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람데오닷컴 사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여 이신칭의의 중요성을 살펴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교회를 바로 세우는 이신칭의의 복음을 소개하는 “개혁신학과 요한복음 3:16”이라는 시리즈 글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시리즈의 글은 미국의 유수한 개혁신학 연구 기관인 Ligonier Ministries가 발간하는 Tabletalk 의 2016년 5월호에 수록된 내용으로서, Ligonier Ministries 과 협의하여 번역 연재를 허락 받았다. 이 글의 번역자는 고려신학대학원(MDiv), 고든콘웰(Gordon-Conwell ) 신학대학원(ThM), 부산대학교 영어영문학과에서 공부하고 현재 미국 델라웨어 섬김의 교회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는 손영준 목사이다. 이 시리즈를 통해서 교회를 세우는 복음의 능력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 편집장 주       ▲ 번역 : 손영준현) 델라웨어 섬김의 교회 담임목사. 고신대학원(MDiv), Gordon-Conwell 신학대학원(ThM), 부산대학교 영어영문학과(BA), 국제오엠선교회 선교사(1994년-96년) ◆글 싣는 순서 1. "개혁신학과 요한복음 3:16" (Burk Parsons) 2. "하나님이" (John Piper) 3. "세상을" (John W. Tweedale) 4. "이처럼 사랑하사" (John MacArthur) 5. "독생자를" (Scott R. Swain) 6. "주셨으니" (Iain D. Campbell) 7. "그를 믿는 자마다" (Cornelis P. Venema) 8. "멸망치 않고" (Guy M. Richard) 9.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 (William Barclay)

요한복음 3:16 에 대한 왜곡 중에 "하나님께서 세상을 사랑하신다."는 말씀이 의외로 가장 많이 왜곡되는 부분이다. 우리는 이 세상에 하나님이 사랑할 만한 대단한 요소가 있는 것처럼 생각을 하고 싶어지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도시 풍경과 농촌, 고급 요리와 뒷마당 바비큐, 클래식 심포니와 포크 발라드, 르네상스 명화와 유치원 아이들의 투박한 그림에 이르기까지, 그 어느 하나라도 탄복하지 않을만한 것이 있는가? 우리가 알고 있는 세상은 조화, 은밀함, 기회, 환호로 가득 차 있다. 하지만, 그렇게 흥미롭고 아름답고 좋은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이 죄인들에 의해 다스려진다는 사실이 문제가 된다. 아담과 하와가 에덴동산에서 하나님을 거역한 이후로 세상은 황무지가 되어왔다. 그래서 세상이 아무리 멋지게 보인다 해도 하나님의 구속하시는 사랑을 받을 만한 자격이 있는 건 아니다.

이 세상이 하나님의 사랑을 받기에는 얼마나 자격 없는 상태인지 아는 것이야말로 요한복음 3:16 이해의 열쇠이다. 그것을 이해할 때 우리는 하나님이 주시는 뜻밖의 선물에 대해 감사하게 될 것이다. 저명한 신학자인 벤자민 B 워필드(Benjamin B Warfield)가 바로 이것에 대하여 오래 전에 잘 규명해 주었다. 워필드는 "하나님의 측량할 수 없는 사랑"이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하나님 사랑의 깊이를 헤아리기 위해 요한복음 3:16의 "세상(헬라어로 코스모스)" 이라는 단어의 뜻을 신중하게 살펴보았다.

이 구절에서 "세상"은 무엇을 뜻할까? 워필드의 통찰에서 도출해보면 네 가지 견해가 가능하다.

첫째로, 많은 사람들이 "세상"은 ‘예외 없는 모든 사람’을 뜻한다고 믿는다. 다시 말해 요한복음 3:16 에서 하나님이 세상을 사랑하신다는 것은, 하나님이 모든 사람 한 명 한 명을 똑 같이 사랑한다는 것을 뜻한다고 한다. 그 논리는 이렇다: "하나님은 모든 사람을 사랑하시고, 그리스도는 모든 사람을 위하여 죽으셨으므로, 모든 사람에게 구원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 관점은 하나님의 사랑이 무기력하며 또한 그리스도는 헛되이 죽었다고 주장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게 아니라면, 당연히 이 견해의 결론은 모든 사람에게 구원의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가 아니라 실제로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는다는 것이 되어야 할 것이다. 만약 하나님이 모든 사람을 사랑하시며 그리스도가 모든 사람을 위해 죽었는데, 하나님의 사랑이 무능하지도 않고 그리스도의 죽음도 헛되지 않다면, 결국 모든 사람에게 구원이 보장되었다는 것만이 유일한 결론으로 도출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관점은, 바로 그 다음에 이어지는 요한복음 3:17-21의 문맥에서 분명히 증명되는 하나님의 심판에 대한 성경의 가르침과 모순된다.

