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주의생명신학 실천신학회, 한국의 신학교육 이대로 좋은가?

한국교회의 미래는 신학교육의 현실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교회 미래라 할 수 있는 신학교육의 현실을 진단하기 위해, 개혁주의생명신학 실천신학회는 아이굿뉴스와 함께 23일 강성교회 예배당에서 한국의 신학교육,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로 정기학술대회를 열었다.

학술발표에 앞서 드려진 1부 예배에서 박요일 목사(강성교회)는 사도행전15:36~41을 본문으로 사역의 현장의 이견(異見)은 주의 은혜로 해결하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설교 후에 백석신학교 학장 김진섭 목사의 격려사가 있은 후, 양병희 목사(영안교회)의 축도로 예배를 마쳤다.

▲ 단체사진

아이굿뉴스는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글로벌리서치에 의뢰, 지난해 4월부터 9월까지 전국 주요 신학대학교 M. Div 과정 재학생 300명을 대상으로 직접 대면조사를 실시했다고 한다. 이번 학술대회는 설문작업에 함께 한 개혁주의생명신학 실천신학회의 학자들이 설문조사를 분석하고 이에 따른 신학교육의 방향성을 진단하고자 개최되었다.

김상구 교수, 오늘의 신학교육 현실 내일의 한국교회 부흥의 바로미터(barometer)

주제발제 시간에 김상구 교수(백석대)와 이승진 교수(합신대)가 아이굿뉴스의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2015년 한국 신대원생들의 의식과 사역에 관한 이해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김상구 교수는 신대원생들의 오늘의 소명의식이나 신학교육에 대한 헌신의 정도는 곧 내일 한국교회 부흥의 바로미터(barometer)”라고 밝히며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오늘 한국의 여러 신학대학원에서 예비목회자로 신학교육과 목양훈련을 받고 있는 신학대학원생들은 현재의 신학교육과 미래의 목회 사역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이들의 소명의식은 어떠하며, 자신들이 받은 소명의식에 기초한 신학교육에 대한 헌신과 만족의 정도는 어떠하며, 장차 자신들이 혼신의 힘을 다하여 섬기고 사역을 감당할 한국교회의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고 있으며, 또 그러한 미래의 전망에 대비하여 어떻게 자신들을 준비시키고 있을까?

김 교수는 조사결과를 인용해 신학생들의 소명이 일반 목회자들에 비하여 약하다고 다음과 같이 보고했다. "신학생들이 목회자로 부름 받은 소명을 후회한 적이 없는 비율이 25.7% 이다. 반면에 소명을 후회하지 않은 일반 목회자들의 비율은 65.6%이다." 김 교수는 신학생들이 일반 목회자들에 비하여 훨씬 더 많이 '소명'을 후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신학생들이 목회자로 부름 받은 소명에 후회하는 계기는 교회 안에서 목회자 혹은 성도들과 갈등을 느낄 때’(27.7%)가 가장 많았고, 경제적인 어려움(25.3%)과 과중한 사역과 업무랑(25.3%), 그리고 교회의 대사회적인 이미지 실추(24.7%) 등이 뒤를 이었다." 일반 담임목회자들에 비해 신학생들은 자신의 정체성이나 소명의식을 확고하게 정립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신학생들이 자신의 소명을 더욱 확고하게 다지는 계기는 설교와 성도양육에 보람을 느낄 때’(54.7%)개인적인 기도와 말씀 묵상에 집중할 때’(54%), 그리고 아직 구원받지 못한 영혼이 많음을 느낄 때’(26.7%), 신학교육의 깊이를 느낄 때(18.3%)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신학생들이 일반 담임목회자들에 비하여 자신의 정체성이나 소명의식을 확고하게 정립하지 못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교와 성도 양육, 개인적인 기도와 말씀 묵상, 복음전도와 구령의 열정, 그리고 신학교육의 깊이들을 통하여 목회자로서의 소명을 더욱 확고하게 정립하는 계기를 삼고 있다고 전하며, 앞으로의 신학교육의 초점도 바로 이런 부분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신학교육의 가장 우선적인 목표는 사변적이고 추상적인 신학적인 지식을 연구하고 배우는 것이 아니라, 성경을 통하여 계시된 하나님의 말씀을 먼저 신학생 자신들이 생명으로 받아들여 믿도록 하고 또 성경적인 진리를 교회 신자들에게 그대로 가르쳐 전수할 목회적인 역량을 구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신학생들의 소명의식을 더욱 투철하게 강화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은 신학교 내의 새벽기도회와 채플, 그리고 경건회 시간의 설교 말씀에 더욱 집중하는 것이라고 제안했다.

