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한 박사, 한국 근현대사에 대한 신학적 견해

개혁주의이론실천학회(샬롬을꿈꾸는나비행동)는 지난 27일 오후 백석대학교대학원 목양동에서 "한국근현대사를 어떻게 볼 것인가?"란 주제로 '12회 샬롬나비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한국 근현대사에 대한 신학적 견해라는 주제의 기조강연에서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장, 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설립원장, 상임대표)"신학적 관점에서 보면 역사는 인간의 역사이며 동시에 하나님의 역사"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김 박사는 다니엘2:21-22절 말씀과 다니엘4:17말씀을 인용하며 하나님께서 바벨론의 왕들을 폐하시고 세우시는 것처럼 한국의 역사도 하나님의 보이지 않는 손길이 다스린다고 했다.

▲ 학술대회가 열리고 있는 백석대학교 목양동

함석헌이 말하는 은 하나님의 뜻이라기보다는 범신론적 개념의 뜻이다.

본격적 논의에 앞서 김 박사는 함석헌 선생의 뜻으로 본 한국역사에 대해 이야기했다. 김 박사는 함석헌의 저서에 담겨진 그의 사상에는 범신론적 요소가 강하다고 비판했다. 김 박사에 의하면, 함석헌 선생은 한국의 역사를 고난의 역사로 정의하며 고난에 좌절하거나 이를 숙명으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이를 극복하여 장차 한국을 보다 높은 차원의 단계로 상승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함석헌 선생이 사용하는 이 기독교적 의미에서의 하나님의 주권적인 섭리라기보다 유신론자와 무신론자의 공통적인 종교가 말하는 으로 범신론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박사는 역사란 고난의 과정이며 고난 자체가 스스로 뜻이라고 보는 함석헌의 관점은 개혁신학의 관점으로 보면 하나님의 주권의 관점에서 보는 것이 아닌 역사 내재의 과정 안에서 고난을 견뎌내고 고난의 의미를 되짚으며 고난을 극복한다는 수행 종교적 의미가 강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조선의 패망과 일본 식민지화는 하나님의 섭리였는가?

함석헌 사상의 비판 후에 김 박사는 조선 패망과 일본 식민지화에 대한 논의로 강연을 이어갔다. 김 박사는 "조선 망국은 조선 지도층의 무능과 부패, 외세 의존에서 비롯"되었다고 밝히고, “그 배후에는 가츠라 태프트(Katsura-Taft) 밀약이 있었다."면서 "조선 말기 국가적 위기상황에서 교회의 비정치화와 영적 대각성운동이 일어났는데, 이 모든 것은 하나님의 허용적인 섭리"라고 풀이했다. 또한 김 박사는 조선 망국의 원인을 조선 지도층의 무능과 부패라고 말했다. 동아시아의 시계가 긴박하게 돌아가던 시절 국제질서를 잘못 이해하고 외세에 의존했던 지도층의 실수와 무능력 및 국론 분열이 망국을 자초하는 원인이 되었다고 제시했다. 이러한 역사적 교훈을 바탕으로 김 박사는 조선은 하나님이 망하라고 정해주신 것이 아니라고 했다. “조선의 멸망과 일본 식민지화를 하나님의 예정론으로 귀결시키는 것은 무책임한 것이며, 바른 개혁 신학적 역사 이해가 아니다.”라고 주장하며, 역사의 흥망을 주장하시는 하나님은 이처럼 나라를 이끄는 지도층의 무능을 심판하시어 조선이 패망토록 내버려두신 것이라고 했다.

또한 김 박사는 조선의 식민지화 과정 속에서 나타난 선교사들의 비정치화 노선을 서술하며 당시의 불안감과 위기감은 선교사들로 하여금 성경공부와 기도회에 전념하도록 이끌었던 하나님의 섭리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런 연장선상에 1907년 평양 대부흥운동이 일어났다고 분석한 김 박사는 정치적 암흑기를 통해 그 마음을 갈아엎으시면서 복음주의로 한국교회를 체질화 시키려는 하나님의 섭리가 있었다고 전했다.

▲ 기조강연하는 김영한 박사

남북 분단과 6.25 전쟁은 하나님의 섭리였는가?

