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목회를 하면서 성도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 그 중 세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브라질의 상파울루에서 목회할 때다. 도시 외곽의 가난한 지역에 위치한 그 교회는 한창 성장하고 있었는데, 안드레라는 한 남자 성도가 있었다. 과거에 주정뱅이였으나 회개하여 생업으로 회계 일을 하고 있었다.

나는 교회와 멀리 떨어진 다른 지역에 살고 있었고 신학교 일 때문에 주말에만 교회에 갈 수 있었다. 그러나 얼마 있지 않아 중요한 교훈 하나를 배우게 되었다. 안드레는 우리 교회에 필요한, 그리고 내가 제공할 수 없는 행정의 은사들을 소유하고 있었다. 나는 안드레에게 조직에 관한 업무들을 맡겼고 그는 잘 해냈다. 이를 통해 나는 영적 은사의 다양성에 대해 배웠다. 목사가 모든 일을 할 필요는 없으며, 목사의 직무는 성도들을 준비시켜 사역을 행하게 하는 것이란 사실도 알았다.

브라질에 가기 전에는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자유감리교회를 섬겼다. 성도는 약 100명이었는데 활기찬 어린이 프로그램과 음악 사역을 하고 있었다. 당시 매우 충성스런 여자 성도 진은 약간의 신체적 장애를 가지고 있었음에도 음악과 어린이 사역의 리더로 일했다. 어느날 진은 뭔가를 상의하러 찾아왔다. 그녀는 많은 일에 중압감을 느끼고 있다며 성가대 지휘를 그만두고 싶다고 의견을 구했다. 나는 그녀의 곤란한 입장을 이해할 수 있었고 그렇게 하라고 대답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보니 그녀가 진정으로 원했던 것은 성가대 지휘를 그만두는 게 아니었다. 진은 나로부터 그 일을 계속해달라고 격려받기를 원했던 것이다. 나는 여기서 교훈을 얻었다. 교인들의 겉말이 속마음과 항상 같은 것은 아니어서 목사는 실질적인 요구가 무엇인지 주의 깊게 분별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1980년대에는 시카고의 한 작은 교회에서 목회했다. 어느날 젊은 엄마인 카렌과 대화를 나누며 비서 일을 도와줄 수 있는지 물었다. 카렌은 승락했지만 두 달이 지난 뒤 자신이 생각하고 있던 사역을 얘기했다. 교회당 건너편 공원에 어린이들을 데리고 나온 젊은 엄마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이들이 예수님을 모른다는 것이다. 카렌은 매주 이런 어머니들을 모아 교제와 성경공부, 기도 모임을 가지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나는 직감적으로 이 사역은 하나님에게서 온 것임을 감지할 수 있었다. 카렌은 비서 일을 그만두고 새로운 사역을 시작했고 결과는 성공이었다.

나는 하나님이 성도들을 새로운 사역 분야로 인도하실 수 있고, 교인들의 은사를 새롭게 밝혀주실 수도 있다는 사실에 목회자가 유의해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다. 세 교회에서 영적 은사들과 효과적인 사역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 그런 경험들을 통해 나는 성도들이 교회와 세상 속에서 사역을 수행할 수 있도록 목회자가 교회를 어떻게 준비시켜야 하는지, 그리하여 에베소서 말씀(4:11∼12)을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지를 생생하게 배울 수 있었다. 

번역 김춘섭 예수로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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