▲ 좌로부터 김상구 교수, 김순성 교수, 정성진 목사, 이관직 교수, 이승진 교수

신학교육강화, 1위 성경강해(35.7%), 2위 영성훈련(27.7%), 3위 설교방법(9%)

김 교수의 설문조사 개요 설명이 끝난 후 이승진 교수(합신대)가 각 항목별 설명에 들어갔다. 아이굿뉴스의 설문조사는 신대원생들의 소명의식과 경건훈련 신학교육의 만족도 신학이론과 목회실천의 조화에 대한 이해의 정도 졸업 이후의 진로에 대한 이해와 그에 대한 준비로 구분되어 진행됐다.

먼저 소명의식과 경건훈련 항목에서 현재의 신학생들은 대체로 고등학교 때(31.3%)나 혹은 대학교 재학 중(16%)에 신학을 전공하기로 결심했다. 또한 신대원 입학 동기는 목회자로서의 소명(57%)이 가장 많았고, 하나님의 계시/성령체험(14%), 신학 연구에 대한 관심(10.7%) 순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는 신학생들의 신대원 입학동기는 주로 자발적 동기(92%)로 시작되지만, 신학생 주변의 가족들과 지인들의 후원 역시 간과할 수 없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고등학교 이전에 신학 전공을 고심하는 경우 부모의 목회 활동이 자녀의 신대원 진학에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목회자 가정 내에서의 기독교 신앙의 세대 간 전승과 직업으로서의 소명부여는 목회세습이라는 부정적 측면과 모태신앙으로 자라나 이로 인해 축적된 경험으로 사역의 연속성이 보장된다는 긍정적 측면이라는 양날의 검이 동시에 존재한다고 밝혔다.

신학교육의 만족도로는 교수진에 대한 만족도가 70.3%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아이굿뉴스의 설문조사는 신대원을 에큐메니컬 진영과 비 에큐메니컬 진영으로 나눠 조사했다. 전반적으로 비 에큐메니컬 신학교 학생들이 에큐메니컬 신학교 학생들에 비해 신학교육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는 이 차이를 해당 신학교들이 신학교육의 목표를 어떻게 이해하고 신학교육 전반의 역량들을 어디에 쏟고 있는지에 관한 신학교육의 패러다임 차이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에큐메니컬 신학교의 경우 학문적이고 이론적 교육에 치중하는 한편, 비 에큐메니컬 신학교는 예비 목회자 양성에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대체로 비 에큐메니칼 진영의 신학생들이 에큐메니컬 진영의 신학생들에 비해 교수진의 만족도와 교육커리큘럼 등에 높은 만족도를 보이는 것에 대해 신학교육의 강조점을 단순히 이론적이고 사변적인 학문으로 집중할 때 그 부정적인 여파가 고스란히 신학교육 전반에 대한 신학생들의 부정적 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앞으로 신학교육에서 강화해야 할 점에 대한 항목을 묻는 질문에 성경강해(35.7%)와 영성훈련(27.7%)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는 설교방법(9%), 찬양인도(8.3%)와 리더십(5.7%), 교회행정(3.7%)이 뒤를 이었다.

신대원생들이 가장 많이 하는 고민으로는 졸업 후 진로(57.3%)인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과 이성문제 39%, 경제적 어려움 36%이 뒤를 이었다.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 졸업 후 진로 부분에 있어서 신학생들은 현재 자신이 속한 교단의 위상이나 대외적 이미지 혹은 신뢰도가 고민의 수준에 반비례한다고 이 교수는 분석했다. 신학생들의 눈에 비친 현재 교회 교단의 모습이나 위상, 대외적 영향력의 정도는 곧 자신들이 관여할 미래 목회 사역의 청사진과 같은 의미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신학생들은 대부분의 경우 졸업 후 자신의 진로를 목회자로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자신이 섬길 교회의 이상적 규모(주일예배 참석 장년 기준)를 평균 238명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이는 담임목회자들의 평균치(450)와 개신교인들이 기대하는 평균치(627)에 비교해 굉장히 낮은 수치이다.

이 교수는 이런 조사결과가 나온 원인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 “현재 신학생들이 지역교회에서 맡고 있는 교육부서의 가시적이고 현실적인 규모가 담임목회자들이 현재 담임하고 있는 교회의 규모에 비해 다소 작다는 점주일학교 쇠퇴로 인한 비관적인 한국교회의 미래 등의 요인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 교수는 한국의 신학교육기관들은 신학교 본연의 목표를 학문연구보다는 교회가 요청하는 유능한 목회자를 양성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제발제가 끝난 후 오후 시간에는 김순성 교수(고려신학대학원)와 정성진 목사(거룩한빛광성교회), 이관직 교수(총신대)가 심층연구발표를 진행했다.

