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석길 목사 /구미남교회

목사이기에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새벽기도회에 빠지지 않습니다. 그 시간에 기도만 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이런 저런 생각의 정리도 하곤 합니다. 기도에 집중 하다가 어떤 때는 생각에 골몰할 때도 있고, 그 생각과는 관계없이 설교의 아이디어가 떠 오르기도 하고 주보에 쓸 칼럼을 정리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 시간이 지나 버리면 그 좋은 생각이 정리가 되어지지를 않습니다. 실제로 어떤 때는 일이 너무 바빠서 새벽기도회 시간에 칼럼을 쓰기도 하고, 설교를 준비할 때도 있습니다. 그 때 마다 찾아 오는 유혹(?)중에 하나는 이렇게 고요한 새벽에 설교를 준비했으면 참 좋겠다 기도는 아무도 없는 오후 시간 서재실에서 혼자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실제로 효과적인 면에서는 그렇게 시간을 사용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지 싶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하나님은 하루를 시작하는 첫 시간에 잠잠히 하나님을 바라고 믿음의 형제들과 함께 찬송하고 기도하므로 서로에게 힘이 되는 거룩한 시간에 은혜를 주신다고 말씀하십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효율과 거룩이라는 두 바퀴를 굴리면서 살아갑니다. 세상은 언제나 효율성을 강조합니다. 얼마나 보기에 좋고 얼마나 생산성이 있고 얼마나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느냐를 묻습니다. 동시에 하나님은 얼마나 더 사랑하고, 더 베풀어서 함께 가고 있느냐를 물으십니다.

사실 사랑하고 베푸는 삶이란 나보다 연약해 보이는 사람에게 하나님의 이름으로 다가서는 것이기에 애초부터 내게 돌아올 그 무엇을 기대하면 안되는 것이었습니다. 혹여라도 내게 돌아올 그 무엇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섬기는 것이라면 그것은 거룩성이 아닌 효율성으로 접근하는 것이 됩니다. 거룩이란 하나님의 이름으로 음식을 대접하고, 시간을 넉넉하게 비워두면서, 영양가(?)없는 이야기를 듣고 또 들어주는 그런 시간으로 인해서 나의 에너지도 빼앗기고 돈도 들어가는 비효율적이고 낭비적인 삶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훗날에 오늘의 시간을 되돌이켜 보면 거룩한 시간을 보내었던 것이 마침내는 가장 기쁜 삶을 안겨주는 최고의 효율적인 인생이 되는 믿음의 비밀이 준비되어 있기에 효율을 추구하는 시대에서 거룩을 놓치 않으려는 차원이 다른 삶을 우리의 일상이 되게 하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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