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병만 목사(열방교회 담임)

사람이 자기가 속해 있는 현장에서 떠나 자신을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음은 큰 특권이며 축복이다. 일중독이 되어 자신의 일자리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하면 늘 그 수준에 머물러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쫓기는 삶 가운데 객관적으로 자신을 돌아본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삶의 여유를 가지고 쉴 때만이 가능한 일이다.

매년 여름에 안식월로 한두 달 쉼을 통해 재충전하면서 느끼는 감정은 참 행복하고 여유롭다는 것이다. 안식일을 지키며 안식년을 갖는 것이 사치스럽고 시간을 허비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안식일은 하루지만 지키면 한 주 동안의 피로와 근심 걱정을 떨쳐 버리고 하늘로부터 내리시는 은혜로운 만나와 은총을 통해 모든 것이 해소되고 새 힘을 얻게 마련이다. 나는 안식월을 보내는 동안 많은 곳을 돌아보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경험을 갖는데 이것은 마음의 여유 뿐 아니라 또 다른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는 특별한 계기가 된다.

비록 경비는 많이 들지만 돈으로 살 수 없는 소중한 가치를 얻게 된다. 사람은 돈이 많으면 행복할 것처럼 생각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오히려 많은 재물을 가지면 교만하게 되고 불안한 마음을 갖게 된다. 그래서 지혜로운 사람은 자신에게 주어진 보를 나누는 삶을 통해 보람과 기쁨을 얻는다. 무형의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기 때문에 안식년의 소중한 시간 속에 충전된 에너지를 삶과 설교 속에 녹여내어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한다. 이것이 설교자와 목회자만이 재생산할 수 있는 특권이기도 하다. 물론 평신도들 중에서도 삶의 여유를 통해 얻은 무형의 거치를 자신의 삶에 녹여 내며 더 나은 창조적이고 생산적인 것에 재투자하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어려운 결단으로 안식년을 가지므로 인하여 영육 간에 엄청난 힘과 능력 그리고 재충전의 에너지를 경험하는 것을 본다. 각자의 내면에 쌓인 묶은 찌꺼기들을 쏟아내고 신선한 자아를 재형성하며 더 너그럽고 온유하고 기다림의 여유를 가지게 되고 많은 생각 속에 자리 잡는 아이디어를 끄집어내어 삶과 사역에 활용함으로써 더 나은 미래를 열어가게 된다. 뿐만 아니라 육체적 피로감도 해소 하고 조용한 곳에 자연과 함께 호흡함으로 하나님께 더 한발자국 다가가게 된다. 본인도 처음 안식년을 아내와 같이 두 달을 보내면서 이와 같은 경험을 하게 되었고 다시 새롭게 태어나는 은혜를 누린 적이 있다. 금번 기회도 반드시 하나님의 선한 인도와 영육간의 거듭남과 새롭게 되는 은혜를 경험하게 되리라 확신한다.

미국에 와서 첫 번째 만남은 라스베이거스에서 23일 동안 여러 동기들과의 교제의 시간으로서 자신의 삶과 사역들을 나누면서 위로와 도전 그리고 목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계획할 수 있어서 좋았다. 여러 환경이 다 다르지만 그래도 복음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동일한 사역을 하는 목회자들로서 공통분모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복음이 많이 희석되어 순수한 복음이 사라지고 있는 이 시대를 바라보면서 그래도 시대적인 풍조에 동조되거나 휩싸이지 않고 성경을 최고의 가치로 삼고 어렵고 힘든 이 길을 굳건히 걸어가는 것이 바로 우리가 가야 할 길임을 다시 한 번 확인 하면서 다짐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교회의 흥망성쇠는 바로 어떤 것이 사역의 잣대가 되느냐 하는 점이다. 성경을 잣대로 삼으면 외롭고 어려운 길이지만 끝내는 승리 하지만 시대적 조류에 편성하면 얼마 있지 않아서 교회는 쇠퇴하고 만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힘을 얻게 되었다.

요사이 서구와 북미지역에서 사회적인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동성애 문제는 이제 성경적 잣대를 무시하고 인간적인 잣대로 결정한 나머지 돌이킬 수 없는 소용돌이 속에 빠지게 되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심각성을 가지고 끝까지 지켜야 할 교회가 오히려 더 앞장서서 결정하고 실행함으로써 건강한 교회마저도 도매 급으로 넘어가게 되었다. 어떤 고난과 핍박 그리고 시련이 와도 교회는 성경적 가치를 지켜야 하고 사회를 향하여 잘못되었다고 선지자적 목소리를 내어야 한다. 모든 것은 성경이 말하고 있는 대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성경에서 말하는 잣대를 훼손해서는 안된다.

피닉스에 와서 며칠을 보내면서 성도들의 따뜻한 사랑을 많이 받았다. 매끼마다 초대해서 함께 식탁의 교제를 나눌 수 있게 되었다. 하나님의 크신 사랑이며 은총임을 깨닫게 된다. 감사할 뿐이다. 주일집회는 거룩한 삶을 살 것을 주문하는 내용의 메시지를 전달하여 성도들이 많은 감동을 받았다. 급속히 세속화되어 가는 한인사회와 교회를 향해 비수 같은 하나님의 말씀으로 거룩성을 지키는 최후보루가 될 것을 호소했다. 바쁜 생활 속에도 주일을 아름답게 지키며 하나님의 말씀을 사모하는 이민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껏 축복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 주간의 시간을 보내고 이제는 오렌지카운티를 가면서 세도나, 페이지, 그리고 샌디에이고를 둘러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하나님의 창조 솜씨를 경험하게 되고 더 주께 가까이 다가가는 시간이 되었다. 성도님들의 기도에 힘입어 더욱 건강하게 안식월을 보내며 말씀사역을 잘 할 수 있을 것을 확신하면서……. 다음 주에는 세도나를 중심한 기행문을 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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