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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이동을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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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림 박권제
등록일
2013-10-13 10:37:30
조회수
3087

<가치이동을 생각하며>

지난 주 장가계 여행 때 보봉호를 내려오니 중국소녀가 천원짜리 지폐를 만원짜리로 바꿔 달란다.
아내가 바꾸려니 천원 한장을 다른 손에 쥐며 '이거 나 줘'라며 미소 짓는다. 그 미소가 귀엽다....
아내 웃으며 '천원 해요'라는 모습을 보며 몇년전 내가 쓴 글이 생각나서 찾아 보았다.

<가치의 이동>

길을 가다보면 걸인을 만날 때가 있다. 나는 그 때마다 적은 돈이라도 줄려고 노력한다. 가치의 이동이라는 내 나름대로의 철학 때문이다.

즉 걸인에게 주는 천원 정도는 나의 입장에서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적은 돈이다.
어떤 경우에는 잔돈 천원이 없어서 곤란을 겪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러나 걸인에게 천원은 그를 기분 좋게 할 수 있는 가치가 있다. 동전만 모이는 구걸 통에 지폐는 매우 반가운 선심이라고 생각한다. 같은 돈이지만 내가 느끼는 가치와 걸인이 느끼는 가치가 다르다.

같은 재화를 더 소중하게 쓰인다면 더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에게 주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런 생각을 실천하는 것이 "가치의 이동"이다. 돈의 가치는 사용하는 사람과 환경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영국의 경제학자 아서 피구의 "후생경제학"에도 "같은 재화라도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차이가 난다"는 논리가 있다. 우리가 가지고있는 적은 돈이 상대에게 전달되면 큰 위기를 구할 수도 있다.

남을 돕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천주교 신자인 어느 교수의 고백을 들은 적이 있다. 그가 고해 성사를 할 때 신부님께서 "지금 가지고 있는 돈으로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라"는 권고를 하였다. 그 말을 듣고 그는 성당에 오가며 보았던 육교 위의 걸인을 생각했다.

그래서 갖고있던 현금 3만원을 그 걸인에게 주리라 맘먹고 매일 다니던 육교로 가니 마침 그 자리에 걸인이 없었다. 다른 육교에 있는가 하여 찾아갔지만 그곳에도 걸인은 없었다. 그래서 아쉬운 마음으로 돌아서는데 멀찍이 걸인이 보였다. 무척 반가웠단다. 그는 걸인도 만나려면 어렵고, 만날 때 반가울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했다. 또한 돈을 나눠주는 일이 남에게 얻기보다 더 힘든 일임을 알았단다.

남을 도울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놓치지 말자. 앞으로 우리 교회도 사랑 나눔 운동을 계획하고 있다. 목사님의 설교에 "남을 부요(富饒)하게 하기 위해 자신은 가난해 져야 한다"는 말씀이 있었다.

지금 사회의 양극화 문제가 심각하다. 특히 빈부격차의 양극화가 심하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가진 자의 각성으로 시작되어야 한다. 교회도 양극화되어 있다. 농촌 교회도 어렵지만 도시의 개척 교회도 심각한 어려움을 당하고 있다. 그런데 대형 교회들은 매년 많은 경상예산 잉여금을 이월하고 있다.

교회 헌금은 하나님의 사랑을 나누기 위한 축복이다. 따라서 남은 돈은 어려움 당하는 교회와 이웃에 나눠야할 몫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가치의 이동"이 나눔의 출발이다.
남은 돈을 어려움 당하는 이웃에 나눌 때 교회는 더 큰 축복을 받고 이 사회는 더욱 풍요해 지리라 확신한다.

<2006. 3. 창원 한빛교회 선교지 게재>
작성일:2013-10-13 10:37:30 175.215.19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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