▲ 학회가 열리고 있는 강성교회 예배당

김순성 교수, 이론과 실천을 통합하는 새로운 실천신학 모델 시급

실천 지향적 신학교육을 위한 방법론 및 실천적 제안을 주제로 발표한 김순성 교수는 전통적 신학교육이 현장과 괴리된 이론중심의 교육이 시행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신학교육의 방법론적 오류에 있다며 이런 오류를 바로잡기 위해 이론과 실천을 통합하는 새로운 실천신학 모델의 정립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급변하는 21세기 목회상황과 본격적인 쇠퇴기에 들어선 오늘의 목회환경 속에서 실천 지향적 신학교육은 한국교회의 미래가 걸린 시급성을 요하는 중대한 과업이라며, “이 일을 보다 적극적이고 효율적으로 추진 및 시행하기 위해서는 모든 신학교와 신학회, 범교단적 자원의 연대와 협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정성진 목사, 교역자 과잉배출 문제 우선 해결해야

"목회자가 바라본 신학교육의 진단과 처방"에 대해 논한 정성진 목사는 신학교의 난립으로 인한 목회자 수준 저질화와 대량 실업자 양산 등의 한국교회의 현실과 신학교의 문제를 지적하며 교단 차원에서 신학교를 개혁해야 한다. 그 첫 번째는 교역자 과잉배출을 인정하고 줄이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곧 통일이 될 것이고, 통일이 되면 남한의 목회자들이 북한으로 갈 것이라는 한국교회 판 통일대박론에 대해 정 목사는 이는 신학대학원의 현실을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아이굿뉴스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졸업 후 진로에 대한 응답 중 선교사를 지망하는 이는 13.7%에 불과하고 53.3%가 국내교회 목회자를 희망하고 있다. 정 목사는 이를 근거로 북한은 해외 선교지와 진배없다. 그리고 언제 열리지 모르는 해외선교지이다며 북한선교를 바라보며 신학교 규모를 유지하자는 것은 무책임한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정 목사는 앞으로의 신학교육에 대해 심화교육을 통한 목회자의 질적 향상과 은사중심의 전문목회자 양성교육 등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대안을 제시하며 교단과 신학교는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그리고 목회자 교육의 연한을 늘려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관직 교수, 신대원 공동체를 힐링 공동체로 바꾸라

"목회상담학자가 바라본 신학교육"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한 이관직 교수는 교수와 신대원생과의 직접적인 대상관계 경험 부족 신앙적 부모/선배로서 교수들에 대한 이상화 경험 부족 신대원생들의 과도한 스트레스와 탈진 신대원생들의 각종 중독현상 일부 교수들의 성격장애 인본주의적 학교행정 역기능적 교육 시스템 등을 문제로 지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이 교수는 목회자로서의 정체성 발달을 돕기 위한 지지와 공감경험 제공 기혼 신대원생 및 가족을 위한 기숙사 건립 및 운영 신대원생들을 위한 전문적인 상담 제공 교수들의 정신건강 검진 및 심리치료 실시 교수들의 사기를 끌어올리는 학교 시스템으로의 변화 신대원 교육의 내실화 등을 선정했다.

이 교수는 신대원에 소속돼 있는 공동체가 힐링 공동체가 될 때 미래의 한국교회는 역기능적 요소 대신에 순기능적 요소가 많아질 것이라며, 마음을 새롭게 하는 갱신운동을 펼쳐나가야 한다고 권면했다.

가장 존경하는 목회자 옥한흠 목사, 최고의 설교자 이찬수 목사

기타 흥미로운 조사결과로 신대원생들이 가장 존경하는 목회자는 '옥한흠 목사'로 나타났다. 조사에 임한 신학생들의 13.3%옥한흠 목사를 가장 존경한다고 응답했고, 이찬수 목사(분당우리교회)7.5%로 뒤를 이었다. 주기철 목사(3.7%)와 김기석 목사(청파교회, 3.3%), 한경직 목사(3.0%)가 그 뒤를 이었고 손양원 목사(2.7%), 하용조 목사(2.7%) 순으로 나타났다. 유의미한 결과를 얻은 11명 중 아직 생존해 있는 목회자는 이찬수 목사와 김기석 목사, 유기성 목사(선한목자교회, 2.0%), 송태근 목사(삼일교회, 1.7%), 조용기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 1.7%)였다. '설교를 가장 잘하는 목회자'로는 이찬수 목사(18.3%)가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김기석 목사(4.0%), 송태근 목사(4.0%), 유기성 목사(2.7%), 이동원 목사(2.7%)가 뒤를 이었다.

저작권자 © 코람데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