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2일, 누군가가 이런 문자를 보내왔습니다. “목사님 민주당 비례대표가 발의한 법안인데 여기에 전재수 의원도 들어있어요. 목사님 한번 봐 주세요!” ‘건학연 (건강과 가정을 위한 학부모연대)’이라는 단체가 국회에 발의되는 법안을 살피는 가운데 수상하게 여겨지는 한 법안에 대하여 검토를 요청한 것이었습니다. 이름 하여 ‘한 부모 가족 지원법’이라는 것이 제안되었는데 그냥 두고 볼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전통적인 부모와 자녀로 이루어진 가정이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가족, 그 중에서도 동성애자들 가족에 대한 특별 지원법으로 제안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받고 있었습니다.
충분히 그럴 수 있어 보였습니다. 그래서 전재수 의원에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이런 문자가 계속 들어옵니다! (일반 사람들은) 동성애가 종국적으로 (가정을 세우기보다는) 가정 파괴로 나아갈 것을 염려하고 있습니다. 심각하게 고려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랬더니 곧 전의원이 답장을 보내왔습니다. “아...목사님...이 법안은 저희 상임위에 있는 박경미 의원이 부탁을 해서 해 준 것인데...동성애와는 전혀 상관없는 것으로 들었습니다...법안은 직접 보지 못했구요...의원들끼리 보통 공동 발의해 달라하면 해주는 관행이 있어서 그렇게 했습니다...한번 확인해보겠습니다...심려를 끼쳐 죄송합니다...목사님...꾸벅^^^”
그리고 이틀이 지났습니다. 주일 오후 우리가 수양회의 자리로 옮겨간 다음에 전의원으로부터 이런 문자가 도착하였습니다. 2016년 8월 14일 오후 6:54분이었습니다. “목사님...전재수입니다...오늘 65주년 임에도 불구하고 예배참석을 하지 못해 죄송합니다...그러나 마음으로는 정말 정말 축하드립니다... 예수님의 삶을 손톱만큼이라도 따라 배울 수 있는 정치인이 되겠습니다...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평강하시길 기도드립니다...전재수 올립니다♡♡” 예배에 참여하지 못한 마음을 가득 담은 문자였습니다. 앞서 언급한 ‘한 부모 가족 지원법’에 관한 이야기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나흘 뒤인 18일 전재수 의원이 다시 이렇게 문자를 보내왔습니다. “목사님...박경미 의원이 제게 보내온 카톡입니다.” 그 사이에 그 법안을 발의한 의원에게 이야기를 했던 모양이었습니다. “전재수 의원님, ‘한 부모 가족지원법’ 개정안 공동발의에 동참해주셔서 다시금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그로 인해 민원에 시달리게 되셔서 본의 아니게 불편을 끼쳐드린 것 같아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이 법안은 액면 그대로 한부모 가족이 차별받지 않도록 예방 교육을 하자는 취지로, 기독교계에서 제기하는 ‘동성애 조장’의 뜻은 전혀 담겨있지도 않고 그런 생각도 본래 없기 때문에 당혹스럽습니다. 하지만 국민 일부가 강하게 반발한다면 그 또한 어느 정도 수렴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하여, 오해를 불러온 “다양한 가족형태"라는 표현을 여가위 법안소위에서 삭제하려 합니다. 각 의원실에서 잘 대처해주시면서 너그럽게 이해해주신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박경미 올림” 그리고 이 말을 덧붙였습니다. “여가위...여성가족위원회입니다...목사님...본의 아닌 일로 염려 드려 죄송합니다.” 조금 미안해졌습니다. 그런 마음이 없었다는데...