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회 수도남노회 장로계속교육 열려

예장고신 수도남노회(노회장 박진섭 목사)는 수도남노회 교육부가 주최하고 장로회가 주관하는 장로계속교육을 지난 16일 은혜샘물교회(담임 박은조 목사) 예배당에서 실시했다. 이번 장로계속교육은 수도남노회 장로회 회원들이 노회 소속 장로들의 정체성 확립이 필요하다는 제안에 따라 자발적으로 준비되었다. 수도남노회 제1회 장로계속교육에 강영안 장로와 임경근 목사(다우리교회 담임)가 강사로 나섰고, 50여명의 장로들이 참석해서 진지하게 교육을 받았다.

대다수의 장로들이 고신교회의 정체성에 대해서 잘 모른다?

강사로 나선 강영안 장로(고신대 이사장, 서강대 철학과 명예교수, 주님의 보배교회 장로)는 강의를 시작하기 위해 먼저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간단한 조사를 실시했다. 참석한 장로들 가운데 유아기부터 고신교회에 출석한 사람, 청년 학생시절부터 고신교회에 출석한 사람, 마지막으로 장년이 되어 고신교회에 출석하게 된 사람의 손을 들어 표하게 했다. 조사 결과 참석한 대다수의 장로들이 장성해서 고신교회에 출석하게 된 분들이었고, 대부분 고신교회의 역사와 정신 등에 대해서 잘 모르는 상황이었다.

▲ 강의하는 강영안 장로

여기서 우리는 현장에서 교회를 섬기는 고신교회 장로들 가운데 대다수가 고신교회의 정체성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런 상황이 다만 수도남노회에 국한된 일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강영안 장로는 다수의 참석자들이 고신교회의 뿌리에 대해서 잘 모르는 상황을 파악하고 즉석에서 고신교회가 탄생하게 된 한국교회의 정치, 선교사와의 관계, 신학적 배경 등에 대해서 요약 설명 하며, 원고에서 자유하여 두 시간의 강의를 다음과 같이 이어갔다.

고려파의 세 가지 특징

고신교회는 신사참배 반대운동과 떼려야 뗄수 없는 교회이다. 당시 한국교회 주류는 신사참배에 찬성하는 사람들이었다. 이러한 신사참배에 반대하던 작은 무리의 사람들이 시작한 교회가 고려파이다. 고려파라는 말은 신사참배에 반대해서 옥고를 치룬 성도들이 세운 고려신학교에서 나온 것이다.

1) 고려파의 첫 번째 특징- 신사참배 반대운동과 회개운동

고신신앙운동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신사참배 반대운동과 회개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고신교회는 일제 종교 탄압에 항거한 무리들이 모인 교회이다. 고신의 전통은 제1계명을 가장 중시한 교회 전통이라고 할 수 있다. “나 외에 다른 신을 네게 두지 말지니라.” 그래서 학창시절 교련시간에 국기에 대한 거수경례를 하지 않았었다. 또 하나의 특징은 주일 성수였다. 토요일 저녁 12까지 공부하다가 주일이 되면 공부를 그치고 월요일 시험공부를 위해 주일 12시가 넘으면 공부를 시작했던 기억이 있다. 이런 특징은 하나님이 아닌 다른 것을 숭배하는 것에 대한 저항의식에서 나온 전통이다. 이러한 고신교회의 특징은 교권에 대한 반대로 나타나기도 했다. 강 교수는 한상동 목사의 모습을 회상하면서, 한상동 목사에게 교권주의의 그림자는 없었다고 밝혔다. 강 장로는 한상동 목사의 리더십과 박윤선 목사의 신학 그리고 장기려 장로의 봉사가 고신 정신의 기둥을 형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2)고려파의 두 번째 특징 - 말씀에 대한 열정

어떤 다른 교회의 전통보다도 더욱 말씀에 대한 열정이 있는 것이 고신교회의 특징이다. 한국 교회는 선교사들이 입국하기 이전에 한국말로 번역된 성경을 가지고 있었다. 성경과 말씀에 대한 열정은 한국교회 전체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정신은 또한 고신교회의 근간을 형성하는 정신이다. 고신의 전통은 누가 뭐라 뭐라 하다가도 하나님의 말씀이다.’ 하면 다 엎드릴 줄 아는 정신이다.

