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이곳 칼빈 신학대학원에서 오랫동안 공부를 해왔던 이성호 목사가 오늘 학위 논문 방어식을 잘 마치고 박사학위를 취득하게 되었다. 이 목사는 경남 남부 노회 소속으로 충무제일교회의 이 경열 목사의 장남으로 서울대 [서양사]를 거쳐 우리 신대원 [50회]을 졸업하였다[1968년생].
이목사의 논문 지도 교수 리차드 멀러(Richard Muller)는 종교개혁과 종교개혁 이후의 개신교 정통주의에 관한 한 독보적인 존재이다. 그동안 학계를 오랫동안 지배해 왔던 바르트주의 자들의 칼빈과 칼빈주의 해석의 허구성을 드러내고 개혁신학의 진정한 모습을 정립시킨 위대한 역사신학 교수라고 할 수 있다. 이 저명한 교수 밑에서 이목사가 우리 교단 최초로 박사학위를 받은 점은 물론이고, 그의 지도 아래 학문적 수련을 오래 쌓은 점이 더욱 돋보인다.
이목사의 학위 논문은 청교도의 대표적인 신학자인 존 오웬의 교회론, 특히 교회의 연합과 분리주의에 관한 것이다. 웨스트민스터 총회 이후 개혁신학자들이 로마 카톨릭 교회와 성공회에 맞서 교회의 하나 됨을 어떻게 이해하고 변증하였는지를 잘 보여 주는 훌륭한 논문이다. 이목사의 논문과 연구 성과가 우리 교단은 물론 한국교회에 큰 도움이 될 것을 확신한다.
학위 논문 방어식을 마친 이후 신학대학원에서는 이목사의 방어식을 축하하기 위하여 만찬도 마련하였다. 신대원장과 방어식에 참석한 모든 교수는 물론 가족 친지, 심지어 이 목사를 도운후원자들도 참석하는 자리였다.
이 만찬은 한국의 폐습과 비교된다. 일반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으려면 스승의 날이나 명절마다 학생들의 부담이 대단하다고 들린다. 그래서 기독교 대학인 우리로서는 학생들이 교수에게 식사대접도 할 수 없다는 '선언'같은 조처로 차별화시킬 필요성마저 느낀다. 그런데 여기는 학교가 만찬을 준비하였다. 이 얼마나 신선한 대조인가! 우리도 이런 문화가 정착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이번에 이목사 이외에도 우리 교단 출신 남호진 목사, 강화구 목사, 김대중 강도사, 그리고 반정란 자매가 석사학위를 함께 받는다. 오도된 성공주의가 판치는 우리 사회이기에 기독교 언론마저 개인의 성공담이 실리는 것은 반기독교적이라 할 만하다.주님 앞에서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진솔하게 사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 하지만 이 글은 이들의 세상적 성공담일 수 없다. 졸업은 또 하나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그저 이런 실력있는 변혁의 새 역군들이 나왔다는 반가운 소식에다, 또 이들의 청빙도 바로 이어져 주님의 나라가 더욱 확장되기를 바라는 스승의 마음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