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가면 고신은 없다

66회 고신총회가 2016920() 오후 3시부터 23()까지 천안 고려신학대학원 교정에서 열린다. 이번 총회의 표제는응답하자! 교회개혁이다. 이번 총회는 1517년 마르틴 루터가 비텐베르크 교회 정문에 95개조항의 항의문 성격의 대자보를 붙이고 종교개혁이 시작된 지 500주년이 되는 2017년 직전에 열리는 총회인데, 표제를 시의적절 하게 잘 정한 것 같다.

뜻 있는 신앙인들은 말세지 말의 증상을 보이는 현 세대의 교회 상황을 보면서 교회 개혁은 이제 필연적 과제로서, 2의 종교개혁이 일어나야 한다는 점을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다. 이런 말들은 아직 살아있는 고신의 잠재적 의지의 나타남이라고 본다.

세속 정치와 교회 정치

세속정치는 제도적으로 정착되어가고 있고 상당한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다. 정한 법률을 어기면 구속력이 있는 제재가 가해지는 법치가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교회정치는 그 반대다. 교회 정치는 기준이 불명확하고 애매모호한 측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원래 교회는 양심의 법을 다루고 취급하기 때문에, 더욱 엄격해야 하는데 신앙이나 기본 양심을 저버리게 되면 불신자보다 더 나을 것이 없다.

교회는 총회를 중심으로 정치를 통해 신앙과 생활에 연관된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 성경을 기초로 한 신앙고백과 교회의 제도와 운영 그리고 건강하고 바른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안을 찾기 위해 총회는 심대한 노력을 기울였으며 그리고 중요한 결정을 하게 된다. 그러나 오늘날의 한국교회 정치는 세속정치를 능가하는 금권정치, 야합정치로 너무나 수준 낮은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래서 말썽 많은 투표를 피하여 제비뽑기를 채택해야 할 만큼 심각한 상황에 이른 지가 벌써 오래 되었다. 총회임원 선거 때마다 돈 봉투가 나돈다는 얘기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 심각성은 날이 갈수록 더하다고 한다. 이런 것들이 바로 일그러진 한국교회의 실제 모습이 아니겠는가?

고신교회의 정치 1번 가

고신의 모습은 어떤가? 고신교회의 정치 1번가는 학교법인 고려학원을 둘러싼 주변, 곧 송도다. 이곳에서는 이런저런 소문들이 항상 끊이질 않는다. 그 동안 둘로 나누어진 정치 계파들(한 때는 돼지파와 부곡파, 그 후엔 보수파와 개혁파)이 주로 복음병원을 둘러싸고 치열하게 갈등했다. 그곳엔 돈과 연줄에 관련된 이권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관선이사의 파견이라는 엄청난 수치를 당하기도 했다.

그런 수치 후엔 파당정치, 보스정치가 마감된 줄로만 알았는데 고려학원을 중심한 정치형태는 도덕성의 충돌 곧 현실파와 윤리파의 충돌이라는 이상한 형태로 새롭게 전개되고 있는 것 같다. 지금은 아무런 원칙도 기준도 없는 것 같은 수준 낮은 정치가 도래한 것 같다고 말하기도 한다. 옛날에는 고려학원이사회가 열리기 전에 항상 계파별 사전 모임을 가졌었다. 이런 행태가 다시 나타나고 있다.

특히 경남노회와 마산노회가 이번 총회에 올리는 건의안들 중에 학교법인 이사장의 노동조합 동조에 대한 대책마련, 학교법인 이사 감사 임기 및 총회 소환에 관한 청원”(이상 경남노회), “학교법인 이사장의 자격 시비에 관한 질의, 학교법인 이사장의 노동조합 주장에 동조한 일련의 행위에 대한 질의”(이상 마산노회) 등이 있다. 이런 건의안들을 보면 윤리성이 부재한 새로운 보수파의 등장을 알리는 나팔소리처럼 느껴진다.

종교개혁 시대의 신앙고백은 우리의 삶이 되어야 한다

종교개혁은 로마 카톨릭의 영적 타락과 도덕적 부패 등에서 시작되었다. 지금은 한국개신교가 그 때 그들과 동일한 패턴을 따라 타락하고 있다. 요즘 한국교회 안에서는 일반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사악한 일들이 다 일어나고 있다. 종교개혁 500년 만에 다시 그 어두운 시대로 회귀한 것이다. 고신은 다른가? 고신 사람들은 애써 그래도 고신은 아직이라며 자위한다.

그러나 과연 무엇이 다른가? 고신의 정체성이 무엇인가? “개혁된 신학과 개혁적인 삶이 동시에 존재하는 곳은 어디인가? 총회인가? 학교인가? 병원인가? 지금 복음병원의 의사들이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로 줄줄이 검찰에 소환되고 있다는 사실이 보도되었다. 지난 3일에는 검찰에서 44명의 수사관들을 투입해서 복음병원을 압수수색했다 한다.

이게 또 무슨 난리인가? 복음병원에서 일어난 일이 단순히 의사 개인들의 리베이트 수수 정도가 아니었던 것 같다. 검찰수사의 칼끝이 대관절 어디까지 미칠 것인가? 검찰수사로 그 동안의 불투명했던 재정문제들이 모조리 밝혀지면 과연 어떤 사태에까지 이르게 될 지 짐작이 안 된다.

이 리베이트의 뿌리는 과연 어디까지 뻗혀 있는가? 이사회가 합법적인 절차를 밟아 처리했다는 전 행정처장의 문제가 여전히 시끄러운데, 리베이트 문제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일까? 작년에 전 이사장과 일부 이사들이 임기만료 전에 이사장을 세우려고 야단을 했던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이었을까? 복음병원은 교회가 아니고 병원이니 이런 문제는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가?

신앙과 생활의 순결이라는 고신 초기의 모토를 회복해야 한다. 나아가 시대의 부름에 응답하고, 교회개혁을 실현하는 토대를 마련하는 총회가 되어야 한다. 이대로 가면 고신은 없다는 말이 곧 나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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