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현대사 왜곡의 근본원인

한국기독교철학회와 기독교인문아카데미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2016년 하계기독인문아카데미가 620일부터 711일까지 매주 월요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백석대학교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아카데미의 주제는 역사와 함께하는 신앙산책이다.

▲ 강의하는 이은선 박사

74일 기독인문아카데미는 한국 근대화와 기독교라는 주제로 이은선 박사(안양대학교 교수)가 강의했다. 강의를 통해 이 박사는 식민사관을 극복하기 위해 내세운 내재적 발전론이라는 역사적 관점이 고등학교 근현대사 교과서에서 기독교에 관한 내용을 상당히 축소하거나 심지어 왜곡하고 있다고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일본의 사학자들은 정체성론과 타율성론에 입각하여 일본에 의한 한국지배가 오히려 한국의 발전에 기여한다는 식의 식민사관으로 한국 근대사를 기술했다. 이런 식민사관에 반대하여 내재적 발전론이 등장했다. 조선 후기 조선 내부에서 이미 자본주의 맹아가 싹트고 있었는데 일제의 침략으로 이런 조선의 내재적 발전 요소가 무너졌다는 이론이다.

이런 내재적 발전론은 식민사관을 가지고 있었던 일본 학자들과 미국 학자들에 의해서 비판되어왔다. 그러다가 1990년대 들어서면서 국내의 탈근대론자들에 의해서 내재적 발전론에 대한 새로운 비판이 제기되었다. 탈근대론자들은 우리 민족 스스로가 근대에 도달했음을 입증하려는 내재적 발전론은 우리 역사 내부에서 서양의 근대를 찾으려고 한 데 지나지 않는것이라고 비판했다.

▲ 2016년 하계기독인문아카데미가 열리고 있는 백석대학교 목양관

식민사관을 극복해 보려고 했던 내재적 발전론은 우리의 주체적 근대를 찾으려고 하면서 실제로는 서양의 모습을 우리 역사 내부에서 찾으려는 모순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마치 한국한문학이나 국문문학에서 우리에게 없는 서양의 강요된 근대를 찾으려는 시도와 같다. 이런 시도는 한국문학사 이해를 왜곡할 뿐이다. 따라서 내재적 발전사관에 입각하여 근대를 찾아 연속성을 강조하려는 입장들은 비판되어야 하고 개항 이후 외부의 충격에 의한 단절을 인정하며 한국 근대사를 연구해야 한다.

이러한 내재적 발전론에 대한 여러 비판들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내재적 발전론이 우리나라의 내재적 발전 과정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과정에서 외부적인 요인들을 지나치게 배척하였을 뿐 아니라 민족의 가치(예를 들어 동학혁명)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역사는 내재적인 요인과 함께 외부적인 요인들의 상호작용을 통해 전개되며 발전한다. 우리나라 근대화 과정의 이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가 내부적으로 근대화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 갔던 것을 올바로 연구하며, 동시에 새로운 외부적인 요소로 들어왔던 기독교가 근대화 과정에서 했던 역할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것이다.

근대사회의 가장 중요한 특성은 자본주의 사회로의 편입이다. 내재적 발전론에서도 자본주의 맹아론을 강조했고, 식민지 근대화론에서서도 가장 중요한 주제는 자본주의 성립을 통한 근대화였다. 또 하나의 근대화의 특징은 세도정치를 청산하고 외세의 침략에 대항함으로 민족 자위권을 지키려했던 민족주의의 가치이다. 또한 신분제도의 폐지와 함께 반상의식 같은 봉건적인 의식의 극복을 통한 근대의식의 형성과 그로 말미암은 민주주의 제도의 성립이 근대사회의 중요한 특징들이다.

이은선 박사는 이러한 근대사회의 특징들의 성립에 가장 크게 기여한 것이 바로 기독교라고 강조한다. 먼저 기독교를 통해서 서양의 의료와 교육 같은 근대 문화가 전파되었다. 둘째로 조선의 개화를 주도하는 개화세력들이 기독교를 수용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했다. 셋째로 기독교의 전파를 통한 남녀평등, 노동의 가치관 확립 등의 근대적 가치관이 제공되었다. 넷째로 기독 지식인들을 통한 애국계몽운동의 전개이다.

그러나 이은선 박사는 현재 중고등학교 국사교과서와 근현대사 교과서는 역사학계의 비판의 대상이 되어버린 내재적 발전론의 입장만을 고집함으로 역사적 사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게 할 뿐만 아니라, 한국 근대사의 가장 중요한 역할을 감당했던 기독교를 독립된 항목으로 다루지도 않고 축소 왜곡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코람데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