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통기연, 북핵위기 성경적으로 해결해야

지난 23일 평화통일을위한기독인연대(이하 평통기연)는 숙명여대 앞에 위치한 카페 효리에서 윤은주 박사(평통기연 사무총장)의 사회로 한국교회북한 5차 핵실험을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주제로 긴급 좌담회를 개최했다.

▲ 평통기연, 긴급좌담회 현장

박종화 목사(평통기연 상임공동대표)는 환영사를 통해 북한은 우리와 같이 살아야 할 미래의 백성이라며, “북한 백성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인도적 지원은 해줘야 한다.”고 밝혔다연이어 김준형 교수(한동대학교 국제정치학과)가 주제 발표를 시작했다김 교수의 발표문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좌로 부터 윤은주 사무총장, 이승렬 목사, 이수봉 목사, 김준형 교수, 배기찬 대표, 이만열 장로

 

  한국교회북한 5차 핵실험을 어떻게 볼 것인가?

김준형 교수(한동대국제관계학)

 

1. 북핵 개발에 대한 역사과정 이해  

북핵 위기는 멀리 1990년대부터 시작되었습니다북한은 냉전종식의 국제체제 전환기에 미국과 국교를 수교하지 못한 채 핵개발을 시작한 것입니다. 1991년 미군이 전술핵무기를 철수시키고 남북이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채택하면서 일단락되는 것 같았습니다그러나 북한이 IAEA 특별사찰을 거부하고 NPT를 탈퇴하고 영변 핵원자로를 가동시키자 미국은 전쟁불사의 태도를 보였습니다카터 전 미대통령이 긴급 방북했고 1993년 북미고위급 회담을 거쳐 1994년 10월 제네바 합의가 체결되었습니다그러나 11월 미국의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한 이후 제네바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지 못했습니다이후 1998년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우라늄 농축프로그램 개발 의혹이 불거지면서 북미관계는 악화일로에 접어들었습니다.

2002년 북미 간 우라늄 농축문제로 인한 공방으로 제네바합의가 공식 파기되었습니다북한은 합의위반이라고 주장했지만 중유공급이 중단되고 경수로 건설도 중단되었습니다북한은 이에 대한 반발로 영변 핵시설 동결을 해제하고 IAEA요원을 추방하며 NPT탈퇴를 재차 선언했습니다이에 미국이 양자협상을 거부하면서 중국이 나서서 6자회담을 추진했습니다북한은 미국의 적대시 정책을 중단하고 불가침조약을 통해 체제를 보장하라고 요구했습니다이에 대해 미국은 리비아 모델을 제시하며 북한에 대해 선비핵화를 전제로 체제보장 및 경제지원을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2005년 2월 북한은 외무성 성명을 통해 미국의 위협에 대한 자위적 조치라는 주장과 함께 핵무기제조와 보유현황을 최초로 선언했습니다중국과 노무현 정부 중재로 6자회담이 재개되었고 9.19공동성명을 극적으로 채택하게 됩니다그러나 미국내 강경파들이 북의 핵능력에 비해 지나치게 양보한 합의라며 반발, BDA국면이 전개됩니다북한에 대한 선핵폐기론과 북한의 반발이 연쇄적으로 재현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1994년 10월 북미 간 제네바 합의와 2005년 6자회담에서 도출된 9.19공동성명이 이행되지 않은 끝에 2006년 10월 북한은 1차 핵실험을 단행했습니다.

 

당시 부시 정부는 9.11이후 악의 축으로 규정하던 대북정책을 접고 대북 접촉에 나섰습니다. 2007년 9.19공동성명을 이행 할 실행협약이라고 할 수 있는 2.13합의를 도출했고 남북정상회담에서는 정상선언 4항에 정전체제 종식과 평화체제 수립에 관한 내용이 반영되었습니다. (“남과 북은 현 정전체제를 종식시키고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직접 관련된 3자 또는 4자 정상들이 한반도지역에서 만나 종전을 선언하는 문제를 추진하기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하였다.”) 그렇지만 교환의 등가성시점순서에 있어 합의가 쉽지 않았고 2008년 12월 시료채취와 검증의정서 채택문제로 협상이 결렬되었습니다. 2009년 5월 북한이 2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면서 6자회담이 장기 교착상태에 빠졌습니다.

2. 북핵 위기에 대한 대응책 평가

미국의 전략적 인내 정책은 북한이 핵개발을 지속해서 소형화다종화경량화정밀화를 거쳐 실전배치 하려는 시도를 무력화하지 못했지만 다른 한편으로 중국을 타깃으로 하는 대중견제 정책을 정당화시킨 측면이 있습니다따라서 미국이 북한과 협상을 통해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것과 대아시아전략을 병행 추진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어 보입니다.