김 박사는 6.25 전쟁은 "미소 냉전구도 속에서 김일성이 기습 남침(南侵)한 전쟁"이라고 확실히 밝혔다. 그는 미국 시카고 대학 석좌교수 커밍스가 제시했던 남침 유도 설(미국이 북한의 남침을 유도했다는 설)30년 만에 잘못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했다. 이는 1990년대부터 공개된 옛 소련의 기밀문서를 통해 스탈린의 남침 명령에 대한 결정적인 증거들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박사는 한국전쟁은 남북 분단의 냉전구도 속에서 하나님이 허용한 전쟁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역사의 전쟁에는 이를 수행하려는 개인의 탐욕이 자리 잡고 있으며, 하나님은 이러한 인간의 탐욕의 수행을 허용하시면서 한국에 대한 그분의 원대하신 뜻을 펼치신다.”, 역사 속에서 감추어진 하나님의 뜻을 믿음 안에서 파악해야 한다며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한국전쟁은 엄청난 인명과 재난을 동반한 참화였으나 이러한 인간이 초래한 재난 가운데서도 하나님의 숨어계시는 뜻이 있다. 한국 민족이 지은 죄에 대한 심판과 동시에 고난을 통해 한국민족을 연단시키시고 그분의 뜻에 순종하게 하는 그릇으로 만드시는 섭리다.”

남한은 미국의 식민지였는가?: 운동권 시각의 역사왜곡

김 박사는 남한이 미국의 식민지라는 극좌 진영의 논리에 대해 그들의 가정에 따르면 한국은 미국의 식민지인 반면, 북한은 남한이 본받아야 하는 민주 기지가 되고 만다.”고 밝히며, 이런 시각은 근본부터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오늘날 한국이 세계적인 경제대국이 되었으며 또한 문화 대국으로 한류 문화(K, 한식문화, 영화, 태권도와 같은 스포츠 등등)를 수출하고 있다는 것이 그 증거라며, 극좌 진영의 주장은 시대착란증에 있는 종북적 자학상이라고 규정했다.

김 박사는 한국의 지난 70년 역사는 친일, 변절, 독재가 이끈 역사가 아니라 민주와 자유와 노력이 합쳐진 국가 세우기에 바친 피땀의 결정체라고 전했다. 특별히 "근현대사에 기독교의 기여는 조선왕조 붕괴와 전통종교의 공백에서 민족주의와 만나고 개화의 수단이 된 기독교의 역할에서 찾을 수 있다."고 다음과 같이 밝혔다.

1900년대 신도 국가인 일본이 중국과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이기고 한국을 식민지화 하려는 야욕을 드러내었을 때 선교사들은 한국의 민족주의자들을 보호해 주었다. 선교사들의 저택은 민족주의자들의 피난처가 되었고 기독교는 자연스레 개화운동을 지원하며 민족주의와 결함하기에 이른다. “교회는 나라 읽은 조선 사람들이 쉬이 모일 수 있는 곳, 서로 만나 아픈 가슴을 매만져 주는 곳, 여러 가지 정보를 교환하는 곳”, “3.1독립만세 운동의 연락처가 되었다. 또한 개화의 수단으로서 교회와 교회가 세운 학교는 신문화운동의 근거지였다. “기독교 민족 운동가 조만식은 생활개선운동, 절제운동, 실천궁행, 소비절약, 허례폐지, 국산 물산장려운동등을 전개했다.

결론적으로 김 박사는 함석헌의 말대로 한국의 반만년 역사는 고난으로 점철된 것이 사실이지만 고난만을 가지고 한국 역사를 제대로 이해할 수는 없다고 했다. 고난을 사용하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떠나서 고난 그 자체만으로는 의미가 없다며, 고난을 그 분의 선하신 섭리와 경륜으로 사용하시는 하나님을 향한 믿음으로 승화시켜야 의미가 있고 밝혔다. 김 교수는 오늘 날 우리의 과제는 민족의 역사에 나타난 하나님의 섭리를 알아내는 것이라며 그 하나님의 섭리를 헤아리고 그 분의 선하신 뜻에 복종하고 동북아의 평화의 나라와 선교의 나라가 되는 것이 우리 민족에게 주신 하나님의 선하신 섭리라고 생각된다.”고하며 강연을 마무리 했다.

▲ 단체사진

한편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김영한 박사의 발표 외에도 “3.1운동과 임시정부와의 관계”(이은선/안양대 본회 상임이사) “8.15 해방과 1950년대 정국”(이장식/한신대 명예교수) “한국 근현대사: 한 접근 :민족/기독교/공산주의/산업화”(민경배/백석대 석좌교수, 본회 고문)등의 발표가 있었다. 또 김성봉 박사(신반포중앙교회, 공동대표)와 신현수 교수(평택대, 공동대표), 김형석 박사(재단법인 통일과나눔 운영위원장, 상임이사)가 패널로 참여해 종합토론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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