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남편 돌보는 병약한 아내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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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순자 할머니는 욕창이 생기지 않도록 수시로 할아버지를 살핀다. 기저귀 착용을 싫어하는 할아버지 때문에 이불 빨래도 자주 하고, 밥과 반찬은 일일이 곱게 갈아 준비한다. 그렇게 신경을 써도 할아버지는 종종 소리를 지르며 방 안을 어지럽힌다. | ||
치매 남편 돌보는 할머니
경기도 화성시의 한 낡은 주택, 안방 문을 여니 더운 공기와 지독한 악취가 한꺼번에 밀려온다. 장롱이 창문을 가려 한 낮에도 어두컴컴한 이 방의 주인은 윤오봉(71) 할아버지와 김순자(65) 할머니다.
아침부터 방안에선 씻겨주겠다는 아내와 안 씻겠다는 남편의 실랑이가 한창이다. 결국 억지로 방문 앞까지 남편을 데려온 아내는 물통에 받아놓은 물로 남편을 씻겨주는데, 그런 아내의 마음도 몰라주고 남편은 몸부림치며 아내를 꼬집기 시작한다. 결국 한참을 그렇게 씨름하던 두 사람은 둘 다 물에 흠뻑 젖어 누가 누굴 씻긴 건지 알 수 없게 돼버렸다.
6년 전 뇌경색을 진단 받고 치매가 찾아오는 바람에 윤오봉 할아버지는 아기처럼 변해버렸다. 7년 동안 암에 걸린 아들 간병에 매달리다 이제 겨우 쉬게 됐는데 남편이 치매에 걸리면서 김순자 할머니는 또 다시 지긋지긋한 간병을 하게 됐다. 할머니 본인도 일흔을 앞둔 나이에 오랜 간병으로 고혈압과 심한 관절염이 있어 성치 않은 몸이지만 남편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오늘도 최선을 다한다.
암 투병 하던 아들 먼저 떠나
10년 전, 부부는 가슴에 소중한
자식을 묻었다. 골육종으로 7년을 투병하던 둘째 아들이 먼저 세상을 떠난 것이다. 이 세상에서 겨우 30여 년밖에 살다 가지 못한
아들이 불쌍하기만 했다. 아들의 오랜 투병으로 부부는 재산과 건강 모두 잃었다.
첫째 아들 역시 부모를 부양할 수 있는 능력이 되지 않아 부부가 의지할 곳은 없다. 현재 살고 있는 집의 월세도 겨우 내고 있는 형편이다. 노부부가 살아가기에 주거환경이 매우 열악하지만 이사를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집 안은 환기가 되지 않아 여름엔 뜨거운 열기로 가득차고, 방 안에 둔 환자용 변기 때문에 악취가 심하다. 방도 작아서 욕창 매트를 놓을 공간도 없을 뿐 아니라 통행이 불편할 만큼 방 입구도 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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