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영천교회에서 제5[서울 포럼]이 개최되었다. 우선 서울에서 개최되는 어떤 기독교 단체들의 포럼보다 많은 사람들 - 목사장로들이 참석했다. 장소를 제공한 교회가 식사대접도 잘했고, 내용도 교회사역과 직결된 실제적인 것들이었다. 그리고 순서도 규모 있게 진행되었다. 이렇게 상당한 수준의 포럼이 가능했던 것은 교회의 공적 기관인 노회들이 연합하여 개최하였기 때문이다.

[서울 포럼]은 경기노회가 첫 테이프를 끊음으로 시작되었는데 해마다 이웃 노회들이 하나둘씩 참여하여 공동개최를 하게 되었다. 이번 제5회 포럼은 5개 노회들 - 경기, 남서울, 동서울, 서울, 서경노회가 공동으로 주최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실무를 담당하는 위원들은 [서울 포럼]을 확대하여 수도권 내의 전 노회들이 다 참여하는 포럼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가 아는 대로 포럼이란 말은 광장이란 뜻이다. 그리스에서는 아고라라고 하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마당이 여기에 해당될지 모르겠다. 요즘말로 하면 시민광장이고 공개토론의 장이다. 그런데 광장이란 노천이고 민중의 소리가 높은 곳이어서 권력자나 공적인 기관들에게는 신경이 쓰이는 곳이다. 따라서 공적인 기관이 이를 주도 하고 이끄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더욱이 교회는 광장과는 구별되는 곳이어서 교회의 공적 기관인 노회가 포럼을 개최한 일은 획기적이라 할 수 있다. 노회는 주로 개체교회들을 감독하고 행정적인 지원을 하는 치리회다. 때론 부정적인 의미의 정치가 이루어지는 것이기도 하다. 여기서는 신학적이거나 아카데믹한 문제들을 다루거나 논의할 시간도 없고 분위기도 아니다. 그래서 목회현장에 대두되는 중요한 과제들은 대개 개인적인 차원에서 연구하고 고민하는 것으로 끝난다.

그런데 수도권 노회들이 공적인 결의를 통해 포럼을 만들고, 여기서 목회현장의 실제적인 문제들을 함께 공개적으로 다룬다는 것은 참으로 바람직하고 크게 기대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이미 5회째 개최하였고 해마다 참여 노회들이 늘어나고 있어 기대가 더하여진다. 앞으로 포럼에서 교회의 지도자들은 정치적인 사고방식으로 교회문제들에 접근할 것이 아니라 진지하게 토의하고 기도하는 신앙적인 자세가 고양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지방의 다른 노회들도 단순히 사무 행정적인 일들을 처리하는 노회로 끝나거나 혹은 정치문제들이 이슈가 되는 노회들이 아니라 모여서 교회문제들을 진지하게 연구하고 토론하며 함께 공유하는 노회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또 노회나 시찰회를 중심으로 목사장로들이 모여 친교를 나누는 모임들이 많은데 친목을 다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서울 포럼]처럼 목회적 정보가 공유되고 신앙적인 나눔이 이루어질 수 있는 모임들로 발전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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