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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을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
  • 이성구 박사 /고려신학대학원 교수
  • 승인 2007.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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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담배를 피워 온 고모(18)군은 의사로부터 ‘폐 기능이 60대 노인과 다름없다’는 말을 들었다. 담배를 하루 평균 두 갑 이상 피워온 고군은 숨이 차서 3층 계단을 오르기도 버겁다. 숨이 턱 막혀 계단에서 주저앉기도 한다. 의사는 ‘선천적으로 폐가 약한데다, 만성적인 기관지염이 심해 심각한 합병증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고군은 “이러다가 정말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겁이 난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군은 여전히 하루 한 갑 정도 담배를 피우고 있다. ‘서너 달 끊어봤지만 결국 다시 피우게 됐죠. 완전히 끊는다는 건 불가능한 것 같아요….’”

10월 20일자 신문에 실린 기사 일부분이다. 청소년들의 흡연문제가 심각한 양상으로 접어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위 기사가 실린 지면에는 경기도 어느 동네 길거리에서 고교 남녀 학생이 교복을 입고 담배를 피우고 있는 사진을 싣기도 하였다. 우리가 학교 다닐 때도 중고등학교에서 담배를 피우는 아이들이 있었다. 그러나 그런 아이들은 소수였고, 학교는 그런 학생들이 적발되면 정학 처분을 하였다. 학생들을 위한 금연교육도 없었고 오로지 처벌위주였을 뿐이다. 그리고 처벌하는 것으로 수면아래 가라앉게 만들 수 있었다.

오늘의 상황은 그 정도를 훨씬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학교가 금연학교를 열어야 할 정도이고, 그런 일로 학생들을 벌주었다가는 학교가 문을 닫아야 할 판이 된 것 같은 느낌이다. 모든 면에서 속도가 빠른 우리나라는 타락의 속도도 엄청나게 빨라 문화적 퇴폐성이 걷잡을 수 없이 쉽게 빨리 퍼져가고 있다. 완전히 세계화된 ‘빨리 빨리’ 문화는 우리 삶의 전 영역에서, 특히 부정적인 영역에서 그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의학계에서는 청소년이 스스로의 의지만으로 금연에 성공하는 비율을 5% 미만으로 보고 있다. 청소년기에는 아예 담배를 배우지 않도록 하는 흡연 예방 교육이 중요한 이유다. 신촌 세브란스병원 호흡기내과 김영삼 교수는 ‘청소년기에 담배를 배우면 끊기도 훨씬 어렵고 40대쯤 폐암으로 조기 사망할 위험도 매우 높다’고 말했다”는 이어지는 보도 내용은, 그러나 죽기를 작정한 사람들이나, 죽음은 남의 일로 여기는 청소년들에게는 별로 소용이 없어 보인다.

이런 사회적 현상을 볼 때 우리는 어떤 생각을 하는가? 대개 남의 일로 여긴다. 나와 상관없는 일로 생각하기 쉽다. 우리 아이들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예사로 들어 넘긴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신학대학원에서 열리는 수련회에 참가한 녀석들 가운데서 담배를 피우는 아이들을 발견한 적도 있다. 물론 신앙의 연륜이 짧은 아이들이었지만 수련회에 와서, 신학대학원에서 예사롭게 그런 모습을 노출한다. 아이들의 교육은 가정과 학교, 사회의 세 영역에서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는데, 오늘날 우리 아이들의 교육은 오직 학교에 맡겨져 있고, 학교 교육은 점수 따는 일에만 신경 써 달라는 판이다. 인격교육을 위하여 학생들을 때려가며 지도해 달라고 부탁하는 부모는 없다. 죄악에 찌든 세상은 아이들에게 싫은 소리를 전혀 하려들지 않는다. 사회적 어른이 없으니 보이지 않는 질서 유지체제가 사라져 버려 난장판이 되어가고 있다.

최근들어 국회조찬기도회에 깊이 관여하는 황우여 한나라당 의원, 같은 당 맹형규 신상진 의원 등이 금연관련 법안을 연속으로 제안하고 있다. 학교 내외에 소위 ‘스쿨 존’을 그어 금연을 의무화할 것, 보건복지부만 아니라 지방정부도 금연구역을 지정할 수 있도록 할 것, 담배사업자들이 청소년 관련 행사에 기부금을 내어 간접으로라도 흡연을 부추기는 것을 배재하도록 할 것 등 상세한 법제화를 시도하고 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성령의 전인 우리 몸을 그 어떤 것으로도 해할 수 없다. 우리가 건강에 유의해야 할 첫 번째 이유도 여기에 있다.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하여 우리가 할 일은 없을까? 건전한 법안을 발의하는 국회의원들에게 격려 편지를 보내는 방법이 있다. 지역마다 청소년금연운동 본부 같은 것을 만들어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작업에 동참할 수도 있다. 더 이상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을 정치인만의 문제로 여기는 버릇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 땅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맡기신 우리가 책임질 영역이다. 건강한 교회를 세워 건강한 사회를 이루어야 할 사명이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주어져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성구 박사 /고려신학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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