둘째로, 어떤 사람은 "세상"이 ‘차별 없는 모든 사람’을 뜻한다고 주장한다. 이 견해는, 하나님이 어떤 한 종류의 사람이나 인종을 뛰어 넘어서 사랑하신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은 유대인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이방인들도 위함이다. 하나님의 사랑은 민족의 한계에 제한되지 않고 모든 나라, 부족, 문화, 언어와 사람에게 미친다. 이 사실에 대해서는 알미니안 주의자나 칼빈주의자나 모든 하나님의 백성들이 똑같이 흔쾌하게 "아멘"이라 대답한다.

이 견해는 분명 옳으며, 또한 요한복음의 큰 문맥 속에서 볼 때 "하나님의 자녀"라는 세계적 정체성에도 부합하는 장점이 있다(예; 요 1:9-13; 4:42). 하지만 이 견해는 요한복음 3:16이 의도적으로 보여주는 그림, 즉 "하나님이 이처럼 사랑하사"와 "세상"의 충격적인 대조를 제대로 파악해내지는 못한다.

셋째, 앞의 견해와는 달리 개혁주의 신학자들 사이에서는 요한복음 3:16 의 "세상"이 ‘선택된 자들’을 가리킨다는 주장이 일반적이다. 요한복음 전체를 통하여 예수님은 은혜의 독특성을 강조하시는데, 요점은 하나님의 백성들이 불신앙의 세상으로부터 '선택'을 받았다는 것이다. "아버지께서 내게 주시는 자는 다 내게로 올 것이요" (6:37). "나는 선한 목자라 나는 내 양을 알고 양도 나를 아는 것이... 나는 양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노라"(10:14–18). "너희가 세상에 속하였으면 세상이 자기의 것을 사랑할 것이나 너희는 세상에 속한 자가 아니요 도리어 내가 너희를 세상에서 택하였기 때문에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느니라"(15:19). "내가 그들을 위하여 비옵나니 내가 비옵는 것은 세상을 위함이 아니요 내게 주신 자들을 위함이니이다 그들은 아버지의 것이로소이다"(17:9).

다시 말하지만, 이 세 번째 견해는 성경적인 선택교리를 강조함으로써 중요한 내용을 정확하게 지적해준다. 그러나 요한복음 3:16의 "세상"이라는 용어는 하나님 백성들의 정체성(선택 받은 자들이라는-역자 주*) 보다는 하나님 사랑의 본질에 더욱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이제 마지막 견해에 이르게 된다. 즉, "세상"은 하나님의 사랑에 담긴 놀라운 속성을 주목하게 해준다는 점이다. 이 견해를 받아들일 수 있게 하는 논증이 충분히 가능한데, 워필드는 이것을 다음과 같이 명쾌하게 진술한다.

여기서 "세상"이라는 단어는 '범위'에 대한 용어가 아니라 '정도'에 대한 것입니다.(*역자주 -"세상"의 범위에 누가 포함되느냐가 아니라, 그 세상이 어떤 정도의 상태인가에 대한 것을 말함). 그 단어가 우선적으로 함축하는 내용은 윤리적인 것입니다. 요한복음 3:16에서 그 단어를 사용한 것은, 세상이 너무 커서 그 세상을 모두 끌어안으려면 사랑이 아주 '많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세상이 너무나도 악(惡)해서, 그 세상을 어떻든 사랑하려면 '위대한 종류'의 사랑이 필요하다는 것을 제시해줍니다. 하나님께서 자신의 아들을 세상을 위해 내어주실 때 세상을 사랑하신 것처럼 그런 엄청난 위대한 사랑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세상"은 죄악된 인류를 나타내며, 그 인류는 하나님의 구원하시는 사랑을 받을 자격이 없다. 하나님의 사랑을 떠나서는, 세상은 하나님의 정죄하심 아래 놓이게 된다. 하지만 그리스도 안에서, 믿는 자들은 하나님의 놀랍고 다함이 없는 구속의 사랑을 경험하게 된다. 요한복음 3:16은 세상의 위대함이 아니라 하나님의 위대하심에 대한 말씀이다.

From © 2016 Ligonier Ministries. Used by permission.

*원문보기 ; http://www.ligonier.org/learn/articles/the-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