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 명칭만 알아도 이단에 빠지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제대로 된 이단의 명칭을 몰라서, 자신이 빠진 곳이 이단인지 알지 못하고 당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성도들은 몰라서 당하고, 목회자도 몰라서 대처를 못한다. 필자가 만난 목회자 중에는, 물론 15년도 더 지난 일이지만, 신천지측의 추수꾼 포교가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이만희(신천지의 교주) 그 여자, 참 극성이네”라고 말한 분도 계시다. 이제 거의 모든 사람들이 알지만, 이만희는 여자가 아니라 남자다. 아내가 안상홍 증인회(현 하나님의교회)에 빠진 피해자가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교회를 찾아갔다. 고민을 상담했더니 목사님이 대답했다. “안상홍이 누구요?”
교회의 리더들이 이단의 이름조차 모르는 상황에서 이단대처는 할 수가 없다. 이단문제 전문지 현대종교가 예장통합, 합동, 백석, 고신, 합신, 대신, 기성, 기감, 기침, 기하성, 기장 등 11개 교단에 속한 교회의 고등학생 62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고등학생은 빠르면 1년, 늦어도 3년 안에 대학생이 된다. 대학생은 이단들의 주요 포교 타깃이 된다는 점에서 고등학생들의 이단에 대한 인식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단은 단체의 이름만 알아도 기본적인 대처를 할 수 있다. 이름을 기억하면 이단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등학생들의 경우, 이단단체의 이름을 잘 파악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이단의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신천지, 하나님의교회가 이단이라는 것을 아는 학생들은 각각 47.9%(301명), 33.5%(211명)에 불과했다. 한국교회에 큰 피해를 주는 대표적인 두 이단단체를 두세 명 중에 한 명만 알고 있는 것이다. 비교적 많이 알고 있는 단체로는 통일교가 38.5%(242명), 여호와의 증인이 35.3%(222명), 몰몬교가 21.1%(133명), JMS와 구원파가 각각 18.0%(113명), 17.8%(112명)로 나타났다. 그 외에 다락방 15.7%(99명), 천부교12.7%(80명), 만민중앙교회 10.8%(68명), 예수중심교회 8.7%(55명), 성락교회 8.3%(52명), 평강제일교회 7.6%(48명)만이 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흔히 불리는 이단단체의 이름이 아닌 공식명칭을 알고 있는지에 대한 조사결과는 더욱 심각했다. JMS는 18.0%(113명)가 안다고 했지만 공식명칭인 기독교복음선교회는 5.2%(33명)만이 알고 있다고 답했다. 같은 단체임에도 불구하고 공식명칭은 잘 알지 못했다. 몰몬교라는 단체 명은 21.1%(133명)가 알고 있다고 답했지만, 몰몬교가 현재 사용하는 예수그리스도후기성도교
회를 안다고 답한 학생은 12.2%(77명)에 불과했다. 통일교도 마찬가지다. 38.5%(242명)가 통일교를 알고 있다고 답했으나, 현재 공식명칭인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은 16.7%(105명)만이 알고 있었다. 또 구원파가 이단이라고 17.8%(112명)가 알고 있었다. 그러나 구원파에서 사용하는 교단 공식명칭인 대한예수교침례회와 기독교복음침례회를 아는 학생은 각각 7.3%(46명), 6.4%(40명), 선교회 공식명칭인 기쁜소식선교회, 생명의말씀선교회는 각각 9.2%(58명), 7.2%(45명)만이 아는 데 그쳤다.”(김정수, 현대종교 2014년 3월호, 9~10pp).
구원파가 이단이라는 걸 아는 성도들은 많다. 그러나 ‘구원파’란 명칭은 정통교회가 붙여준 이름이다. 현장에서 스스로 ‘구원파’라며 활동하는 이단은 단 한곳도 없다. 그래서 구원파의 정식 교단 명칭과 대표자까지 알면 좋다. 구원파측 교단 명칭은 ‘기독교복음침례회’(소위 권신찬·유병언측), ‘대한예수교침례회’(박옥수·이요한측이 공통적으로 사용)를 사용한다. 반면 정통 침례교단은 ‘기독교한국침례회’, ‘성서침례회’가 있다. 성폭행범 정명석 교주를 따르는 소위 JMS의 경우 ‘기독교복음선교회’를 공식 기관 명칭으로 사용한다. 교단 명칭은 ‘예수교대한감리회’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정통 교단 중에도 예수교대한감리회가 있긴 하다). 건전한 감리교는 기독교한국감리회가 대표적이다. 이단들도 명칭만으로는는 건전한 기독교인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단들이 사용하는 교단 명과 건강한 정통교단의 명칭을 정확히 알고 있는 게 중요하다.
한국에는 어떤 이단·사이비·문제단체들이 있을까? 이단·사이비·문제단체들에 대한 규정은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합동, 고신, 합신, 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기독교한국침례회(기침) 등 한국교회 주요 교단의 공식 결정을 기준으로 했다. 1915년부터 2018년까지 이단 등으로 규정한 단체의 숫자는 86개에 달한다(이단·사이비·문제단체 총 목록 참고). 이단 또는 참여금지 단체 등으로 규정됐지만 해제된 경우, 교리적 문제가 아니라 ‘이단옹호’라는 행위에 대한 규정인 경우 등은 목록에서 제외했다. 목록의 내용은 현대종교와 교회와신앙에서 발표한 목록을 참고했다. 두 언론사의 경우 규정 단체명을 가나다 순으로 정렬했다. 반면 필자는 특정 단체의 최초 규정 연도와 규정 교단을 배열 기준으로 삼았다. 찾는 데는 가나다 순으로 배열한 두 언론사가 필자의 배열보다 찾기 쉽고 편하다. 그러나 연도순으로 보는 또다른 의미가 있다. 1915년부터 이단 및 문제단체를 규정해 온 그 시대의 신앙의 선배들이 어떤 단체 때문에 무슨 고민을 해왔는지 시대상을 그려볼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를 통해 이단사역을 하고자 하는 다음 세대가 또다른 차원의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목록표 다운로드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