3) 고려파의 세 번째 특징 - 개혁신학의 전통

오늘 날 대학의 CCC, IVF, UBF 등과 같은 선교단체는 교회에서 나온 단체가 아니다. 한국교회에서 탄생한 대학생 선교단체는 SFC 이다. 고신교회에는 SFC가 있다. SFC 정신은 삶의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의 주권을!’ 이라는 말로 요약될 수 있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영역을 당신의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모든 삶의 영역이 하나님의 것이다. 교회, 가정, 학교, 국가 모든 영역은 하나님의 주권에 속해 있다. 성도들은 그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의 다스림을 받으며 섬겨야 한다. 또한 각 영역은 고유의 주권을 가지고 있다. 이런 SFC 정신이 바로 개혁신학의 전통이다. 고신의 이런 개혁신학 전통에 큰 영향을 미친 분은 박윤선 목사이다. 박윤선 목사가 교단을 떠나고 난 후 홍반식, 이근삼, 오병세 박사가 개혁신학의 전통을 이어갔다.

이러한 고려파의 특징들을 고려하여 고신의 영성을 이야기해 보자. 고신의 영성은 신비적인 것만을 추구하는 영성과는 구별되는 영성이다. 또한 고신의 영성은 수도원적 영성과 구별되는 영성이다. 이 세상을 떠나서 혼자 있으면서 추구하는 영성이 아니다. 고신의 영성은 일상의 영성이다. 일상의 삶에서 그리스도의 주되심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며 누리며 감사하는 삶의 영성이다. 말씀중심의 영성이다. 말씀은 성령께서 함께하시는 말씀이다. 그 말씀을 삶 가운데 경험하고, 감사하고, 순종하며 사는 영성이다. 그렇다면 이 고신의 영성이 잘 전수 되고 있는가?’를 점검해 보아야 한다.

▲ 장로계속교육이 열리고 있는 은혜샘물교회 예배당

고신정신으로 극복해야 할 오늘 날의 문제

강영안 교수는 고신교회의 이런 영성을 가지고 극복해야 할 오늘날의 문제를 1) 무신론의 도전 2) 다원주의 사상 3)소비주의라고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1) 무신론

밖에 있는 무신론도 문제이지만, 우리 안에 있는 무신론이 문제이다. 오늘날의 무신론은 예전처럼 지식인의 호사스러운 무신론이 아니고 세계 시민운동으로 등장하는 무신론이다. 도킨스같은 사람은 신은 환상이요 착각이라고 주장하며, 종교는 인간에 대해 선보다는 해악을 많이 끼쳤다고 말한다. 그는 해악을 끼친 종교를 아이들에게 교육에서는 안 된다고 하며 종교를 교육현장에서 추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그들은 무신론을 세계시민운동으로 펼쳐나가고 있다. 오늘날은 무신론자들은 모여서 무신론 수련회를 열고 축호전도 퇴치법 특강 등을 듣는 시대이다. 그러나 이런 무신론은 두렵지 않다. 인간의 깊은 곳에 있는 공허감의 뿌리를 제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무서운 무신론은 우리 안에 있는 무신론이다. 디도서1:16 말씀처럼 하나님을 입으로는 시인하나 행위로는 부인하는 우리 안에 있는 무신론이다. 예를 들어 교회에서 행하는 투표 시 미리 짜고 투표하는 것은 우리 안에 있는 무신론이다. 표 계산을 해서 미리 다 짜놓고 투표하는 행동은 행위로 하나님을 부인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실천적 무신론자들이 될 수 있는 가장 위험한 군은 장로들이고 그 다음 목사들일 가능성이 있다. 교회 안에서 기득권을 가진 분들이 실천적 무신론자들이 되기 가장 쉽다.

