 오신 것이 아니라 믿고 회개하고, 기도로 기다리는 사람들의 심령에 오셨다. 지금도 성령님께서는 믿음으로 기도하며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충만히 임하신다. 나는 믿고 기도한다. 이미 내게 오신 성령님께서 나를 강력히 붙드시고 채우실 것을 바라면서. 여러분들도 이런 은혜를 사모하며 기도하시기 바란다.

나의 심령에 임하시고 우리 가정에 임하시고, 우리의 공동체와 나라에 임하셔서 모든 죽음의 기운들을 다 몰아내시고, 생명과 소망과 기쁨으로 채워주시기를 사모하며 기도하자. 구하고 찾는 자들에게 주시는 하나님이시다. 아멘

▲ 칼빈대학 채플의 성령강림절 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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