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보는 최근에 학교법인 고려학원 이사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복음병원 행정처장의 처리 문제와 관련해 두 번이나 연달아 사설을 실었다. 기독교보의 사설은 개인의 의견이 아니라 기독교보의 생각이고, 기독교보의 생각은 고신교회의 주장이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법인 이사회에 관한 두 번의 사설은 매우 편파적인 뉘앙스를 띠고 있는데다 명백하게 드러난 불의한 일까지도 두둔하고 있어 언론으로서의 품위를 스스로 손상시키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무엇보다 기독교보가 스스로 내세우듯이 고신교회의 정론지 임을 잊지 말라고 간곡히 부탁하고 싶다. 단순한 기사나 칼럼도 아니고 개인의 기고문도 아닌 사설에서 사사로운 정파의 이익이나 어떤 개인을 비호하는 주장을 하는 것은 공적 기관지로서의 품위를 스스로 떨어뜨리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두 번의 사설에 드러나고 있는 내용 정도라면 사설이 아니라 독자 개인의 기고문으로 게재되는 것이 옳았다고 본다.

더구나 많은 독자들이 지적하고 있는 대로, 기독교보에 실린 고려학원 이사회에 관한 최근 사설은 사실마저 왜곡하고 있다. 이미 보도된 바에 의하면, 고려학원 정관 시행세칙에 삽입된 직원의 임기에 관한 경과조치는 이사회 결의 없이 삽입된 것임으로 불법적인 것이 명백하며, 나아가 그것을 삽입한 목적과 의도까지 생각하면 심각한 범죄행위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누구나 쉽게 판단할 수 있다.

그런데도 기독교보의 사설은 이전 이사회의 결의정신에 따라 기록한 것인데도 구체적 문안내용이 이사회의 결의가(결의 가운데) 없었다는 것으로 책임을 묻는 것은 지나친 것이라며 불법을 옹호하고 있다. 거기다 회록을 기록하는 사람이 자기가 해석한 정신을 따라 어떤 시행세칙 - 그것도 직원의 임기에 관한 매우 중요한 법까지도 만들어 삽입할 수 있는 것처럼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

길을 막고 아무나 붙잡고 물어보라. 회록을 기록하면서 결의하지 않은 내용을 결의정신에 따라 기록하는 일이 대관절 어떻게 가능하며, 또 그것을 어떻게 단순한 실수라고 말할 수 있단 말인가? 이런데도 기독교보는 사설에서 그것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양 주장하고 있으니 얼마나 답답하고 안타까운가. 물론 어떤 사안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여러 가지 시각으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객관성도 정당성도 없는 그런 주장을 고신총회를 대변하는 언론기관인 기독교보사설에서 하고 있다는 것이 많은 독자들을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더구나 이사회가 결의하지 않은 내용을 삽입시킨 불법적인 일에 대해 징계위원회를 구성하고 사건을 조사하여 적절한 시벌을 하도록 한 일까지 도리어 이사회가 무슨 불법이라도 행하고 있는 것처럼 비난하고 있는 내용에 대해서는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이사회가 절차를 밟아 정당하게 징계위원회를 구성하여 진행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

물론 이사회 안에서는 어떤 사건을 다룸에 있어서 의견이 다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일에 기독교보가 한쪽 편에 서서 어찌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단 말인가. 관련된 사설의 경우 아무리 좋게 보려 해도 이는 월권이요, 부당하고 불필요한 개입이다. 그러기에 이 사설은 이사회 내부에 분란을 조장하고 이사들의 편 가르기를 부추기고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따라서 기독교보는 사설은 칼럼이나 시론처럼 개인의 의견을 담는 코너가 아님을 분명히 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교단언론이 몇몇 소수 정파의 대변지로 전락할 수 있고, 또 그러다가는 교단의 리더십이나 정치 환경이 바뀔 때마다 오락가락하는 언론이 되고 말 것이다. 교단 언론이 오락가락하면 총회산하 교회는 혼란 속에 빠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기독교보의 많은 독자들은 교단언론에 사무총장이 주필의 자격으로 직접 개입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렇잖아도 각 교단에서 발행되는 신문들은 언론이라기보다 교단의 홍보지에 지나지 않는다고 폄하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기독교보는 교단총회의 사무총장이 주필에다 사설위원장까지 맡아 언론을 장악하고 있으니 그런 비난을 들어도 대답할 말이 없을 것이다.

문제가 되고 있는 지난 두 번의 사설도 이런 배경에서 보면 쉽게 이해가 된다. 곧 그런 사설이 언론을 직접 담당하고 있는 사람들 - 사장, 편집국장, 기자들 - 에게 서 나온 것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정치적 관계에 있는 어떤 사설위원에게서 나왔을 것이란 사실을 충분히 짐작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기독언론이 언론으로서의 사명과 기능을 다소라도 수행할 수 있으려면 교단으로부터 독립되어야 한다.

 

저작권자 © 코람데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