2) 다원주의의 문제

다원주의란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가지가 있다는 생각이다. 예를 들어 의학에 양방만 아니라 한방도 있다. 지식의 체계가 한 개가 아니라 여러 가지가 있다는 말씀이다. 에스키모의 전통에는 멀리서 온 친구에게 아내를 내어 주는 관습이 있다. 여기에서 윤리 다원주의가 나온다. 정치 체계도 왕정이 있고 민주주의도 있고 여러 가지 정치 체제가 가능하다. 정치적 다원주의를 의미한다.

그렇다면 이런 다원주의를 종교에 적용하면 어떻게 되나? 기독교만 종교이고 불교와 이슬람은 아니라고 말하기 힘들다. '기독교가 종교입니까?' 라는 질문은 다른 차원의 질문이고, 일반적 사회의 상황에서 기도교만이 유일한 종교라고 말하기는 힘들다. 오늘날이 다원주의 사회라는 말은 어느 한 종교만 존재할 수 없는 사회라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도전인가? 어쩔 수 없이 오늘의 사회는 종교다원주의라는 사실 앞에 직면하고 있다. 종교 다원주의는 모든 종교가 하나이고, 다 구원이 있고, 하나로 통한다고 말한다. 문제는 이런 주장이 성경의 가르침과 다르다는 점이다. 성경은 구원의 길은 그리스도께만 있다고 가르치기 때문에 종교다원주의는 우리에게 심각한 도전이다.

우리는 일원적 다원주의가 아니라 다원적 다원주의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불교가 가는 길이 다르고 불교가 도착하는 곳도 다르다. 유교가 가는 길이 다르고 유교의 도착 점이 다르다. 기독교의 구원과 불교와 유교의 구원이 각각 다르다. 각각의 지향점이 다르고 목적도 다르다. 차이가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그렇다면 차이에서 나오는 갈등은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베드로전서3:15의 말씀은 당시 다원주의 사회에서 그리스도인들이 어떻게 살아야 함을 가르쳐 준다. 먼저 예수 그리스도를 주로 모시고 살자는 하나님의 주권 사상이 필요하다고 말씀한다. 또한 소망을 이야기 할 준비를 하라고 말씀한다. 다시 말해 생각하라는 말씀이다. 반지성주의 늪에서 벗어나야 한다. 지성주의도 문제이지만 반지성주의도 문제다. 믿음은 앎을 추구하는 믿음이다. 생각하는 믿음이다. 아무것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지 말고 물음을 던져야 한다. 장로들도 공부해야 한다. 교리를 공부하고 성경을 공부함으로, 교인을 보호하는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

▲ 수도남노회 장로계속교육 단체사진

3) 소비주의

세 번째로 극복해야 할 것은 소비주의이다. 백화점 쇼핑백은 자랑스럽게 들고 다니는데 동네 슈퍼의 까만 봉지는 뒤로 숨기고 다니듯이, 대형교회 다니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동네 작은 교회 다니는 사람을 깔보는 태도가 소비주의이다. 욕구에 기반을 둔 신앙생활이다. 내가 필요로 한 것에 의해서 신앙이 구축되는 것이다. 내가 물질이 필요해서 물질이 구축되었다면 이제 하나님은 필요 없어진다.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신앙은 욕구에 기반한 신앙이 아니라 부름에 근거한 신앙이다. 교회성장이라는 교회의 욕구에 기반을 둔 목회가 아니라 하나님의 부르심에 근거한 목회가 필요하다.

에베소서4:12에서 직분을 세운 이유, 즉 목사를 세운 이유를 밝히고 있다. 성도를 온전하게 한다는 말씀은 그물을 깊다는 말과 같은 말이다. 그물을 깊듯이 성도를 온전히 회복시키기위해서 목사를 세웠다. 온전한 회복을 통해 자기 중심이 아니라 섬김의 삶을 살고, 범사에 그리스도에게까지 자라야 한다. 장성한 분량이라는 말씀은 그리스도의 키를 의미한다. 그리스도의 성품의 키까지 자라가야 한다는 말씀이다. 신앙의 목적, 교회의 목적은 그리스도의 키에 이르도록 자라는 것이다. 범사에 그리스도처럼 되는 것이다.

고신정신으로 무신론의 도전과 다원주의 사상 그리고 소비주의를 극복해야 한다. 고신정신을 회복하여 이런 사명을 감당하는 고신교회 장로들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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