사드배치 결정은 한미동맹이 대북억지동맹에서 지역동맹체제인 아시아 MD체제구축으로 성격이 전환됨을 뜻합니다한일위안부합의오바마의 히로시마방문한반도 사드배치 결정 등으로 미일동맹 완성 및 한미일 삼각군사협력기반이 완성되고 있는 것입니다특히 미국은 한미정치일정을 고려하여 차기 정권 출범 전 비가역성 확보를 위해 서두른 면이 없지 않아 보입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제 일변도의 정책은 한반도 주변에 오히려 안보위기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5차 핵실험 이후 불거진 제재강화론핵무장론선제공격론 등은 공통적으로 분단구조 확대재생산을 꾀하는 것입니다동북아 지역 군비경쟁을 가속화함으로써 얻는 미국의 이익과 한국 보수세력의 안보포퓰리즘의 이해가 맞물려 있기도 합니다.

3.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대안과 한국교회의 역할

한국이 동북아 지역에서 이익을 관철시키는 방법은 근거 없는 북한붕괴론을 내세워 대화를 거부하고 친미편승을 통한 대북제재에 올인하는 전략보다 남북관계의 진전을 통해 미중의 패권적 관할체제를 거부함으로써 외교적인 지렛대를 조금이라도 높이는 것입니다현재와 같은 대미편승외교로는 우리가 한반도와 동북아에서 이해상관자(stakeholer)역할을 전혀 할 수 없고 미중의 이익에 종속되거나 양쪽으로부터 효용성을 상실함으로써 소외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북한의 핵능력이 고도화됨에도 불구하고 한미일의 인식은 여전히 북한의 핵능력을 인정하지 않고 선 핵폐기론을 전제로 경제지원이나 체제를 보장하겠다고 합니다이 같은 말뿐인 약속만으로 핵 포기 압박을 지속하는 전략은 낡고 실패한 전략입니다. 4차 핵실험 이후 채택한 사상최강의 유엔제재 2270로도 5차 핵실험을 막지 못했습니다.

북한의 핵보유로 말미암은 Stability Instability Paradox(핵보유로 말미암아 핵전쟁 가능성은 줄어드는 반면에 재래식 충돌의 가능성이 높아지는 역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대북협상이 유일한 대안입니다이러한 어려운 상황은 역설적이게도 평화에 대한 더욱 절박한 요구를 하게 합니다한국판 평화체제안을 마련하고 대화국면을 주도할 필요성이 커졌습니다교환의 등가성을 잃어버린 비핵화-평화체제라는 목표를 당장 추구하는 대신 핵동결-한미군사훈련 중단 혹은 축소를 입구로 비핵화-평화체제를 출구로 이해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핵동결 입구론비핵화 출구론)

안보를 강화하더라도 평화를 위한 노력이 선행되거나 병행되지 않으면 불행한 미래가 닥쳐 올 것입니다대북 강경책으로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국내 보수층이 결집될지는 몰라도 우리 나라 전체 국익에는 독이 될 뿐입니다.

기독교는 겸손과 자기오류에 대한 끊임없는 성찰의 종교로서 온건함과 경건함을 추구해야 합니다명분을 위해 사람을 죽이기보다 사람을 살리기 위해 명분을 과감히 버려야 합니다하나님의 의의를 구한다는 것은 강대 강 대결로 치닫는 과격함에 있지 않고 화해와 공존평화에 있습니다악에 대한 심판만을 내세우는 기독교 근본주의는 소리만 요란한 꽹가리와 같아서 하나님의 사랑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배기찬 대표 (통일코리아협동조합)는 논찬을 통해북한 체제를 변화시키는 유일한 방법은 지속적인 만남교류라고 본다며우리가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이수봉 목사(기독교북한선교회 사무총장)는 평화통일이 대안이라며그걸 위해서는 공동평화기반이 필요한데 대표적인 사례가 개성공단이라고 밝혔다이승렬 목사(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사회봉사부 총무)는 한국교회는 신 냉전 속에서 반평화적 군비증강 정책을 지양해야 한다며핵무기나 전술핵 배치를 주장하면 안된다.”고 주장했다이만열 장로(전 국사편찬위원장평통기연 상임고문)는 총평을 통해, “난 그동안 어딜 가든지 개성공단 같은 걸 10개 정도 만들면 남북관계정치적 상황의 변화 여부와 상관없이 남북교류평화가 지속될 수 있을 거라고 강조해왔다.”, “남북이 내적인 교류 늘릴 때 외부의 간섭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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