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헌옥 목사

찬송이라는 말은 글자 그대로는 미덕을 기리고 칭찬함. 찬송가는 신성한 대상을 찬미하는 노래. 기독교적으로 해석하면 하나님의 은혜를 기리고 찬양함. 또는 그런 일이라고 우리의 국어사전은 정의하고 있다. 찬양은 더 폭넓은 의미로서 아름답고 훌륭함을 크게 기리고 드러내는 것으로 풀이하면서 관련어희로는 찬미, 칭찬, 찬송, 칭송, 예찬 등이 있다.

그런데 과연 우리의 예배에서 찬송을 제대로 사용하고 있는가 하는 것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찬송가공회는 645곡의 찬송가를 예배에 부를 찬송가로 규정하고 2006년 판 새찬송가를 펴냈다. 한국교회는 이 찬송가를 모든 교단이 공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필자는 찬송가에 수록한 645장의 찬송가 외에 자신이 부르고 싶은 찬송을 불러도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 찬송이 어떤 곡으로 불려도 상관은 없다. 민요곡으로 부르든지 그냥 자기의 생각나는 대로 곡을 붙여 불러도 상관이 없다. 그것은 그가 하나님을 향한 찬양이기 때문이다.

혼자 기도하거나 묵상하면서, 혹은 길을 행한다든지 운전 중에 하나님께 감사가 우러나오고 그 은혜가 너무 깊이 깨달아져 하나님 감사합니다.”를 그냥 말하든지, 기도하든지, 노래하든지는 그의 자유이며 하나님은 그런 찬양을 기쁘게 받으실 것이다. 그러한 행동은 넓은 의미에서 하나님께 영광과 찬양을 드리는 행위이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니다. 성도들이 함께 모여 예배를 드리는 공적 예배 시간에 부르는 찬송가에 관한 것이다. 예배는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며 하나님을 경배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설교가 있기 전의 찬송은 하나님께 올려지는 경배찬송이 되어야 한다. 송영은 물론이며 첫 찬송은 하나님을 높이는 찬송으로 불러야 한다. 물론 설교 이후에는 하나님의 말씀을 들은 성도의 결심이나 신앙고백, 회개 등을 나타내는 찬송이 합당하다고 할 것이다.

찬양대의 찬양은 설교 전에 드려지는 것이기에 경배 찬송이어야 한다. 그런데 찬양대의 찬양이 그렇지 못할 때가 너무 많다. 예를 들어 어버이주일 예배를 드리는 어느 교회에서는 어머니를 칭송하는 노래를 불렀다. 어머니들이 매우 감동하는 눈치였다. 그러나 필자가 듣기에는 그것은 하나님께 드리는 찬양이 아니었다. 전적 어머니를 찬양하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그것은 찬양이 아니라 그냥 노래인 것이다. 어머니의 은혜가 하늘보다 높고 바다보다 깊다는 내용의 노래였다. 일반인들이 부르는 어머님 은혜를 편곡한 듯한 노래였다. 듣고 있기가 매우 민망했다. 하나님께 예배하는 자리에서 느닷없이 어머니를 찬양하는 이 모습을 우리는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

그뿐 아니다. 평소에도 설교식, 독려식, 격려식 등의 하나님께 드려지는 찬양이 아닌 성도의 교제와 비슷한 노래를 부른다. 찬양대의 지휘자에게 예배학을 제대로 가르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예배를 인도하는 목회자의 책임일 것이다. 아무 곡이나 화음이 잘되고 멋지게 합창을 했다고 잘한 찬양이 아니다. 사람들에게 듣기 좋은 노래라도 하나님께 드려지는 찬양이 아니면 그것은 찬양이라고 할 수 없다.

헌금 시간에 특송을 불렀다. 평소와는 달리 우레 같은 박수가 쏟아져 나왔다. 그것은 진정 하나님을 찬양하는 공감대에서 치는 박수가 아니었다. 뒤에서 소리가 들렸다. “노래 참 잘한다.” 그것은 노래를 부르는 사람에게 하는 칭찬이다. 이렇듯 사람이 칭찬 받는 찬양이 되어서도 안 된다. 언제부터인가 찬양대의 찬양에 그리고 특송자에게 박수를 치는 일이 보편화 되었다.

물론 하나님께 박수를 드리는 일은 예배의 일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과연 그렇게 박수를 치는가 하는 문제이다. 그날 노래를 잘 불렀다고 뜨거운 박수를 치는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께 올려드리는 박수가 아닌 것 같아 하는 말이다.

필자는 오래 전부터 참 아쉬운 것이 있었다. 성찬식에 부르는 찬송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의 새찬송가에는 227-233장까지 7곡의 성찬찬송이 수록되어 있다. 그러나 성경적 교훈을 가진 찬송가는 그리 많지 않아서 신앙고백과 함께 드릴 수 있는 찬송이 있었으면 했다. 필자는 요한복음 6장을 읽는 가운데 다음과 같은 성찬 가사를 작사해 보았다.

 

[주님 몸을 깨트리사] (6)

1. 주님몸을 깨뜨리사 살을나눠 주시며 산떡이니 받아먹고 영생하라 하시네

(후렴 주의살은 참된양식 주의피는 참음료 이제먹고 마시므로 영생하기 원하네

2. 못박히신 두손두발 피를쏟아 주시며 인자의피 안마시면 생명없다 하시네

3. 살과피를 먹잖으면 주와상관 없으니 이제내가 먹고마셔 주와함께 살려네

필자는 이 가사를 28장의 곡에다 삽입하여 프린트해서 성찬식 마다 사용해왔다. 아쉬운 것은 작곡을 배우지 않아서 거기까지는 손을 대지 못했으니 누군가 곡을 붙혀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앞으로도 이런 찬송가들이 많이 나왔으면 한다. 자신의 감정이나 신앙고백적 가사로 찬송하는 것도 좋겠지만 성경적인 교훈을 바탕으로 하는 찬송가가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찬양대의 찬양곡도 시편을 가사로 작곡한 많은 찬송가가 선보이길 바라며 기독 음악가들은 이런 일에 기도하고 심혈을 기울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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