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은 지형은 목사의 작품이다.

 

[무화과는지금] -지형은

태양의 길과 각도가 엉키는 어느 여름
햇살이 유달리 일찍 사나운 날에

그런 세상에 던져진 무화과는
온몸으로 빛을 받아들이며
사랑을 꿈꾸고 있다

그토록 간절한 마음인데
마디 말도 하지 못한
수없이 지새운 그리움의 밤과
셀 수 없이 지난 기다림의 낮이
안으로만 깊어져 보이지 않는 꽃을 피운다

빛이 부서지며 생긴 찬란한 보석들이
하늘에서 쏟아져 내리는 어느 여름날에
언제 다가올지 모르는 손길을 기다리며
갈수록 낯설어지는 세상에서 어느 이방인이
사랑만을 위한 사랑을 꿈꾸고 있다

시간의 길이 엇갈려
익기도 전에 지나가신 임을
못내 그리며 영원으로 사라져도 괜찮은
지금 사랑하고 있으므로 행복한 무화과는
끝나지 않을 사랑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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